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의 날 특집 인터뷰] 한국철도공사 안전총괄본부 홍승표 본부장
[철도의 날 특집 인터뷰] 한국철도공사 안전총괄본부 홍승표 본부장
  • 신용승 기자
  • 승인 2023.06.2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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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안전, 국민행복 실현을 향한 핵심가치입니다”
“전년대비 철도사고·장애 25% 감소 및 중대재해 ZERO 달성목표”
“주기적 감시·유지보수 통한 시설물 결함 조기 발견 중요”
“선제적 예방보수·안전점검 위해 충분한 예산 투자 필수”
“에스컬레이터 이용 시 걷거나 뛰지말고 손잡이 반드시 잡아야”
“세계철도연맹, 한국철도 종합안전지표 1등급 인정”
홍승표 한국철도공사 안전총괄본부 본부장.
홍승표 한국철도공사 안전총괄본부 본부장이 본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한국철도공사가 중대재해 ZERO 달성을 목표로 추진하는 안전 주요 시책을 밝혔다.

[국토일보 신용승 기자] 대중교통의 눈부신 발달로 전국 반나절 생활권이 완성됐고 국토의 균형발전이 이뤄지고 있다. 이 중에서도 가장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한건 바로 철도. 승용차 1/6수준의 탄소 배출량으로 친환경적이며 미래 모빌리티로 각광 받고 있는 대한민국 철도의 안전을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는 한국철도공사 안전총괄본부.

지난해 4건의 사망사고, 14건의 탈선사고에서 환골탈태해 중대재해 ZERO 달성을 목표로하는 한국철도공사 안전 주요 시책을 홍승표 안전총괄본부 본부장에게 들어본다.

- 한국철도공사 안전총괄본부 주요 기능 및 역할은 무엇인가.

▲ 한국철도공사는 대한민국 대표 교통 공기업으로 전국 106개 노선에서 하루 3,300여회의 열차를 안전하게 운행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전국 688개 역사에서 하루에도 약 280만명의 국민들이 열차를 이용하고 있으며 이러한 이용객들의 안전을 지키고 불편함 없는 이용보장이 한국철도공사의 중요한 역할이다.

철도산업은 관제센터를 중심으로 운전, 신호, 급전, 시설, 통신, 차량, 여객 등 다양한 분야가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 특성이 다른 분야간 인터 페이스가 안전관리에 중요한 포인트며 어느 한부분이라도 소홀히 하면 즉시 사고로 이어지기 쉽다는 말이다.

안전총괄본부에서는 분야별로 시행하고 있는 효과적인 안전관리를 위해 컨트롤 타워 기능을 수행하고 있으며 전사 철도안전관리체계를 유지하고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시책을 수립하고 시행하는 역할을 전담 중이다.

- 철도안전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크다.

▲ 철도사고는 특성상 열차의 질량이 크고 탑승객 숫자가 많기 때문에 한 번 발생하면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지게 된다. 또한 고속화 중량화에 비례해 철도사고에 따른 피해의 규모도 점차 대형화되고 있는 추세다.

지난 6월 2일 인도에서는 여객열차와 화물열차가 충돌, 탈선해 사망자 280명, 부상자 900명이 넘는 최악의 철도참사가 일어났고 2월에는 그리스에서 40여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연이어 발생한 열차탈선사고로 철도를 직접 이용하는 국민들이 우려하는 점은 충분히 공감한다.

하지만 철도가 가장 안전한 교통수단이라는 점은 여전하다. 운전자의 과실로 지정된 제한속도를 초과하는 경우 자동적으로 열차를 정지시키는 열차자동정지장치와 같은 운전보안시스템과 운행 중 발생할 수 있는 이상상황이 재해로 연결되는 일이 없도록 모니터링 하는 레일온도검지장치, 지장물검지장치 등 다양한 안전설비를 활용해 대형사고 발생을 미연에 방지하고 있다.

