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일보 현장 25時] 서울 지하철, 안전사고 위험 오명 벗어야
[국토일보 현장 25時] 서울 지하철, 안전사고 위험 오명 벗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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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12.02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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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명기 국토일보 안전 전문기자/ 공학박사/ 안전기술사/ 안전지도사

안전 위해서는 안전관리 비용과 인력 확충해야

역세권 현황 파악해 지하철 이용 증가에 대비 필요

편의시설 확충으로 공간 좁아진 곳, 인파영향 검토해야

안전사고 방지위해 지하철 내 보행 중 핸드폰 사용금지해야

최명기 공학박사/기술사/ 국토일보 안전 전문기자
최 명 기 기술사

이태원 압사 참사가 발생한 지 꼭 한 달이 됐지만 우리사회는 여전히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환경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단지 운이 좋아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을 뿐이지만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대책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 지하철은 지옥철을 넘어 지압철이 되어 버린지 오래됐다. 특히 서울 지하철 노조 파업 첫날, 퇴근 시간대 서울 지하철은 그야말로 인파에 밀리고 쏠리는 등 안전사고 위험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었지만 안전대책은 그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았다. 그나마 파업 협상이 마무리되어 다음 날 아침부터 지하철이 정상화 되었지만 여전히 출퇴근 시간대 지하철 혼잡도는 극에 달해 인파사고 위험이 우려되고 있는 실정인 바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이태원 참사가 발생하고 나서 리얼리서치코리아가 대한민국 성인 남녀 총 3,239명을 대상으로 지하철 혼잡시간 질서유지 안전 활동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66.4%가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안전사고 우려가 있다고 응답했다. 또한 지하철에서 인파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안전 관리 요원 배치하기(34.9%), 열차 칸당 탑승 인원수 제한하기(22.6%), 절대 밀어 선 안 된다는 안전 인식 강화하기(20.7%), 대대적으로 자발적인 다음 열차 타기 캠페인 실시(15.6%), 효과적이라고 생각되는 방법이 없다(4.6%), 기타 (1.6%) 순으로 답변했다. 결국 인파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한정된 공간에 인원수를 제한하는 방법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지하철 내 인파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지하철 역사 공간 확장이나 객차 수를 늘린다든지 신설노선을 건설하는 방법이 가장 좋다. 그러나 여기에는 막대한 예산투입과 유지관리 인원이 필요하고 어느 정도의 시간도 필요한 실정이다. 이 방법은 단숨에 해결할 수는 없고 중단기적으로 해결할 수밖에는 없다.

그러나 그렇다고 마냥 손을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 특히 최근 지하철역을 중심으로 들어서는 고층 건물들의 현황을 파악하여 지하철 이용객 증가 추이를 파악하여 조속히 대책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모 지하철역은 지금도 환승이나 승하차 등으로 인해 출퇴근 때 혼잡도가 극에 달하고 있는데 역을 중심으로 반경 500미터 내에 2024년까지 20충 이상 규모의 건물이 7개가 추가로 들어설 예정이라고 한다. 시급히 대안을 마련해야 하는 이유이다.

또한 지하철 내 편의시설 확충을 위해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 임대상가 등이 존재함으로 인해 공간이 좁아진 측면도 있다. 따라서 이런 시설들이 인파 혼잡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다각적으로 검토를 실시할 필요가 있고 필요시에는 영향이 없는 곳에 편의시설을 배치하거나 통행에 방해가 되는 상가 등은 철거하여 이용공간을 확장하는 방법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지하철 내 인파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두 번째 방법은 일정공간의 인원을 제한하는 방법이다. 이태원 참사 이후 현재 서울교통공사 직원들이 혼잡한 지하철역에서 질서유지를 위한 안전관리 활동을 수행하고 있지만 시간이 길고 지속되다 보면 피로도가 극에 달할 우려도 있다. 스마트 센서, 지능형(AI) 영상 CCTV 등 최신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이용하여 지하철 역이나 객차에 있는 이용객들의 수를 집계하고 일정 수 이상이 되면 출입구부터 현재 상황을 알려주고 진입을 원천적으로 제한하는 방식을 적극적으로 도입할 필요도 있다.

현재 지하철역에 근무하는 인원은 1조에 2~4명 정도로서 민원대응, 시설 순찰, 질서유지, 상황 모니터링 등을 행하기에도 바쁘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안전을 확보하기에는 요원한 실정이다. 장기적으로는 안전을 담당하는 인력 충원도 고민해 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아울러 비상조치 매뉴얼(레드북)에 지하철 내 인파사고 예방을 위한 매뉴얼을 추가로 만들 필요가 있다. 또한 고령층 이용, 환승역사 특성 등 지하철 역사의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조치계획을 추가하는 등 매뉴얼도 보완할 필요가 있다. 화재나 테러 등 비상대피 훈련 시에는 지하철과 연계된 출입구 등을 관리하는 민간 관리주체와도 연계하여 합동 훈련을 할 필요도 있다.

세 번째는 제한된 공간에 많은 인원이 탑승해 있다면 다음 열차를 탈 수 있도록 시민 스스로가 안전의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 젊다고 힘이 있다고 무리하게 탑승하다 보면 객차 안의 노약자들은 그야말로 죽기 일보 직전이 아니라 진짜로 죽을 수도 있다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국민안전의식 강화교육이나 대국민 홍보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하철 내에서는 안전한 통행에 방해가 되기 때문에 걸으면서 절대로 핸드폰을 보지 않도록 할 필요도 있다. 아울러 공사 퇴직자나 시민단체 지원봉사자들과 연계하여 지하철 질서유지를 위한 자원봉사 활동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안전을 위해서는 안전관리 비용과 인력이 필요하다. 안전은 가시적으로 눈에는 보이지 않는 활동이다. 안전은 호수 위에 떠 있는 백조와도 같은데 백조가 우아함을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발길질하듯 안전도 사고 예방을 위해서는 끊임없는 안전활동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