[철도의 날 특집 인터뷰]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철도안전연구센터 이찬우 센터장
[철도의 날 특집 인터뷰]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철도안전연구센터 이찬우 센터장
  • 신용승 기자
  • 승인 2023.06.2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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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이상 노후화 된 철도차량 전체 53%, 2024년부터 장비 현대화 추진”
“열차사고 절반은 인적오류… 과학적 평가·검사 통한 종사자 효율성·안전성 확보”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철도안전연구센터 이찬우 센터장이 본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대한민국 철도안전의 현 주소와 노후 시설물 관리 계획을 밝혔다.

[국토일보 기자 신용승] 철도운행 129년이 지난 2023년, 현재의 대한민국 철도기술은 해외의 선진기술을 넘어서 기술자립을 달성했고 그 중심에는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이 있다.

세상을 바꾸는 미래교통기술을 위해 동분서주 노력하는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철도안전연구센터 이찬우 센터장을 만나 대한민국 철도안전의 현 주소와 노후 시설물 관리 계획을 들어본다.

-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철도안전연구센터 주요 기능 및 역할은.

▲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소속 정부출연연구기관으로 1996년에 설립됐다.

철도연의 역할은 철도, 대중교통, 물류 등 공공교통 분야의 연구개발과 성과확산으로 국가 및 산업발전에 기여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철도는 1899년 경인선 개통을 시작으로 어느새 120여 년이 넘는 긴 역사를 갖고 있지만 현대적 의미의 철도기술은 철도연이 설립된 이후에 획기적으로 발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74년 서울지하철 개통, 2004년 고속철도 KTX 개통 등 국내 철도가 새롭게 시작할 때 그 시작을 모두 해외 기술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철도연과 함께 선진기술을 빠르게 따라잡으며 도시철도, 고속철도 모두 기술자립을 달성했고 현재는 철도기술 선진국 수준에 이르렀다.

철도안전연구센터는 시스템안전, 철도중대사고, 기술기준·표준 등 총 3개의 연구실로 구성돼 있다. 시스템안전 연구실은 국가가 관리하고 있는 안전관리 체계를 기반으로 안전에 영향을 주는 여러 요인들을, 중대사고 연구실은 철도중대사고에 가장 중요한 탈선, 충돌, 화재 등을, 기술기준·표준 연구실은 철도 차량 개발 시 진행하는 형식 시험의 각종 기술기준이나 요구사항들을 연구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철도연은 철도, 대중교통, 물류 분야 기술과 정책의 공급자이자 플랫폼으로서 정부 정책과 기술을 지원하고 철도산업계, 철도운영, 그리고 철도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모든 사람이 행복하고 편리한 기술개발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 철도안전을 위한 유지 관리 중점 계획은.

▲ 대한민국은 안전한 철도를 만들고자 꾸준히 노력했으며 철도안전법을 제정해 안전관리를 체계화하고 안전수준을 높이는 등 세계에서 가장 단기간 내 안전성을 개선한 국가이다.

철도안전법이 최초 시행된 2005년 기준 열차 운행 1억 km당 철도 주요 사고 건수는 23.7건, 사망자 수는 140.1명이었지만 2020년도에는 사고 건수가 4.7건, 사망자는 8.2명으로 크게 감소했다. 사망자 수만 보면 무려 94%가 감축된 것이다.

하지만 철도 사고는 예고가 없기 때문에 항상 안전에 주의해야 하며 철도 차량, 시설물, 안전설비 노후화에 대비한 대책 마련도 시급하다.

이러한 목표 달성을 위해 추진하는 정책수단으로 4차 산업 혁명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안전관리체계’가 있다.

2017년부터 차량관리, 시설관리, 인적관리, 위험관리, 운행관리, 보안관리 등 총 6개의 분야로 정책과제를 수립해 추진하고 있다.

