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환 소방방재청장에게 듣는다
■이기환 소방방재청장에게 듣는다
  • 장정흡 기자
  • 승인 2012.05.27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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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예방·대응능력 강화 범 국민운동으로 확산돼야”

건축물 안전관리 ‘건물주 중심’ 전환… 국민 자율안전 유도

공공시설물 내진성능 확보 37.7%… 2030년까지 80% 제고

올 내진보강 3천억 투입… 인센티브 지원 등 내진성능 강화 만전

소방방재청 이기환 청장.
“국가안전은 정부는 물론 범 국민적 차원에서 벌여야 할 국민운동입니다. 미리 알고 대비해야만 불가피한 재난을 최소화할 수 있지요.”

‘재난에 강한 나라’를 만드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한 국가재난 총괄기관의 소임임을 강조하는 이기환 소방방재청장.

소방간부 후보생 제2기로 국가재난 예방관리와 인연을 맺어 온 그는 행자부 소방학교 교학과장, 소방방재청 대응기획과장, 소방정책국장, 소방방재청 차장 등 주요 요직을 두루 거치고 지난 해 7월 소방방재청 청장에 취임, 35년 외길을 걷고 있는 소방방재 업무의 달인으로 통하는 인물이다.

소방과 방재, 행정기능으로 3분화 돼 있는 현행 시스템을 보다 효율적으로 보완, 발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견해를 밝히는 이기환 청장.

4천8백만 대한민국 국민생명 지킴이로서의 사명감이 타의 추종을 불허하고 투철한 국가관이 돋보이는 그에게 ‘2012 소방방재 정책 추진 현황 및 중점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2012년 소방방재청의 주요 정책방향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 ‘재난에 강한 나라, 안전한 국민’을 금년도 정책목표로 정하고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우선 친서민 안전대책을 적극 추진함으로써 국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저소득·소외계층 등 재난취약가구 안전서비스 추진, 소방관서 ‘119 생활안전대’ 편성을 통한 생활밀착형 안전관리 지원체계를 마련하고, 대한민국 사회발전의 한축이 되고 있는 외국인·다문화 가정의 안전대책도 적극 추진 중에 있습니다.

소방방재 산업육성과 자율안전관리체계 구축 등 기업 친화적인 정책도 추진해 나갈 계획입니다. 소방용품과 장비시장의 활성화를 지원하고 자연재해를 줄일 수 있는 신기술 개발 및 실용화를 촉진하며, 다양한 인센티브 제공 등을 통해 민간부분의 경쟁력을 적극 뒷받침해 나가고 있습니다.

또한 건축물 안전관리를 ‘관 중심’에서 ‘건물주 중심’으로 전환하는 등 국민위주의 자율안전관리체계를 구축해 나가고 있습니다.

아울러 고객감동 소방서비스를 강화해 국민에게 신뢰받는 소방상 구현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119와 1339로 이원화된 응급의료체계를 119로 통합하고, 소방장비의 현대화와 함께 소방관의 현장대응 역량을 강화하겠습니다.

소방공무원 정신건강 관리체계 구축과 현장 활동 중 안전사고 방지대책을 마련하는 등 소방력 보강이 국민 눈높이에 맞는 소방서비스 제공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이와 더불어 과학적 재난대비 시스템을 구축해 기후변화 및 각종 재난에 적극 대응해 나가겠습니다.

기후변화를 고려한 방재기준 가이드라인과 지역특성을 고려한 방재시설별 성능목표를 설정하고, 소하천 정비 등 재해예방 사업을 확대함으로써 기후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갈 계획입니다.

-제6회 방재산업전 개최 주요내용과 방재산업 촉진을 위한 계획은 무엇입니까.

▲ 21세기 기후변화로 인한 재난 대응능력 강화 및 경감을 위해 방재산업의 육성과 발전이 매우 중요한 시기입니다.

따라서 방재청은 방재산업의 육성·발전을 위해 방재신기술 지정제도, 기후변화 방재산업전 개최, 방재기술연구개발 등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특히 방재신기술로 지정된 제품은 우수조달물품으로 지정하는 등 인센티브 부여를 위해 관련부처와 협의 중에 있습니다.

29일 개최되는 방재산업전은 지난 2007년부터 개최해 올해로 6회째를 맞이하고 있으며, 지난해까지 총 28개국, 520개 업체가 방재관련 기술·제품을 홍보하고 판촉활동을 펼침으로써 국내방재기술·산업 육성의 장으로 자리매김 했습니다.

이번 전시회에는 총 90개 기업이 참여해 홍수·지진·산사태·폭설 등 다양한 유형의 자연재해를 예방·복구하는 기술·제품 등을 체계적으로 관람할 수 있도록 전시관을 구성했습니다.

