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인터뷰] 대한건설기계안전관리원 김태곤 원장
[특별인터뷰] 대한건설기계안전관리원 김태곤 원장
  • 하종숙 기자
  • 승인 2023.06.05 08: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특별인터뷰] 대한건설기계안전관리원 김 태 곤 원장에게 듣는다 

“법정기관화로 건설기계 안전 강화․기관 위상 제고
글로벌 건설기계 안전 종합기관 자리매김 총력”

27종 사고조사․조종사 경력관리 등 법정기관화… 국민안전 강화 일익
드론․스마트 안경 활용 원격검사 시스템 등 검사혁신 강구… 업무효율화↑

국토부 R&D과제 235억 수주… 새 사업모델 발굴 지속 노력 ‘성과’
생애주기별 건설기계 안전강화 만전… 차세대 기술 대응 강화 주력

[국토일보 하종숙 기자] “건설기계는 국내 건설산업을 이끌고 있어 중요성이 강조됩니다. 특히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따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한 건설기계 안전은 최대 화두로, 건설기계 안전사고 감소로 국민안전 강화에 일익을 담당하는 것은 물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건설기계 안전 종합전문기관으로의 자리매김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최근 임기 절반을 넘긴 김태곤 대한건설기계안전관리원장의 일성이다.

건설기계 안전관리 강화에 주력하고 있는 김 원장은 취임이후 1년 반동안 기관의 체계 확립, 조직 혁신, 235억원 규모의 국가R&D과제 수주, 차세대 건설기계안전관리 플랫폼 ‘새로이’ 가동, 법정검사에서 제외된 군용 건설기계 안전관리 사업 첫 진입, 원격검사 시스템 개발 착수 등 수많은 업무를 수행했을 뿐만아니라 건설기계 안전관리를 위한 다각적인 사업 진행을 위해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김 원장은 취임 후 안전관리원의 핵심가치를 안전과 전문, 지속가능, 혁신으로 정하고 그동안 핵심가치 목표달성을 위해 주력, 그 결과 취임 이후 모든 경영성과 지표는 우상향으로 돌아섰다.

특히 직원들과의 소통 강화를 전면에 내세운 김 원장은 본사 MZ세대와의 미팅 확대는 물론 전국 18개 지역 검사소 현장을 방문,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등 기관의 핵심가치 실현을 위한 현장경영 강화로 조직의 변화와 혁신을 리드했다.

매일 아침 임원과 간부진과의 티타임․지역검사소 전역을 돌며 격의 없이 소통하고, 문제점은 찾아내 바로 해결책을 제시하며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는 김 원장.

지난 1년 반 동안 건설기계안전관리원에 새로운 바람을 몰고 온 김태곤 원장을 만나 더 큰 도약에 나선 건설기계안전관리원의 미래방향을 들어봤다.

- 임기 절반을 넘어섰다. 많은 업무 추진으로 조직변화를 리드했다.

▲ 취임한 이래 안전관리원의 역량제고와 건설기계 소유자를 포함한 국민들로부터 인정받고 사랑받는 기관상을 확립하는데 중점을 두고 업무를 추진해 왔다.

유관기관 대비 낙후된 전산 등 시스템 개편과 검사역량 강화, PDCA(계획→실행→점검→환류)형으로 일하는 방식을 개선하는데 눈코 뜰 새 없는 시간을 보냈다.

사실 안전관리원은 20년 넘게 민간기관으로 운영되다 보니 공공행정을 원활하게 하기에 한계가 있었다. 우수한 인력과 기술력을 갖추고도 각종 평가에서는 좋지 못한 결과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행정안전부가 주관하는 공공기관 정보공개 종합평가에서 우수기관으로 선정됐고, 개인정보보호 평가에서도 낙제 수준에서 A등급으로 상승했다.

또한 건설기계에서 배출되는 기후변화 유발물질인 질소산화물(NOx) 검측기를 개발한 공로로 국회 기후변화포럼이 주관하는 2023년 대한민국 녹색기후상 대회에서 38개 공공기관 중 1위를 차지해 환경부 장관상을 받기도 했다.

안전관리원이 변화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임직원들과 합심, 국민행복을 만들어가는 공공기관이 되도록 더욱 매진하겠다.

- 지난 1년 반동안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주요 성과는.

▲ 안전관리원의 가장 큰 현안으로 첫 번째가 인력부족이고, 두 번째는 재정건전성 유지다.