우선 차량관리의 목표는 차량 고장으로 인한 운행 장애를 2027년까지 2016년의 절반 수준인 56건으로 줄이는 것이다. 세부적으로 사물인터넷·센서를 활용해 차량부품의 고장을 실시간으로 검지하고 수리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차량·부품 단위로 고장 이력을 데이터로 기록 및 관리하고 분석해 최적화된 점검과 교체 주기, 방법을 결정해 제품의 성능개선에 활용하는 철도차량 이력관리시스템을 구축하고 이해당사자인 철도운영자, 차량제작자, 차량정비자, 부품공급자와의 상호 정보 제공을 통한 고장 이력관리와 도중 고장을 최소화 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이 밖에도 3D 프린팅을 이용한 단종 및 긴급 보수품 제조, 로봇 제어설비를 활용한 위험물 또는 중량 업무 수행 등을 영위하는 스마트 팩토리 운영체계를 구축 중이며 주 변환장치, 견인 전동기 등 핵심전장품을 제작 및 도입 단계부터 RAMS, SIL4에 따라 데이터 기반으로 관리하는 철도차량 고안전 제어 플랫폼 운영도 마련할 계획이다.

시설관리 분야의 경우 IoT센서·드론 등으로부터 수집된 빅 데이터를 활용해 시설물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파악한 후 첨단 장비를 통해 유지보수를 시행하고 예방적인 시설관리를 구현한다. 이 분야의 계량적인 목표는 시설고장으로 인한 운행 장애를 2016년 대비 2027년까지 절반 수준인 18건 이하로 줄이는 것이다. 이를 위해 시설 유지보수·개량 이력 및 점검결과 등의 정보를 관리하고 이에 기반한 시설 유지보수 계획 수립 등 관련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인력 위주로 시행하던 선로보수 작업을 대체하기 위해 소형다짐장비 등 최신 유지보수장비를 도입하고 20년 이상 노후 장비도 현대화하는 계획를 올해부터 수립해 2024년부터 시설 노후장비 현대화를 추진할 예정이다.

또 기존 검측차량의 성능을 개선한 영업 열차 차상검측시스템, IoT센서 등 첨단장비를 추가로 도입해 시설물의 상태정보 수집을 실시간으로 획득할 것이다. 철도공간정보체계 및 철도무선통신망도 확대 구축해 시설관리의 효율성과 안전성을 높이고 시설물 위치정보 시각화, 영상통화 등 보다 다양한 철도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인적관리 분야는 무선통신제어를 이용한 원격제어 입환시스템,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등을 적용한 무인열차, 고속철도 환경을 반영한 신형적성검사 도입 등 4차 산업 기술을 활용한 사고예방 기술을 개발 및 보급한다. 이를 통해 열차 사고의 50%를 차지하는 인적오류를 저감하고 과학적 평가와 검사를 통해 종사자의 업무 효율성과 안전성을 확보해 나간다. 이 분야의 목표는 인적오류로 인한 철도 중대 사고를 2016년 대비 2027년까지 연평균 3건 이하로 줄이는 것이다.

먼저 빅 데이터 기반 인적과실 분석, 인체신호 모니터링 등을 통해 기관사 이상상태, 잘못된 습관 등을 감지해 사전에 관리하며 Virtual Reality와 Augmented Reality 등 체험형 교육인프라를 개발·보완하고 훈련을 강화해 철도종사자의 비상대응역량과 협업능력 강화할 계획이다. 철도 종사자의 업무수행 및 안전관리 능력의 과학적 평가와 검사를 할 수 있는 자격능력 관리시스템도 구축하고 있으며 철도기술의 발전에 따른 최신 기술분야 전문가 및 다기능보유인력 확보를 위해 철도안전 전문가 프로그램을 구축 중이다.

위험관리 분야는 사고 사례나 유지관리 정보 등에 대한 빅 데이터를 분석해 실시간으로 사고위험을 예측하고 이를 예방하기 위한 최적 솔루션을 제공하는 등 가장 효과적인 의사결정 지원체계를 마련하는 것을 지향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차량·부품의 제작-유지보수-개량·폐기 등 全 생애 주기 데이터를 활용 및 분석해 개량·유지보수의 주기·방법 등을 관리하는 철도차량 이력관리 정보시스템을 최적화하고자 한다. 이 사업은 철도운영자가 사고·장애·위험사건 등의 원인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위험을 저감할 수 있는 체계 구축을 목표로 국가철도공단이 주관해 구축한 철도시설 이력관리 종합정보시스템 RAFIS를 활용해 철도시설물에 대한 최적 관리가 이뤄지고 있다.