이에 따라 관람자 및 구매자들이 첨단IT 방재기술과 방재제품에 대한 정보를 습득함은 물론, 다양한 제품을 한자리에서 비교해 우수한 제품을 구미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또한 산업전 기간 중 ‘아시아 태풍위원회 방재분과 회의’ 등 국제회의와 국내방재관련 학·협회에서 주관하는 학술발표 및 세미나 등 15개 주제의 컨퍼런스를 동시에 개최할 예정입니다.

앞으로도 방재청은 방재성능 인증제도 도입과 인센티브 확대 등을 통해 방재산업 육성정책을 적극 추진할 계획입니다.

-기후변화에 대비한 과학적 재난대비 시스템 구축현황과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지요.

▲ 지난 2010년 9월과 2011년 7월 짧은 기간 동안 유례없는 집중호우로 광화문 광장이 침수되고, 우면산 산사태 등으로 많은 인명과 재산피해가 발생하는 등 기후변화에 따른 ‘극한 기상현상’이 일상화 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또한 하천유역과 도심지 홍수가 증대되는 등 피해양상도 종전과는 다르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후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선진 일류 안전시스템’ 구축을 위해 총리실 주관으로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 ‘재난관리 개선 민관합동 TF’를 구성했습니다.

기후변화를 고려한 방재기준 재설정과 산사태 예측시스템 고도화 및 모니터링 체계 도입, 재해취약시설 조기 정비 등 163개 과제를 발굴해 ‘재난관리 개선 종합대책’을 마련했습니다.

현재까지 한국 확률강우량도 개정, 건축물 저류조 설치대상 확대 등 12건이 완료됐고, 나머지 151건은 중장기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입니다.

-공공시설의 내진보강 현황과 앞으로 조기 완료를 위한 추진은 어떻게 계획하고 있는지요.

▲ 현재 대한민국은 건축물, 댐 등 31종의 시설물에 대해 내진설계를 적용토록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공공시설물 중 내진성능이 확보된 시설물은 전체 37.7%에 불과합니다.

이와 관련 내진성능확보율을 제고하기 위해 지난해 ‘기존 공공시설물에 대한 내진보강 기본계획(11~15)’을 세우고 2030년까지 내진성능확보율을 80%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그 어느 해보다 많은 1,585억원을 투자해 14종 시설 332개소가 추가 내진보강 됐습니다. 하지만 이는 전년대비 0.3% 증가한 수치에 불과합니다.

올해는 총 3,044억원을 투자할 계획으로 전년대비 192%의 예산증가를 보이고 있지만 이는 기본계획에서 목표달성을 위해 계획한 예산 43% 불과한 실정입니다.

따라서 내진보강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시설별·부처별 내진보강 추진실적을 국민에게 공시토록 하겠습니다.

아울러 민간건축물에 대한 내진보강을 활성화하기 위해 취득세, 재산세 등 지방세 감면 등의 인센티브 지원방안을 적극 추진하겠습니다.

-소방대상물의 자율안전관리체계 구축실태와 앞으로의 계획은.

▲ 최근 발생한 부산 ‘시크노래주점’ 화재사고로 다수의 인명피해가 발생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하며, 항구적인 유사사고의 재발방지를 위한 근원적 안전관리개선 대책을 마련, 추진 중에 있습니다.

이와 관련 지난 2월 5일부터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의 개정으로 기존 소방검사가 소방특별조사체제로 전환됐습니다.

소방특별조사 체제는 소방시설 등에 대한 유지관리를 민간중심 자율안전관리 체제로 전환해 관계자의 자율적인 화재예방 책임의식을 바탕으로 궁극적으로는 국가와 국민이 함께하는 자기책임제 실현에 그 목표가 있습니다.

아울러 건축물의 관계자에게 자율성이 보장된 만큼 정부에서도 제도 실효성 제고를 위해 소방대상물에 대한 표본조사를 실시해 위법사항 적발 시 시설보완을 위한 조치명령은 물론 별도로 과태료 부과 등 강력한 행정조치를 실시할 방침입니다.

-국민들께 안전한 삶을 위해 가져야할 마음가짐에 대한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 최근 재난 상황은 폭우, 지진, 지진해일, 화산폭발 등 재난 유형이 다양화 됐고, 그 환경이 크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재난·재해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건강, 재산을 보호하고, 안전한 사회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정부기관 뿐만 아니라 국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국민들도 안전에 대한 관심과 참여, 자기책임의식이 필요하며, 편안하고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방재청도 안전문화 확산과 재난예방을 위한 정보제공 및 국민안전의식을 고취시켜 실질적인 재난예방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국민여러분께서도 부주의한 행동이나 사소한 실수로 인해 귀중한 생명이나 재산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일선 현장에서 안전원칙을 준수할 것을 당부드립니다.

대담=김 광 년 本報 편집국장

정리=장정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