실제로 국내에서는 2014년 신호위반으로 발생한 태백선 열차 충돌 사고 이후 열차 이용 중 사고로 사망한 사례는 없다. 세계철도연맹(UIC)에서도 한국철도의 종합안전지표를 1등급으로 분류하고 있는만큼 한국철도의 정시성과 안전성은 세계적인 수준으로 인정받고 있다.

다만 앞으로 개선해야 될 점이 더 많다는 것도 사실이다. 노후차량 및 시설물교체, 건널목 입체화 및 작업자 안전강화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국민과 철도종사원이 체감할 수 있는 철도안전성을 확보해야 한다.

- 철도안전관리의 시대적 변화 및 여건은.

▲ 129년의 철도역사속에서 철도안전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대표적인 터닝 포인트를 뽑자면 먼저 한국철도공사가 출범한 때인 2005년에 철도안전법이 제정돼 철도차량·철도시설의 안전기준과 철도종사자의 자격제도 등이 제도화 됐고 이듬해부터 철도안전에 대한 종합계획을 수립해 시행했다.

다음으로 2014년 철도안전관리체계 승인제도가 도입돼 철도운영자인 한국철도공사와 철도시설관리자인 국가철도공단은 인력, 시설, 장비, 운영절차와 비상대응계획 등 철도 및 철도시설의 안전관리에 관한 유기적인 체계를 갖춘 후 국가의 승인을 받아 이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한국교통안전공단으로부터 매년 정기 또는 수시 검사를 받고 있다.

최근에는 국가 철도망의 확대, 신규감염병 등 사회적 재난 등장, 기후변화에 따른 자연재해 증가, 고령화로 인한 교통약자 증가 등 안전관리범위가 확대되고 있으며 중대재해법 시행, 철도안전목표 상향, 4차 산업 디지털 중심의 사회전환 등 안전에 대한 요구수준 또한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이러한 환경변화에 따라 철도안전 정책도 열차운행에서 고객·직원의 생명보호를 중심으로 사고 발생에 따른 사후조사에 및 대책수립에서 사전예방 중심의 대책으로 변화하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는 산악지형이 국토면적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터널과 교량이 많으며 겨울철에는 한파와 폭설 여름에는 폭염, 폭우, 태풍이 자주 발생해 프랑스, 독일 등 유럽 국가들과 비교해 볼 때 여러 면에서 철도운행 및 안전관리에 악조건이 있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지리적 환경과 기후에도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안전투자와 기술향상 노력이 뒷받침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 한국철도공사에서 생각하는 안전에 대한 가치는.

▲ 한국철도공사의 미션은 “사람·세상·미래를 잇는 대한민국 철도”다. 안전하고 편리한 철도 서비스 제공으로 국민행복 증진과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고 남북·대륙철도 연결과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해 철도중심의 생활문화를 조성 하는게 주요 내용이다.

공사 안전보건경영방침에서도 “안전은 철도의 핵심가치이자 최우선 목표다”고 강조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우선시하는 부분이 안전이며 철도안전의 가장 중요한 가치는 국민의 생명보호와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여행이다. 철도를 이용하는 고객과 현장에서 땀 흘리는 작업자의 안전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 철도안전 유지 중점 추진 계획은.

▲ 철도사고와 장애는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한다. 크게 분류하면 부품고장, 차륜파손 등 차량요인 신호무시의 인적요인, 레일절손이나 전차선 끊김 등의 시설요인, 그리고 자연재해와 같은 외적요인으로 나눌 수 있고 때로는 이러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한국철도공사에서는 발견된 위험에 대해 즉시 조치를 하고 있으며 사고의 원인을 근본적으로 없애기 위해 다양한 안전대책을 수립해 추진하고 있다.

일례로 지난 1월 전반적인 철도안전 강화를 위해 관계기관과 합동으로 수립한 ‘철도안전 강화대책’을 추진 중이다. 철도현장에서 기본수칙 준수 조기 정착, 안전을 최우선하는 조직관리 시스템으로 탈바꿈, 첨단 유지보수체계 구축, 안전조직 독립성 강화 등이 주 골자다.

