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건설의 날’ 최삼규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 회장에게 듣는다
‘2012 건설의 날’ 최삼규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 회장에게 듣는다
  • 장정흡 기자
  • 승인 2012.07.02 14: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건설산업 침체는 국민경제 위기 관·산·학 역량 결집해야 합니다”

건설투자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 경기 부양책 실행 절실

첨단 그린도시 등 新 건설상품 개발·업체간 상호협력 촉구

해외수출 5천억달러 ‘금자탑’ 세계시장 확대 지속 노력해야

최삼규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 회장.
“금번 해외건설 수출 5천억달러 금자탑은 우리 건설인 뿐만 아니라 국민들에게 큰 희망을 주었고 자신감을 불어 넣는 계기가 됐습니다만 이에 안주하지 않고 해외건설시장 다변화, 첨단 그린 도시 등 새로운 건설 상품 개발과 국내업체들간 상호 협력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합니다.”

최삼규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장은 ‘2012년 건설의 날’을 맞아 현재 대한민국 건설산업을 이같이 진단했다.

국내 건설산업은 지난 1965년 태국에 처음 진출한 이래 지난 6월, 47년만에 해외건설 5천억달러 수주를 달성했다.

130여 개국의 지구촌 곳곳에 초고층 빌딩, 초장대교량, 해저터널 및 바닷물을 음용수로 바꾸는 담수화시설 등의 건설에서 탄소제로 친환경 신도시의 건설에 이르기까지 최첨단 종합기술산업으로 괄목 성장했다.

그러나 이 같은 해외건설의 괄목할 성장에도 불구하고, 국내 건설경기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5년째 침체가 이어지며 업계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2012 건설의 날’을 맞아 최삼규 회장을 만나 국내 건설산업계 현실을 진단하고 건설경기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활성화 방안에 대해 들어봤다.

-올해 건설의 날 의미와 소감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올해는 우리 한국 건설기업이 1965년 태국 파타니∼나라티왓 고속도로공사를 첫 수주한 이래 지난 6월, 47년만에 해외건설수출 5천억 불을 달성한 해로써 오늘 개최하는 건설의 날 행사는 매우 감격스럽고 자랑스럽습니다.

해외건설 수주 5천억달러 달성은 우리 시대의 아버지, 삼촌, 조카 등 우리 가족들과 국민들이 오직 잘 살아보겠다는 신념과 애국심으로 열사의 사막과 오지의 땅도 마다 않고 풍토병, 내전, 약탈 등 온갖 신변의 위험을 무릅쓰고 쌓아올린 업적입니다.

또한 해외건설은 한국경제의 격동적인 시기에 맨손으로 시작해 일자리 창출과 외화 획득은 물론, 대한민국 브랜드를 전 세계에 알리는 등 한국경제 발전사에서 우리 국민들의 눈물과 고난 그리고 영광이 고스란히 녹아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지금의 우리 건설산업이 있기까지는 수많은 건설인들의 노력과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최근에도 우리는 이역만리 페루에서 불의의 사고로 여덟분의 소중한 동료 건설인들을 잃었습니다. 정말 비통함을 금할 수 없습니다. 건설업계를 대표해 삼가 고인들의 명복을 빌며 유족들께 심심한 애도와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하지만 이러한 해외건설의 괄목할 성과에도 불구하고 국내 건설경기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5년째 침체가 이어지고 있어 안타깝고 답답합니다.

하루빨리 국내 건설·부동산 경기가 정상화 될 수 있도록 정부와 국회가 SOC 추경예산 편성,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제·분양가상한제, 재건축 초과이익 부담금 등 부동산 가격 급등기에 도입된 규제 폐지 등 실효성 있는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 주시길 바랍니다.

아무쪼록 해외건설 5천억달러 달성을 축하하는 건설의 날 기념행사가 해외건설 수출 1조달러 달성, 국내 건설산업의 위기극복 및 국민과 함께 하는 선진건설문화 조성을 위해 우리 건설인들이 다시 뛰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현재 국내 건설산업 현황은 어떻게 진단하고 있습니까.

▲현재 건설투자는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5.0%감소에 이어, 올 1분기에도 4.4%로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주택시장은 수도권은 매매가격 및 거래량이 지속 감소하는 반면, 지방은 상승세에 있어 수도권과 지방이 이원화된 상황입니다. 주택거래량도 지난해 예년 수준까지 회복됐으나, 취득세 감면 종료 등으로 올해 수도권과 지방 모두 큰 폭으로 감소했습니다.

최근 업계경영상태는 PF사업 대출 및 지급보증 과다와 연체율 금증, 순이익율 감소 지속으로 정상경영이 곤란한 상황입니다.

