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인터뷰] 국토교통부 이상일 공항정책관에게 듣는다
[정책인터뷰] 국토교통부 이상일 공항정책관에게 듣는다
  • 김광년 기자
  • 승인 2023.06.12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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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2 등 8개 거점공항·소형공항 건설
공항산업 생태계 재구조화 역량 집중”

방음시설·냉방시설 설치 지속적 추진··· 주민 지원사업 공모방식 추가
해외공항 건설사업 수주··· 국내기업 해외 진출 교두보 역할 ‘성과’
인천국제공항, 국제여객 5위·국제화물 2위 기록··· ‘우수 공항’ 성장

[국토일보 김광년 기자] “기획·건설·운영 3단계로 구분할 수 있는 공항 관련 산업계가 성장 및 침체를 반복하는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공항 산업 생태계의 재구조화가 요구되고 있습니다.”

지난 2020년부터 코로나-19로 인해 항공 수요가 급감하는 등 여러 난항이 있었던 3년의 시간을 극복하고 항공 수요도 정상화 궤도에 올라서고 있는 현재 시점이다.

정부는 최근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 제2공항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협의에 적극 나섰다. 또 대구경북통합신공항 건설을 위한 전담조직을 구성, 본격 추진하는 등 발 빠른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항공 교통편의와 항공 수요 정상화를 위해 국토교통부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한 이 때 이상일 공항정책관을 만나 올 공항정책의 주요 현황을 들어봤다.

- 항공보안 점검활동 및 보안사건 대응 체계는.
▲ 국토교통부는 ‘국제민간항공협약’ 등 국제협약에 따라 공항시설, 항행안전시설 및 항공기 내에서 발생하는 불법방해행위를 방지하고 민간항공의 보안을 확보하기 위해 제정된 ‘항공보안법’을 근거로 항공보안 점검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항공보안에 관한 점검활동은 국토부 장관이 지정한 항공보안감독관(33명)이 수행하고 있고 ‘국가항공보안 수준관리 지침’에 따라 점검활동을 체계적·효율적으로 수행해야 한다.

감독관은 공항운영자, 항공사 등이 보안대책과 통제절차를 적절히 수행하고 있는지 매년 정기적으로 보안점검(Inspection)을 실시하고 점검활동을 불특정 시기에 시행하는 불시평가(Test)를 통해 점검의 효율성을 제고하고 있다.

이러한 점검 활동에도 최근 인천공항 기내 실탄 발견, 제주공항 여객터미널 옥상 드론 발견 등 보안사고가 발생하고 있어 국민적 우려가 큰 상황이다. 또 지난 4월 현재 우리나라 항공수요가 코로나 이전인 2019년 4월 대비 75% 수준으로 회복하는 추세이므로 빈틈없는 보안체계 가동이 필요한 때에, 보안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상황을 국토부는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

이러한 인식하에 국토부는 보안사고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있다. 인천공항 기내 실탄 발견 사고, 제주공항 드론 발견 사고와 관련된 기관·사람에게 과태료를 부과했고 현재 조사 중인 보안사고도 면밀하게 검토해 위법 사항이 확인되면 엄정하게 문책할 계획이다.

국토부는 최근 보안사고 발생과 항공수요 회복 추이를 고려해 올해에는 감독활동 내실화, 취약분야 집중점검, 역량강화를 기본방향으로 삼아 합동점검·점검결과 분석 및 환류를 통해 감독활동을 내실화하고 환승구역 등 취약대상·분야에 점검을 집중할 계획이다. 한미 양자국제 협력·한미-베트남-태국 등 다자 국제협력을 통해 감독관의 역량을 강화해 나가겠다.

- 공항시설 소음관리·미세먼지 등 관리 방안은 무엇인가.
▲ 공항 소음관리 및 주민 지원을 위해 ‘공항소음방지법’에 따라 공항 주변지역을 소음대책지역과 인근지역으로 구분해 소음도에 따라 다양한 소음피해 지원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현재 방음시설과 냉방시설의 설치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여름철 전기료와 TV수신료도 지원하고 있다. 또한 주민들이 원하는 경우에 토지 및 건물도 매입하고 있으며 주민들의 복지증진과 소득증대 등을 위해 마을회관 및 공동작업장 설치 등 주민지원 사업을 위해 해당 지자체에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앞으로는 방음·냉방시설을 직접 설치해 주는 대신 현금이나 실비를 지원해 주민들이 자율적으로 사용처나 시설 사양 등을 선택하도록 하고 주민 지원사업에 공모방식을 추가로 도입해 단순한 방음·냉방시설 등의 설치 외에 주민들의 건강관리, 취업·창업 지원 등 창의적이고 주민 체감도가 높은 사업들을 발굴해 나갈 예정이다.