추가로 국토교통부, 한국철도공사, 국가철도공단 합동으로 철도안전체계 심층진단 및 개선방안 연구를 7월 말까지 진행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한국철도공사에서는 국민과 직원의 안전확보 및 철도안전의 지속적인 담보를 위해 지금까지와는 다른 5개년의 중장기 종합계획 및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철도안전관련 법령·정부정책 및 현 수준의 안전체계를 분석하고 해외 선진철도의 철도안전 정책방향 등 다양한 참고를 통해 중장기 안전강화 대책을 마련하고 연차별 이행을 수립할 계획이다.

또한 휴먼에러를 예방하기 위해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가나다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가장 안전하게 나부터 안전하게 다같이 안전하게’라는 슬로건의 앞글자를 딴 안전문화운동으로 기본으로 돌아가 자신과 동료의 생명을 지키고 안전한 열차운행을 확립하기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하는 핵심 과제를 분야별로 선정해 체화(體化)될 때까지 이행력 확보한다는 내용이다. 이를 위해 포스터게시, 교육강화, 아이디어 공모 등 다채로운 활동을 실시 중이다.

현장 작업자에 대한 사고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도 중점 추진 중이며 안전수칙 준수 등 기본지키기는 작업안전에서도 가장 중요하다.

재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시스템도 고도화할 것이다. 과거에 발생한 재해리스트, 유해위험요인 및 기존 재발방지대책을 분석하고 최우선으로 작업자의 부주의나 실수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며 발생하더라도 재해로 이어지지 않도록 예방대책을 수립하고 있다. 이러한 예방대책은 외부 전문가와 함께 실효성 여부를 검증할 예정이다.

아울러 공사의 분야별 업무특성을 고려해 중대산업재해 예방에 실효적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한국철도형 위험성평가 모델도 개발하고 있다. 현재 분야별 모든 공정을 표준화하고 위험을 구체화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이러한 노력으로 올해 들어서는 지난해보다 철도사고 및 장애가 약 25% 줄어들고 있으며 단 한 건의 중대재해도 발생하지 않고 있다.

- 철도시설에 대한 관리나 노후화에 대한 우려도 있다.

▲ 공공·산업 시설물의 노후화로 인해 발생하는 각종 재난사고와 안전사고는 사회적인 불안감을 일으키며 그 어느 때보다 국민의 안전과 시설물 안전관리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터널, 교량 등 중대형 SOC의 경우 20년 이상 경과된 시설이 증가하는 등 노후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한국철도 또한 수도권 광역철도의 대부분이 20~30년이 경과해 시설물 노후화가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며 열차운행밀도가 높아 충분한 유지보수를 적기에 시행하기 어려운 현실도 있다.

시설물은 적기에 유지보수와 개량이 이뤄지지 않으면 사고·장애의 위험이 높아질 뿐만 아니라 국민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으므로 충분한 예산을 투자하고 선제적인 예방보수와 안전점검으로 정상적인 기능을 유지하는 것이 필수다.

철도 시설 노후화 문제는 대규모 자금 투자가 필요하다. 선제적인 예방보수를 위해 단기간과 장기간 보수 계획을 수립해 노후화된 시설의 보수 및 교체를 우선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철도 시설은 주기적으로 감시하고 유지보수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를 통해 시설의 결함이나 마모를 조기에 발견하고 조치할 수 있다.

안전확보를 위해 정기적으로 안전점검을 하고 있지만 육안위주의 점검과 보수로는 열차사고 사전예방이 미흡할 수 밖에 없다. 안전을 위한 IoT,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을 활용한 스마트 철도기술 개발은 현대 철도의 필수 과제로 공사에서도 열차운행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철도 자동화 시스템 등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적용을 계속 늘려오고 있다.

