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인터뷰] 국토교통부 김영국 항공정책관에게 듣는다
[정책인터뷰] 국토교통부 김영국 항공정책관에게 듣는다
  • 김광년 기자
  • 승인 2023.05.29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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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글로벌 경쟁력 자리매김
지방공항 물류 잠재력 발굴·활성화 모색”

인천공항 국제화물 수송량 2년 연속 세계 2위 달성 ‘쾌거’
항공 MRO 산업, 미래 먹거리·전략산업 성장 가속화 적극 추진
‘항공금융 전문가 포럼’ 구성, 항공금융 중장기 로드맵 마련

[국토일보 김광년 기자] 코로나19 시대에도 ‘k-항공’의 위력은 빛났다. 국제화물 수송 2년 연속 세계 2위를 달성하는 등 대한민국 항공산업은 글로벌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음이 사실이다.

국토부 김영국 항공정책관을 만나 올 주요 업무현황을 들어봤다.

- 올 항공정책 중점 추진 방향은.
▲ 우리나라는 코로나19발생 이전에는 55개국, 186개 도시를 운항하고 4년 연속 항공 여객이 1억 명을 돌파하는 등 항공여객운송 사업에서 괄목한 성장세를 기록하며 세계 7위의 항공운송 강국으로 자리매김해왔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지난 3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국제선은 직격탄을 맞아 그간 큰 위기를 겪었으나 지난해 6월 우리나라도 방역규제를 완화하면서 항공 정상화를 위한 첫 발걸음을 내딛었고 일본 등 주변국가도 방역규제를 해제하면서 항공산업이 회복되기 시작했다.

올해도 ‘항공 정상화’를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 중에 있다.

현재 국제선 운항횟수는 2019년 대비 63% 회복된 수준이나 국제선 정상화를 가속화해 올해까지 코로나 이전 대비 90% 조기 회복을 추진할 계획이다. 국제선 노선 증편도 적극 지원하는 한편 항공회담을 통해 국제선 운항을 확대해 국민들의 선택권도 확대해 나가고자 한다.

지난 3월 몽골과의 항공회담으로 국내 3개 지방공항에서 주3회 운수권을 확보했고 내달 인도네시아와도 항공회담을 통해 운수권을 확대하고 지방공항과의 노선도 개설하기 위한 협의를 할 계획이다.

또 지방공항에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한 노력도 함께 하고 있다. 김해, 대구, 무안, 양양, 청주 5개 지방공항을 대상으로 부정기 국제선에도 공항시설사용료를 면제하고 운항지원금, 홍보비 등 인센티브를 제공할 계획이다.

국제선뿐만 아니라 국내선 운항에도 각별히 신경쓰고 있다. 올해 초 국내선 슬롯을 국내 노선과 연계해 운항빈도 적은 지방노선에 우선적으로 배분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하고 항공사가 노선이 휴·폐지할 경우 슬롯을 즉시 회수해 항공사에 재배분함으로써 국내 14개 지방공항 모두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갈 계획이다.

최근 전자상거래, 바이오 및 반도체 등 고가의 시간 민감성 품목이 확대되면서 항공화물 물량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기간 동안 항공화물 물량은 지속 증가해 인천공항 국제화물 수송량은 2년 연속 세계 2위를 달성하고, 대한항공·아시아나 등 화물기를 운항하는 항공사들의 매출이 크게 증가해 효자노릇을 톡톡히 했다.

하지만 우리나라 항공물류시장의 99%가 인천공항에 집중돼 있는 반면, 지방공항의 화물터미널은 사실상 기능이 마비돼 있다. 따라서 인천공항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 정책과 함께 지방공항에는 물류 잠재력을 발굴하고 활성화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지방공항의 경우에는 지자체, 한국공항공사, 항공사 및 관련 물류업계 등과 공항별 협력체계를 구축해 공항별 특화모델을 마련하고자 한다.

우선 오는 7월부터 김해공항 화물터미널 운영이 재가동되면 올해 하반기 경남지역에서 생산되는 딸기를 김해공항에서 동남아 지역으로 수출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또 김해공항뿐만 아니라 청주, 대구, 무안, 양양 등 공항에도 지역의 산업단지 생산품과 지역 특산품을 수출하기 위한 고민을 함께해 나갈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국제 민항분야에서도 국익발전을 도모할 계획이다.

지난해 개최된 ICAO 제41차 총회에서 우리나라는 ICAO 이사국 8연임을 달성했다. 앞으로 2025년에 개최되는 ICAO 총회에서 이사국 9연임뿐만 아니라 ICAO 이사국 파트상향도 도모해 글로벌 영향력을 지속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가장 큰 규모의 국제 행사 중 하나인 글로벌이행지원심포지엄(GISS) 2023을 우리나라에서 내일(30일)부터 내달 1일까지 개최할 예정이다.

ICAO 사무총장, 회원국 18개국 교통분야 장관 및 차관, 지역민간항공위원회(중남미·아프리카·중동) 의장·사무총장, 각국의 항공청장 등 약 1,000여 명이 참석하는 대규모 행사이며 국토교통부에서도 장·차관 등이 참여해 국제적 네트워킹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 첨단항공산업(MRO, 드론산업) 정책 추진 계획은 무엇인가.
▲ 항공MRO(Maintenance, Repair, Overhaul)는 고도의 기술력을 요구하는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통상 20년 이상의 항공기 운영기간 동안 항공기 구매가격의 3~4배 이상의 반복적 정비수요가 발생하는 산업이다.