운행관리 분야의 경우 관제에서 사물인터넷, LTE 기반으로 선로·차량·설비 등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감지해 긴급 복구나 경로 변경 등의 의사결정을 지원하고 정보를 공유해 운전자나 작업자 등의 위험을 최소화 한다.

이 분야의 목표는 시설고장으로 인한 작업자 사망자 수를 2027년까지 2016년도 사망자 수 12명의 절반 수준인 6명 이하로 줄이는 것으로 차량·선로·신호장치 등 각 단위 설비에서 관제센터로 고장·이상 징조 등과 관련된 데이터를 전송해 실시간으로 운행을 관리하는 데에 활용하는 시스템 구축이 목표다. 차량·신호·작업에서 생성되는 장치 등의 안전정보를 통합 관리하고 기관사·관제사·작업자가실시간 접근 및 공유가 가능하도록해 수행업무의 안전성을 제고하는 시스템이 구축될 예정이다.

아울러 차세대 열차제어시스템을 활용해 열차가 자동으로 열차 속도를 조정하고 AI 및 시뮬레이션 기법이 도입된 관제를 통해 진행경로 의사 결정을 지원하는 고효율, 고안전의 열차 운영 실현할 계획이다. 사고발생 시 신속하고 체계적인 사고복구 대응을 위한 의사결정 지원 및 비상 시 활용할 수 있는 의사소통 시스템으로 비상안내체계도 마련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보안관리 분야는 지능형 CCTV, 인공지능 등을 활용한 스마트 철도보안체계를 구축해 테러 등의 위험을 사전에 감지하고 적극 대응해 나갈 예정이다.

이 분야의 목표는 철도테러 원천 방지 및 철도보안 사고 제로화이며 지능형 CCTV, 순찰·보안 로봇, 위해물품 자동판독 시스템 등을 통해 스마트 보안검색을 구현한다.

현재 법령 정비, 철도보안 통합정보 플랫폼·모니터링 시스템 구축 등을 통해 스마트 철도보안의 제도적·기술적 기반을 마련했으며 차량기지, 전기·통신·신호시설에 대해 CCTV와 사물센서 등을 활용한 보안설비 기준을 마련하고 관리를 강화해 국가 주요시설물인 철도시스템 관리를 철저히 하고자 한다.

사이버 공격에 대비해 철도전용 통신망(LTE-R)을 암호화하고, 물리적·네트워크적으로 관제를 상용 인터넷 망으로부터 분리해 보호하는 사업도 구성 중이다.

- 노후 철도차량 관리 및 보완 계획은.

▲ 2019년 12월 국토교통부는 제3차 철도안전종합계획(2016~2022)의 수정계획 수립을 고시해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정부가 차량안전관리를 위해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대책은 철도차량 점검·정비 체계화, 노후 철도차량 관리 강화, 철도차량 內 안전설비 개선, 화물차량·특수차량 안전성 향상 등 크게 4가지다.

이를 위해 주요 핵심부품 및 고장빈발부품 관리를 강화해 부품을 선정하고 교체주기를 설정하는 등 부품단위 예방정비체계를 구축했다. 부품 교체주기는 운영사별 운행여건, 고장이력 등의 빅 데이터를 분석해 부품단위 교체주기를 설정하는 신뢰성분석기법이 적용됐다. 운행된 지 20년 이상된 노후화된 철도차량은 2021년 4분기 기준 국내 철도차량 총 비율의 53%인 1만828량 이다. 이 가운데 25년이 넘은 차량 비율은 약 71%에 달해 시급히 교체 하는 것이 바람직한 상태다. 즉 신규 차량 도입 계획을 연차별로 수립해 대형철도사고 위험요인을 제거하고 예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과제다.

부품공급망 구축을 위해 영세부품업체의 육성을 돕고자 적정 대가 지급이 가능하도록 조달방식을 최저가 입찰에서 최적가 입찰 등으로 개선 검토 중이며 단종 부품 수급 방안 마련 및 차량제작사가 일정기간 동안 부품을 의무적으로 공급하도록 제도화했다. 단종된 부품 또는 외자품에 대한 국산화 개발, 다품종 소량생산 부품의 수요증진을 위한 표준모듈 개발 등을 현재 국가 R&D로 추진하고 있다.