건설현장은 복합·대형화되고 있어 사람을 대체하는 건설기계는 계속 늘어나고 수요도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는데 반해, 오랜 시간 민간영역에 속해 있다보니 재정문제로 인해 적정한 검사인력을 채우지 못했다. 그래서 하루에 수백km까지 차량 운전을 해서 검사현장을 찾아가야 하는 검사원들 입장에서는 힘든 노동여건에 내몰린 것도 사실이다.

안전관리원은 대부분 건설기계 검사료 수입으로 운영되는 자체수입기관이다. 정부 예산지원이 전무한 상태에서 기관 설립목적인 건설기계 안전관리를 통한 국민의 생명과 재산보호를 하는데 있어 부족한 재원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1년 반은 이들 현안을 풀어가는데 집중했다. 인력 확대도 중요하지만, 정부 승인을 받아야 하는 등 현실적인 장벽에 부딪히다보니 대안으로 업무효율과 생산성을 높이는 차선책을 찾는데 주력했다.

먼저 검사접수부터 배정, 일정안내, 결과입력 등 전 과정을 자동화해 업무 효율화를 유도했다. 지난해 9월 문을 연 차세대건설기계안전관리 플랫폼은 이전에 팩스로 검사신청을 받고, 종이 결과서로 검사결과를 작성하는 체계에서 일처리 방식을 대폭 개선한 것이 특징이다. 이로 인해 검사원 1인당 하루평균 최소 1시간 이상 업무시간을 단축시켜 인력난을 해소하는 기폭제가 됐다.

이제 현장 법정검사는 태블릿PC 등 디지털기기를 활용한 검사기법으로 인해 업무 생산성이 크게 향상됐다. 앞으로는 인공지능기술(AI) 등을 접목해 급변하는 미래 업무환경에 대비할 예정이다.

다음은 재정으로 우리기관은 대부분을 정부가 위임해 준 건설기계 법정검사 수입으로 운영하고 있어 연매출이 약 220억원 정도다. 체계적인 건설기계 안전을 확보하고 관리하는데 충분치 못하다. 이에따라 새로운 사업모델을 발굴해 추진했다. 지난 26년간 우리기관이 축적된 기술력을 활용해 재정의 파이를 늘리고자 한 것으로 결실을 맺은 것은 큰 성과다.

지난해 6월, 법정 검사대상이 아닌 군용 상용장비를 대상으로 우리기관이 새롭게 안전관리를 할 수 있도록 국방부와 업무협약을 맺었는데 올해부터 육군, 해군, 공군 등에서 운영하고 있는 군용 건설기계를 대상으로 안전점검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기관설립 이후 최초로 국토교통부가 주관하는 국가R&D 과제도 수주했다. 5년간 단계적으로 235억원이 투입되는 대형 프로젝트로, 부가가치가 높아 기관 재정안정화에도 큰 역할이 기대된다. 올해 첫 삽을 뜬 만큼 국민안전에 도움이 되는 연구과제가 되도록 만전을 기하고 있다.

올해는 여기서 머물지 않고, 좀 더 다양한 신사업 아이템 개발과 함께 시스템 자동화 등을 더욱 확대, 노동 강도를 차츰 줄이는 노력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등으로 대한민국에서 안전은 최대 경영화두다. 안전철학은 어디에 두고 있는지.

▲ 안전은 첫째도 둘째도 예방이다.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는 방식은 후진적인 안전관리 방식이다.

취임 직후 기관 경영전략으로 생애주기별 건설기계 안전관리 강화를 첫 번째 핵심과제로 선정했다. 그래서 사용 전 수행하는 건설기계 형식신고와 승인을 강화하고, 검사에서 불합격을 받은 장비의 안전성을 조기에 확보하는 과제도 성과지표로 선정해 관리, 지난해 목표를 모두 달성했다.

또한 획일적인 검사방식에서 탈피해 기종별, 사용연수별, 현장별로 구분해 검사인력 투입과 검사방식을 차별화하는 방안도 강구 중이다. 예를 들어 수백 톤에 이르고 10년 이상 된 기중기와 항타기 등 중장비와 사용한지 몇 년 안 된 3톤 미만의 지게차를 동일한 검사원과 동일한 방식을 적용하는 것은 안전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 인력과 검사의 차별화가 필요하다. 여전히 전담 인력확보 등 해결해야 할 문제도 있어 본격화하지는 못했지만, 임기 중에 반드시 실현할 수 있도록 역량을 모으겠다.