최근 미세먼지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공항에 대해서도 ‘공항별 대기개선계획’을 수립해 시행 중에 있다. 이를 통해 정기적으로 대기오염을 측정하고 공항 내 실내 공기질을 철저히 관리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기상 등 계절적인 요인으로 미세먼지 농도가 증가하는 12월~3월까지는 계절관리제 기간으로 지정해 배출가스 점검 강화 및 습식청소 확대 등 특별관리 조치에 따라 강화해 관리하고 있다.

- 해외 공항 건설·운영 수주 추진 현황은.
▲ 전 세계적으로 공항개발 사업이 확대되고 있는 추세로 우리나라는 공항 건설·운영 등 노하우가 축적됨에 따라 국내 공항운영자를 중심으로 해외 공항시장 진출을 추진해 2007년 이후 총 45건, 4억3,000만 달러의 해외공항 사업을 수주했다.

대표적으로 인천국제공항공사는 2020년 폴란드 바르샤바에 중·동부 유럽 최대의 허브공항을 건설하는 복합운송허브(STH) 건설 사업의 전략적 자문 용역을 수주했고 한국공항공사는 2019년 세계문화유산인 페루 마추픽추의 관문공항을 건설하는 친체로 신공항 건설사업의 사업총괄관리(PMO)를 한국-페루 정부 간 계약(G2G)으로 수주했다. 이후 친체로 신공항의 부지조성 공사와 본 공사를 현대건설에서 수주하는 등 해외공항 건설사업의 수주가 우리 기업의 추가적인 해외 진출의 교두보 역할을 하는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과거부터 대규모 자본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독일의 Fraport, 프랑스의 ADP 등 유수 해외 공항 운영사의 시장 지배력이 지속돼 왔으나 코로나 팬데믹 이후 항공수요가 급격히 회복되고 있는 향후 10년간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신흥국가를 중심으로 공항개발 수요가 대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우리나라의 해외 진출에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도 전 세계적으로 그 수준을 인정받고 있는 인천국제공항을 운영하고 있고 다양한 공항을 건설·운영해 온 경험이 있으므로 세계 최고 수준의 공항 건설·운영 노하우와 IT강국 등의 강점을 바탕으로 신규 시장의 선점을 본격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 제주 제2공항 건설 사업 방향은.
▲ 제주 제2공항은 현재 운영 중인 제주국제공항의 수용능력 포화 문제를 해소해 국민의 이동권을 보장하고 보다 안전하고 쾌적한 항공교통서비스를 제공하고자 지난 2011년도 ‘제4차 공항개발 중장기 종합계획’에 반영된 이래로 지속 추진돼 온 사업이다.

국토부의 2014년도 ‘제주 항공수요조사 연구’ 결과, 제주국제공항은 2017년도부터 혼잡이 발생하고 2020년도에는 약 3,200만명의 항공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됐다. 실제로 2019년도에 약 3,132만명이 제주국제공항을 이용했으며 현재 제주국제공항은 활주로와 터미널 모두 매우 혼잡한 상황이다. 이후 2055년까지 약 4,000만명의 항공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나 지금은 연간 3,200만명 이상의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제주 제2공항은 2015년도 사전타당성조사를 통해 입지를 발표했고 2016년도에는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해 현재는 기본계획 수립 단계에 있다. 지난 3월에는 환경적 측면의 입지 타당성과 계획 적정성을 검토하는 ‘전략환경영향평가’ 절차가 환경부의 ‘조건부 협의’로 완료됐다.

지난 3월 8일 국토부는 ‘제주 제2공항 개발사업 기본계획(안)’을 공개하고 관할 지자체장인 제주도지사의 의견을 제주도정에 요청했다. 현재 제주도정은 이달 말까지 기본계획(안)에 대한 주민 의견을 수렴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개최된 4차례의 주민설명회에 국토부도 함께 참여했다.

