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중공업, 공항건설기술 으뜸 세계무대 ‘종횡무진’
한진중공업, 공항건설기술 으뜸 세계무대 ‘종횡무진’
  • 이경운 기자
  • 승인 2012.06.18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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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역사의 현장을 가다] 필리핀 라긴딩안 공항

필리핀 라긴딩안 공항 전경.

필리핀 진출 건설사 중 시공실적 1위… 현지화전략 대성공

인천국제공항 주관사 위상… 동남아·중동 등 수주영역 확대 

한진중공업 건설부문(대표이사 송화영)이 필리핀의 3대섬 중 하나인 민다나오(Mindanao)섬 중북부 미사미스 오리엔탈주(Misamis Oriental)에서 라긴딩안(Laguindingan) 공항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2008년 착공한 이 현장은 약 5년간의 공사기간을 거쳐 내년 상반기 준공을 앞두고 마무리작업이 한창이다. 공사금액은 약 1,200억원 규모다.

한진중공업은 약 2.5km의 활주로와 여객·화물터미널 등 건축, 토목, 기계, 전기 공항시설 일체의 시공을 담당하고 있다.

라긴딩안 공항은 노후된 기존 카가얀(Cagayan) 공항을 대체해 민다나오섬의 새로운 관문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이어 필리핀의 인프라 수요를 충족시키고 지방의 균형발전에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 공항건설기술 세계 최고

한진중공업은 국내 공항건설 분야에서 독보적인 실적을 자랑한다. 우리나라의 대표 관문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쌓아가고 있는 인천국제공항을 비롯해 김포, 김해, 제주, 양양, 대구 등 국내 공항건설 공사에는 빠지지 않고 참여해왔다.

특히 건국 이래 최대 규모의 국책사업으로 주목받았던 인천국제공항 공사에 주관사로 참여하며 공항건설 분야의 선두주자로서 그 위상을 확고히 했다.

한진중공업은 이러한 풍부한 실적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해외 공항건설 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현재 필리핀 라긴딩안 공항과 오만 두큼 공항을 건설 중이며, 동남아 및 중동을 중심으로 수주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 해외건설현장을 누비다

한진중공업은 1971년 미국의 신탁통치령이던 포나페 상하수도 공사를 시작으로 해외시장 개척에 나섰다.

1972년 말레이시아(사바주 타와우항 공사), 1973년 사우디아라비아(움라지-알와지간 도로공사)에 진출했고, 같은 해 국내업계 최초로 필리핀(민다나오섬 도로공사)에 진출했다. 1975년에는 이란에서 사업을 수주하며 건설한국의 영토를 넓혔다.

이후 이라크, 나이지리아, 괌, 미국, 일본, 홍콩, 중국 등 세계 곳곳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두며 성장발판을 마련했다.

특히 한진중공업은 필리핀에 진출한 외국건설사 중 시공실적 1위를 기록하며 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973년 민다나오 도로공사를 시작으로 40여 년간 디바오 국제공항, 바탕가스 항만, 각종 교량, 도로건설 등 총 33억불 규모 72개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현재에도 6개 현장에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2005년에는 총공사비 2억5,000만불 규모의 마닐라 경전철 공사를 7년여 만에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며 한진중공업의 명성을 현지인들에게 각인시켰다.

이러한 기반을 바탕으로 2005년 필리핀 정부와 MOU 계약을 체결, 필리핀 수빅만 경제자유구역(70만평)에 총 7,000억원을 투자해 조선소 및 철구공장을 건설했다.

이어 2008년에는 약 1억불 규모의 라긴딩안 공항공사를 수주·시공하며 필리핀 인프라 구축의 최강자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

 

◇ 필리핀 현지화 전략

한진중공업이 필리핀에서 거둔 성과는 적극적인 현지화 전략이 있었기 때문이다.

1973년 마닐라 지점을 개설한 한진중공업은 필리핀 정부 및 국민과의 친밀한 유대관계를 맺는데 주력했다. 또한 전문적인 지식과 독자적인 노하우를 축적함으로써 현지인들에게 인정받는 기업으로 이름을 알렸다.

그 결과 필리핀 현지인들조차 한진중공업에 근무하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며 이직률이 높은 필리핀에서 10~20년씩 장기 근무하는 결과로 나타났다. 직원 자녀들에게 학자금을 지원하는 등 과감한 복지정책도 현지화전략이 결실을 맺게 한 노력이다.

한진중공업이 국내 조선소의 협소한 부지를 극복하기 위해 수빅만에 조선소를 짓기로 결정한 것은 이같은 건설부문의 현지화 전략이 있었기 때문이다.

착공한 지 불과 3년 만에 준공된 수빅조선소 건설 공사는 70만평이라는 규모보다 필리핀에서 한진중공업의 신인도와 추진능력을 재차 입증함으로써 국내외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향후 한진중공업은 현지법인을 통해 사업 다각화와 수익경영을 추구한다는 계획으로, 핵심 기술인력 확보를 위한 현지 엔지니어와 필리핀 시장을 선도할 마닐라지점의 중간관리자 육성 계획도 속속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