검사원의 안전사고 예방도 중요한 부분이다. 건설기계 검사는 업무 특성상 검사대상 장비들이 이동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아 검사원들이 직접 현장을 찾아가야 한다. 많게는 하루에 300km를 이동하는 경우도 있는데 검사원이 직접 운전으로 이동하다보니 교통사고 등 위험에 늘 노출돼 있다. 그래서 올해 안으로 안전 사전경보제(가칭)를 도입할 예정이다.

이와함께 ▲눈이나 비가 내리는 날 조심해야 할 ‘안전매뉴얼’ ▲기종별 안전대응 매뉴얼 ▲검사 현장별 안전매뉴얼 ▲검사원의 컨디션별 안전매뉴얼 등을 마련, 사고를 미연에 예측하고 예방하는 것이다. 현재는 기획단계지만 상황별 세부적인 매뉴얼이 완성된다면 검사원 안전에 상당한 도움이 기대된다.

- 올해 중점 추진사업은.

▲ 올해 안전관리원은 4대 전략방향에 21개 실행과제를 중점사업으로 선정했다. 대표적으로 외딴 섬지역, 200km이상 장거리 현장, 벌목현장, 터널공사 등 고충현장을 대상으로 한 원격검사를 추진한다. 인터넷 연결이 가능한 스마트 글라스(안경) 등을 활용한 원격검사 방식을 구상하고 있는데, 조만간 단계별 세부적인 로드맵을 수립해 이행력을 높여나갈 생각이다.

미수검 건설기계를 획기적으로 줄이기 위한 번호판 인식시스템 개발도 진행된다. 스마트폰 렌즈로 건설기계 번호판을 인식하게 되면 자동으로 검사를 받은 장비인지 아닌지가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미수검 등 불법 건설기계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드론을 활용한 건설 현장 내 타워크레인 안전관리 검사도 본격화된다. 지난해 시범운영을 마쳤고, 올해부터 중대형 건설 현장을 대상으로 적용해 나갈 예정이다. 검사원이나 조종사가 확인하기 어려운 붐대 균열 등도 점검이 가능하기 때문에 안전사고 예방에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전기·수소엔진을 기반으로 한 친환경 건설기계와 원격으로 조정하는 무인 건설기계 등 차세대 장비를 대상으로 한 검사기준도 마련한다. 현재 국제표준(ISO)과 유럽기준(EN) 등 다각적으로 검토 중에 있고, 연내 가시적인 성과가 기대된다.

상반기 중, 대부서화 등 조직개편도 추진된다. 유사기능 부서는 통폐합 및 업무를 융합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신사업 전담부서를 신설해 성장 기반동력도 강화한다.

아울러 안전관리원이 법정기관화도 속도감 있게 추진 중이다. 현재 여야 모두 건설기계관리법 개정안을 발의, 현재 국회 심의가 지연되고 있는 상태다. 국회의 지속적인 협의를 거쳐 법안이 조속히 통과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

- 법정기관화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달라.

▲ 현재 건설기계관리법에 의해 검사기관으로 지정된 상태인데, 법으로 우리기관의 역할과 임무를 명확히 하는 것이다. 기관명도 대한건설기계안전관리원에서 ‘한국건설기계안전원’으로 바꾸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또한 현재 타워크레인에 한 해 수행하는 사고조사 기능이 27개 전기종으로 확대된다. 이렇게 되면 건설기계 유사사고 재발방지와 연중 수백 건에 이르는 건설기계 안전사고 감소로 국민안전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건설기계 조종사 교육기관 지정 및 경력관리에 대한 내용과 국가예산 지원을 위한 근거도 마련된다. 재정 안정화가 확보되는 좀 더 질 좋은 건설기계 안전서비스 제공이 강화될 것으로 확신한다.

- 앞으로의 계획은.

▲ 건설기계는 대한민국 건설산업을 이끌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람이 할 수 없는 위험한 일을 대신하고, 건설작업 현장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는데 일익을 담당해 왔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최근에는 기후위기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전기굴착기와 지게차, 수소덤프트럭 등 친환경 건설기계가 확대되고 있고 원격으로 운전이 가능한 무인 건설기계 등 차세대 건설기계 기술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안전관리원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기술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 본연의 업무인 건설기계 안전을 강화하는데 역할과 소임을 다할 계획이다.

국내를 넘어 세계를 대표하는 안전기관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각종 시스템을 첨단화하고, 안전기술을 발전시키는 일에 역량을 모으고 있다.

건설기계 안전관리로 국민행복을 견인하는 공공기관으로 성장해 나가겠다. 지켜봐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