기본계획의 고시는 제2공항의 건설 및 운영계획에 대해 제주도정과 충분한 협의가 선행된 이후 이뤄질 예정이다. 특히 기본계획 고시 후 설계 단계에서 시행하는 환경영향평가는 ‘제주특별법’에 따라 통과 권한이 제주도정과 제주도의회에 있어 기본계획 수립 단계부터 지역과의 협의가 매우 중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토부는 기본계획(안)을 통해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는 친환경 공항’, ‘공항 건설·운영에 지역이 적극 참여하는, 도민과 함께 만들어가는 공항’이라는 방향성을 지역 사회에 제시했다. 앞으로 국민의 안전과 이동권을 보장하고 제주도의 균형있고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제주 제2공항 사업을 추진해나갈 계획이다.

- 2023년 공항정책 중점 추진 계획은.
▲ 지난 2001년 개항한 인천국제공항은 FSC(Full service carrier)를 기반으로 하는 대한민국의 관문공항으로서 정부가 인천국제공항의 허브(Hub)화 정책에 역량을 집중해온 결과 인천국제공항은 국제여객 5위, 국제화물 2위를 기록하는 등 전세계에서 인정받는 우수 공항으로 성장했다.

그 후 저렴한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는 LCC(Low cost carrier)가 태동됐으며 국내선은 김포-제주 노선, 국제선은 한-일, 한-중, 한-동남아 등 단거리 직항(Point to point) 노선에 집중해 성장했다. 이 과정에서 지방공항의 수요가 늘어나고 시설도 개선되는 성과가 있었다.

항공 수요가 최대였던 2019년을 지나 2020년부터 코로나-19로 인해 항공 수요가 급감하는 등 여러 난항이 있었던 3년의 시간을 극복하고 항공 수요도 정상화 궤도에 올라서고 있는 올해 Hybrid & On demand 시대의 출발점으로 보고 있다.

Hybrid & On demand란 기존의 Hub & Spoke 및 Point to Point라는 이분법적 사고를 뛰어 넘어 LCC가 지방 공항을 중심으로 중장거리 노선을 개설하고 소형 항공기가 고객의 니즈에 따라 탄력적으로 신규 노선을 개설하는 시대를 의미한다.

국토부는 이런 정책방향 하에 현재 제주2, 가덕도, 대구경북, 새만금, 울릉, 흑산, 백령, 서산 등 총 8개의 지역 거점공항 및 소형공항 건설을 추진 중에 있으며 오는 2030년까지 8개 공항의 개항을 목표로 최선을 다하겠다.

아울러 우리나라의 관문 허브공항인 인천국제공항도 국제적인 허브화 경쟁 속에서 여객·화물 분야 등 더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4단계 건설사업을 차질없이 추진하는 등 대한민국과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인 허브 공항으로 성장시켜 나가겠다.

- 공항 산업계에 보내는 메시지.
▲ 2007년 무안공항의 개항을 끝으로 우리나라에 신규로 개항한 공항이 없어 2007년 이후 10년이 넘는 동안 공항 산업계의 시계는 멈춰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8개 공항의 건설이 추진되는 등 공항 산업계에 다시금 활력이 불어 넣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공항 사업은 크게 기획·건설·운영 3단계로 구분할 수 있는데 지금까지의 공항 산업계가 건설단계에만 집중해온 결과인 공항의 건설 추진 여부에 따라 관련 산업계가 성장 및 침체를 반복하는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공항 산업 생태계의 재구조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강점이 있는 공항 기획·건설 기술력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기반을 마련해야 할 것이고 운영 분야에서는 국내 지방공항을 중심으로 빅데이터 및 개방형 데이터 등을 이용한 예측 기반의 실시간 공항 운영이 가능한 스마트 공항(Smart airport)의 구축에도 집중해야 할 것이다.

해외 공항건설 시장을 개척하고 우리나라의 장점인 IT 기술 등을 접목해 스마트 공항 운영분야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한다면 공항 산업계가 공항의 건설 수요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고 지속 성장 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 그 과정에서 국토부에서도 물심양면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정리=김현재 기자 khj@ikl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