차량 및 부품상태를 실시간 모니터링해 차량고장을 사전에 감지 예측하는 시스템, 차륜탐상 전용 위상배열 기술 및 AI를 활용한 차륜 자동검사시스템, 철도시설물 점검 자동화를 위한 자율주행 점검장비 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빠른 기간내 실용화해 적용할 계획이다.

아울러 철도인프라에 적용하고 산발돼 있는 안전정보를 하나로 통합된 플랫폼으로 구축하고 실증서비스 검증을 통해 운행안전 확보 및 효율적인 유지관리 체계를 구축해 관리에 활용할 예정이다.

최근 수내역에서 발생한 에스컬레이터 역주행 사고는 철도경찰 등에서 계속 조사하고 있지만 잠정원인은 내부 모터와 감속기를 연결하는 구동장치의 연결구 마모라고 한다.

승강설비 안전관리는 한국철도공사가 관리주체이지만 정기적인 유지보수 및 검사는 전문업체 및 기관이 대행할 수 밖에 없다.

승강설비의 안전인증 및 안전관리에 관한 사항은 승강기 안전관리법에서 정하며 부품의 권장 교체주기 및 보수기준은 제조·수입업체 기준에 따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업체별로 기준이 상이하다는 것이다.

주요부품의 교체에 대해서는 국가적인 기준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에스컬레이터는 설치된 장소에 따라 운영시간, 이용객 수가 제각각이다. 이를 감안해 주요부품은 실제가동시간 또는 이용률 등을 산정해 교체주기를 정립할 필요가 있다.

철도의 경우 각 노선마다 운행하는 열차의 횟수와 열차의 길이, 중량이 다르기 때문에 이를 감안해 레일교체주기 등을 통과톤수를 기준으로 관리하고 있다.

승강설비의 주요 부품도 실제가동시간과 이용객수를 감안한 통과하중을 기준으로 주요부품의 교체주기를 정하고 이를 철저히 관리하는 것이 어떨까 생각한다.

또한 일반계단의 경우에 낙상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높이가 3m를 넘으면 3m마다 1.2m 이상의 계단참을 설치하도록 돼 있지만 에스컬레이터의 경우는 그렇지 않다.

철도시설물의 설치기준은 안전과 신뢰성을 유지하기 위해 중요하며 국가적 차원에서 부품수명과 설치기준 등 안전기술기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할 것이다.

승강설비에 대한 안전관리와 더불어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이용자의 안전한 탑승과 하차다. 걷거나 뛰지말고 손잡이를 반드시 잡아야 하는 등 전국민 이용 안전교육 확대가 시급하다.

에스컬레이터 이용 시 승객이 가만히 정지해 있는 상태를 가정했을 때 에스컬레이터 디딤판 1개당 240~50kg의 하중을 견딜 수 있다. 하지만 승객이 걸을 때는 3배, 뛸 때는 8배 가량의 충격이 더 가해져 에스컬레이터 동력장치에 추가로 부담을 주게되고 이는 부품 수명의 단축과 안전사고 발생을 야기하게 된다.

- 2023년 철도의 날 메시지

▲ 철도의 날은 우리나라 철도의 중요성과 가치를 다시 한번 확인하는 날이다. 한국철도는 1894년 6월 28일 철도국 창설과 함께 시작됐고 1899년 9월 경인선 첫 운행을 시작으로 2004년 4월 KTX 고속열차가 개통돼 전국을 반나절 생활권으로 만드는 등 대한민국 대표 교통기관으로 국민들의 발이 돼 왔다. 이러한 철도의 눈부신 발전은 철도를 운영하는 직원들 뿐 아니라 지금까지 관심과 격려를 아끼지 않았던 국민들 덕분이지 않나 싶다.

철도사고 발생 등에 따른 우려도 있고 운영상 어려움도 있지만 한국철도는 이를 모두 극복할 것이고 앞으로도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고 국민이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철도를 만들어 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