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리뷰] RE100〈 CF100
[기자리뷰] RE100〈 CF100
  • 조성구 기자
  • 승인 2022.06.22 16: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토일보 조성구 기자] #약속 장소를 찾기 위해 구글 지도를 사용한다. '써칭'에 사용되는 에너지는 모두 '카본 프리(Carbon Free)'로 탄소를 발생하지 않는다. 전력 데이터 센터에서 실시간으로 전력이 사용자에게 공급된다. 전력을 만드는 에너지는 풍력,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원자력도 사용된다. 이 개념은 RE100(Renewable Energy 100%)에서 한 걸음 나아간 CF100(탄소 배출 제로-Carbon Free 100)이다. RE100으로는 실질적인 탄소중립 달성이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국제 사회에 새롭게 등장한 개념이다. 구글은 이미 지난 2018년부터 미국 일리노이주 데이터 센터에서 실증을 진행인 것으로 알려졌다.

원자력발전(원전)이 무탄소(친환경) 에너지 인가를 두고 논쟁이 뜨겁다. 인간과 환경에 해를 주지 않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이다. 탈탄소 에너지에 원전을 포함해도 괜찮겠냐는 의문이다.

이 답에 국제 사회도 오락가락이다. 유럽연합(EU) 집행부는 지난 2월 원전과 천연가스를 그린 택소노미(Taxonomy)에 포함했다. 친환경이니 앞으로도 관련 산업에 지속적으로 투자해도 좋다는 것. 하지만 6월 유럽의회(상임위)는 "원전과 천연가스가 환경적으로 지속 가능한 경제활동의 기준에 맞지 않는다"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다음 달 초에 전체회의 표결을 진행한다.

국내 상황도 비슷하다. 아직 결론을 내지 못했다. 文정권은 탈원전 정책 추진으로 지난해 말 원전을 제외하고 재생에너지와 천연가스를 K 택소노미에 포함했다. 하지만 尹정부는 오는 8월까지 원전을 다시 포함하는 개정을 추진 중이다.

확실한 것은 새 정부가 원전을 국가 에너지 정책의 중요한 수단으로 삼고 있다는 점이다. 21일 열린 새정부 에너지 정책방향 공청회에서 산업부는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원전을 적극 활용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22일 두산에너빌리티 창원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정부가 지난 5년 간 바보같은 짓(탈원전)을 했다"고 말했다.

어차피 원전 강국이 새 정부의 국정 목표라면, RE100과 더불어 CF100을 주목하는 것은 어떨까.

RE100은 국가 간의 약속이나 법적 규제는 아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국제적 공감대 형성과 글로벌 기업들의 가입으로 향후 국내 기업들이 수출 등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서는 무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문제는 국내 에너지원 발전 비율이나 전력 인프라로 판단하자면, RE100을 국내기업들이 당장 실현하기는 어렵다는 점이다. 실례로 RE100에 가입하지 않은 삼성전자는 해외 사업장에서는 이미 재생에너지 100% 사용을 달성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국내 공장에서는 재생에너지를 쓰고 싶어도 필요한 충분한 재생에너지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이제 공은 정부에게 넘어갔다. 원전을 중시하겠다고 하니, 충분한 제도와 개선 방안을 마련해 모든 에너지업계의 상생을 도모해야 한다. 원전업계가 지난 5년 간 文정부에 성토했던 '울분'을 다른 에너지업계에서 듣지 않기 위해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