철도차량의 선진정비 체계 수립 및 시행을 위해 철도차량 정비 실명제를 도입했고 정비자의 자격을 강화하기도 했다. 낙뢰·폭설·혹한·혹서 대비 출입문·냉난방 장치 등 고장빈발 부품에 대한 성능개선을 운영자 중심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기관별 차량 특성에 따른 예방정비체계 구축과 정보시스템 운영을 차량제작자 및 주요부품 공급자와 함께 실시 중이다.

현재 철도차량의 유지보수 장비 현대화 및 검수시설 보강을 국가와 철도운영자 등이 추진하고 있으며 기관별 차량 특성에 따른 예방정비체계 구축과 정보시스템 운영을 도입해 적용하는 단계다. 한국철도공사는 신규차량 도입 운영에 따른 유지보수 시스템 및 고장코드 무선전송시스템을 확대 설치 중이며 적정 정비 인력 확보, 정비전문성 제고, 안전의식 고취를 위해 주기적 정비기술 교육을 실시토록 정비교육훈련기관을 심사해 선정 및 운영하고 있다.

표준정비율을 확보하기 위해선 교대근무 등 인력효율화를 통해 정비기지에 입고하는 야간시간대에 집중 정비 시 운영기관별표준정비율 확보 방안을 수립해 추진하고 있으며 책임성·전문성 있는 정비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적정인력 확보 및 외주 정비인력에 적정대가가 지급될 수 있는 방안도 강구하고 있다.

또 철도차량 생애주기별 이력관리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차종, 제원, 소유·관리자, 정비·부품교체 이력 및 정비업체·정비사, 검사이력 등을 등재해 상시적 안전감독 및 책임정비를 실현 하고 안내 하고 있다. 신규도입 차량으로 인한 대형철도사고 예방을 위해서는 위험요인 발굴 및 예방대책 수립을 하고 있으며 품질기준 마련을 위해 차륜 등 핵심부품을 철도용품 형식승인 대상으로 지정해 시험 및 인증항목을 국제기준 수준으로 강화활 계획이다.

현장수요 중심의 품질기준 체계 운용을 목표로 철도연 등 전문기관, 부품업체 및 운영사단체 등으로 품질기준 협의체 구성을 검토 중이며 철도차량 형식승인-제작자 승인-완성검사제도 운영제도 시행을 위한 기술기준 관리 및 지속적인 보완과 형식 승인된 철도차량의 사용 등에 대한 사후관리 강화 및 국제 상호인증·중복인증 최소화 등 장기전략 수립을 진행키도 한다.

이 밖에도 점검·정비 시 체크리스트 작성 의무화, 체크리스트에 의한 정비이력 입력·관리를 강화하고 있으며 화차의 특성에 맞게 차륜의 사용연수, 운행거리 및 직경 등 차륜의 점검·정비 이력은 별도 관리하고 있다. 향후에는 모든 차량정비이력시스템에 통합관리할 수 있도록 개선할 것이다.

차량 제작사 MRO시장 진출을 유도하기 위해선 유도차량 제작사가 차량 납품시 일정기간 동안 정비업무를 담당하도록해 차량 정비의 전문성 확보 및 MRO 시장 확대를 정부와 함께 철도운영자 등이 실시 중이다. 대표적으로 지난 4월 발주된 주 에스알의 EMU-320 112량은 차량제작자가 유지보수 서비스까지 감당토록 했고 현재 9호선의 경우 제작자가 차령 정비까지 담당하고 있다. 또 철도차량산업 발전을 위한 ‘철도차량산업육성방안’ 수립해 공포한 바도 있다.

- 철도의 날 기념 메시지는.

▲ 제129회 철도의 날을 맞이해 철도가 국민들로부터 사랑 받는 주요 교통수단이 된 것을 축하한다. 지역과 도시, 국가 물류를 담당하는 철도 교통이 국민들에게 안전하고 편리한 국민 생활 철도가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