그간 정부는 MRO 성장기반을 조성하기 위해 경남 사천공항에는 군용기 정비, LCC 중정비 중심의 MRO 클러스터를 운영하고 있고 인천공항에는 화물기 개조, 엔진정비 등 첨단복합 항공단지를 조성하고 있다. 또한 신형엔진, 항공기 부품 정비기술 및 AI·드론 기반 첨단정비 기술 등에 대한 R&D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정부 노력에 발맞춰 민간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미국 아틀라스항공 전용 정비시설, 이스라엘 IAI사의 화물기 개조사업을 인천공항에 유치하는 등 가시적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앞으로도 MRO 업체, 항공사, 공항공사 등과 긴밀히 협력해 우리 항공 MRO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 먹거리이자 전략산업으로 성장을 가속화할 수 있도록 정책 지원을 다할 예정이다.

한편 정부의 드론 산업육성 정책을 통해 최근 5년 간 산업규모는 4배 성장했고 기술력도 선진국의 80% 수준에 도달하는 성과가 있었다. 특히 드론 실증도시를 구축해 다양한 실증사업을 진행하면서 교통, 시설물점검 등은 물론 물류 배송 등 다양한 서비스가 우리 실생활에 녹아들고 있다.

특히 올해에는 K-드론배송 상용화 추진단을 구성해 제주 가파도 주민 대상으로 해상배송 실증사업, 성남 도심공원에 편의점 물품배송 실증사업 등을 통해 국내 드론 배송 기준을 마련하고 본격적인 드론배송 상용화할 계획이다.

드론 산업 성장과 함께 국민들의 관심도 더욱 커지고 있다. 지난 5월 개최한 드론·UAM 박람회에는 116개 공공기관과 기업이 참여해 300여 개 부스를 운영했으며 역대 최대 규모인 2만명 관람객이 방문했다. 특히 세계 최초로 세계 드론축구대회를 개최했으며 앞으로도 우리 드론 레저산업이 세계속에서도 더욱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와 같은 드론배송 상용화 확대, 드론 레저시장 선점, 드론전문인력 양성 및 우수기업 지원 등을 통한 글로벌 드론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은 지속될 예정이며 10년간 드론 미래상을 담은 ‘제2차 드론산업발전 기본계획’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 항공산업발전조합 설립 등 항공금융정책 추진 현황은.
▲ 그간 항공 산업은 코로나19 발생 전까지는 급성장해 왔던 산업이었으나, 세계 경제위기(2008년), 메르스(2015년), 사드(2017년), 코로나19(2020년) 등 대외 여건에 따라 위기를 반복해 왔다. 하지만 이런 대외위기 주기가 점차 단축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더욱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이번 코로나19 팬데믹 위기에서 항공 산업은 건설, 해운 등 타 산업에 비해 위기 대응관리능력이 부족하고 이를 지원하기 위한 금융지원 수단이 부재하다는 것을 실감했다.

이에 항공 업계의 위기관리 능력을 높이기 위한 공적보증·융자 등을 위한 항공금융기구(항공산업발전조합)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관계부처과 협의해 법령을 정비하고 조직 설립 등도 단계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한편 우리 항공사는 모든 항공기를 외국으로부터 구매, 리스 방식을 통해 도입하고 있다. 해외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다보니, 환율·금리 등 대외변수에 매우 취약하고 국부 유출이 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해외에 비해 부족한 항공기 리스 시장, 항공 금융시장 등을 중점적으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

이에 지난달 한국교통연구원, 공공·민간 금융기관, 항공·회계·법률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와 함께 ‘항공금융 전문가 포럼’을 구성해 운영 중에 있다. 포럼을 통해 국가별 항공금융 정책과 글로벌 항공기 리스업 동향 등을 전문가와 함께 고민하면서 항공운송산업뿐만 아니라 MRO, 드론·UAM 등 항공산업 성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항공금융 중장기 로드맵을 마련해 나갈 것이다.

- 항공업계에 보내는 메시지.
▲ WHO에서 위기 단계를 하향 조정하고 우리나라도 엔데믹을 선언하면서 코로나라는 긴 터널을 벗어났다. 물론 항공산업은 아직 회복단계에 있으나 IATA, ACI 등 국제항공기구에서도 내년에는 전 세계적으로 지난 2019년 수준으로 회복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제선 회복단계에서 해외에서 발생한 공항마비와 같은 큰 문제없이 지금까지 회복할 수 있었던 건 조종사, 승무원, 정비사, 보안검색, 청소·카트 등 공항 서비스 등 전 분야의 항공업계 종사자들의 헌신과 노력 덕분이라 생각한다.

국제선 정상화 되면서 업무강도가 높아지면서 인력난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기내청소, 수하물 적재·하역 분야는 열악한 근무환경으로 인력채용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항공일자리 취업지원센터’에서는 인력 채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매월 ‘공항 상주기업 채용의 날’ 행사를 진행해 채용 기회를 확대하고 채용정보 불균형을 해소하고 있다.

항공업계는 수 많은 위기를 극복하고 기회로 바꿔 왔다. 이번 코로나 위기를 극복해온 우리나라 항공 산업의 내공은 더욱 단단해졌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코로나 발생 이전인 2019년 수준으로의 정상화라는 목표를 넘어 ‘세계 5위 항공강국으로 도약’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정부와 업계가 함께 노력해 나가길 희망한다.

정리=김현재 기자 khj@ikl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