종합업체중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갚는 업체가 4개사 중 1개사이고, 1건도 수주하지 못한 업체가 15%, 10억 미만 수주업체는 40%를 상회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해외건설도 지난해 591달러를 달성해 호조세를 유지했지만, 최근들어 유럽재정위기 등으로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습니다.

중동지역은 전후복구사업과 쟈스민혁명 이후 국민불만 해소를 위해 SOC투자가 늘고 있으나, 유로존 위기 확대로 발주 물량이 감소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지역별로는 중동지역에 편중됐으나 동남아시아, 남미 지역 진출 등 시장다변화 현상이 다소 증가됐습니다. 이와 함께 해외로 진출하는 중소기업의 비중은 증가하고 있으나 아직 미미한 수준입니다.

-건설산업 개선방안은 어떻게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우선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SOC추경예산 편성 등 투자를 확대해야 합니다. SOC투자 예산의 안정적 확보를 위해 교통에너지환경세를 국가기간교통망 계획 연한인 2020년까지 존치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공사대금채권을 담보로 대출해 주는 ‘브릿지론 보증’ 제도를 조속히 재시행하고, 유동화회사 보증(P-CBO) 제도를 확대해야 합니다.

브릿지론 보증 실효성 제고를 위해 대상기업을 대기업까지 확대하고, 개별기업당 브랫지론 보증금액을 기존 300억원에서 2,000억원으로 늘려야 합니다. 부실 우려 사업장에 대해서 PF 정상화 뱅크 등을 통한 채무조정과 PF 사업장의 자금지원도 조속히 추진해야 됩니다.

기업 건실화 유도와 불합리한 제도 개선해야 합니다.

최저가낙찰제는 지난 1962년부터 3차례 도입됐다가 덤핑입찰, 담합, 부실시공, 건설경기 침체 등 부작용 초래로 모두 실패했습니다. 이에 낙찰자 선정시 가격, 품질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총 생애주기비용을 최소화하는 최고가치낙찰제 도입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이와 함께 발주기관이 해당 공사의 특성에 맞는 가장 적합한 입찰방법을 선택하고, 자신의 책임 하에 운용토록 개선해야 합니다.

아울러 해외건설시장 다변화를 위한 해외건설 정보네트워크를 강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재외공관, KBC 등과 정보제공 협조를 강화해 해외건설종합정보서비스를 통해 해외건설업체에 신속히 제공해야 됩니다.

이 밖에도 주택시장 거래 정상화 대책과 분양가상한제 폐지, 주택 유상거래 취득세 감면 등 정부도 건설산업의 실천력 확보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보완하고, 이를 강력히 추진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대한민국 건설산업이 나아가야할 방향을 제시하신다면.

▲국내 건설산업이 침체를 보이는 원인은 그동안 정부주도 경제성장 정책이 한계상태를 보이고, 복지수요의 확대와 인구 및 사회구조의 변화에 따라 건설산업 전반의 수요부진에 의한 것입니다. 이에 따라 건설사들도 최근의 사회적 변화 트렌드에 맞는 건설부동산 패러다임을 구축해 나가야 합니다.

과거와 같이 부동산 시장의 지속적인 팽창만을 기대하고 합리적 수요예측 없이 주택건설사업을 전개하거나 정부 발주공사 수주에만 급급한 채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한데도 저가투찰을 감행하는 등 건설기업들의 경영방식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또한 해외건설은 대형업체들의 영역으로 생각하고 적극적인 시장진출을 기피하고, 다양한 분야의 수요에 부응하는 기술개발 노력을 간과해온 대다수의 중견 및 중소건설업체들의 경영전략도 당면한 건설경기침체의 탈출구를 찾지 못하는 이유가 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제는 높은 공공공사 의존도와 주택사업 일변도의 개발 사업구조에서 벗어나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해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중견 및 중소업체들도 대기업들과 협력을 통해 적극적으로 해외시장을 개척하려는 노력을 보여야 할 것입니다.

아울러 건설산업의 고도화·복합화를 도모하기 위해 건설기술과 IT·제조 등 여타 산업기술과의 기술융합상품을 개발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들어내야 합니다.

건설산업에 영향을 주는 환경적 요소들에 대한 예측력을 높이는 것이 선행돼야 하며, 건설생산시스템의 효율을 높이는데도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나아가 건설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윤리·투명경영 강화 등 자정노력과 문화산업으로써 건설산업 위상 제고 및 건설산업의 사회적 책임 이행 등 다양한 노력을 병행해 나가야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