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오기영 군사시설기획관에게 듣는다
국방부 오기영 군사시설기획관에게 듣는다
  • 하종숙 기자
  • 승인 2012.05.21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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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시설물 예산 효율적 집행에 만전… 국가 안보 강화 총력”

“軍 시설물 예산 효율적 집행에 만전… 국가 안보 강화 총력”

올 국방부 시설분야 총예산 2조5천411억… 군수예산 다음 ‘최고’
병영시설 현대화 조기 완료․군소음특별법 등 관련 법률 신설에 만전
하반기 국방대학교 이전사업 등 대형공사 일괄․기술제안 입찰 실시
대형공사 사전 공지로 턴키사업 품질 확보 등 선진건설문화 정착 앞장


“국방부를 둘러싼 대외 환경의 급속한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해 차별화된 정책 추진으로 병영시설 현대화, 국책사업의 원활한 추진, 효율적인 시설예산 집행으로 국가안보와 지역경제 활성화에 역량을 결집하겠습니다.”
군 시설물 집행을 총괄 지휘하는 국방부 군사시설기획관 오기영 국장의 일성이다.
취임 4개월이 지난 오 국장은 국방부에서만 33년… 기술고시 출신으로 시설국에서의 대부분의 경력은 ‘시설달인’으로 불리는 군시설 행정전문가다.
2012년도 국방부 시설분야 총예산은 2조5,411억원… 이는 군수예산 다음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전체 국방부 예산의 7.7%를 차지한다. 건설과 일생을 함께 한 오 국장을 만나 올 대형공사 발주계획 등 주요 업무 추진계획을 들어봤다.

대담 = 김 광 년 本報 편집국장


- 국방부 군사시설기획관실을 주도하고 있는데 향후 중점 정책 추진방향은 어디에 초점을 두고 있는지요.

▲ 국방부 군사시설기획관 업무 수행을 하며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무엇보다도 최근의 건설 환경이나 국방부를 둘러싼 대외 환경의 변화속도가 워낙 빨라 이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국방부에서 시설분야의 비중은 상당히 높습니다. 올 시설분야 총예산은 일반회계 기준으로 2조5,411억원으로, 이는 금년 국방예산 32조9,576억원의 7.7%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인건비, 급식․피복 등 병력운영의 필수비용을 제외한 전력유지비 중 군수예산 다음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또한 시설분야는 우리 군 장병들이 생활하는 병영생활관, 군관사, 간부숙소, 일반시설 등을 건설하는 업무이므로 전투력 발휘의 기본적 토대가 된다는 차원에서도 그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봅니다.

이러한 막중한 중책을 맡고 있다는 생각에 늘 부담감을 가지고 있습니다만, 저만의 긍정적인 사고와 적극적 업무자세로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 중점을 두고 추진하는 역점분야는 무엇인지.

▲ 제가 역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는 사업은 먼저, 병영시설 현대화 사업입니다.
병영시설 현대화사업은 지난 2003년부터 시작, 병사들이 생활하는 병영생활관을 과거의 ‘소대 단위의 침상형’에서 선진국형이라 할 수 있는 ‘분대 단위 침대형’으로 개선하는 사업입니다.

또한 1인당 점유면적을 과거 일인당 2.3㎡에서 현재 6.3㎡로 신세대 장병들의 체격조건을 고려해 확장했습니다. 특히, GOP나 격오지에 위치한 부대를 우선적으로 개선, 최일선 방어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장병들의 편의를 우선 고려했습니다.

이 사업은 당초 2015년 완료예정이었으나 대통령․장관 특별지시로 완료시기가 2012년까지 목표량 모두 조기발주될 예정입니다. 2011년 말 기준 95% 개선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군인가족들이 거주하게 되는 군 관사의 경우도 과거 협소한 형태를 탈피, 국민주택 수준인 80~126㎡로 확대하고 디자인도 최신화해 유명 브랜드 아파트 못지않은 수준과 품격을 갖추게 됐습니다.

동빙고 대우 푸르지오 아파트는 첫 사례로, 한강이 내려다보이는 전망과 브랜드 아파트는 삶의 질 뿐만아니라 품질을 크게 제고했다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다음으로는 대구, 수원, 광주 등 대도시 소재 군공항의 소음 및 이전대책 마련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현재 군 공항 주변의 지역주민들은 전투기 소음피해로 인한 건강권 및 재산권 등 기본적 권리를 침해받고 있으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 국방부는 소음문제에 대해서는 군소음특별법 제정으로, 이전문제에 대해서는 군 공항 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정을 통해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오는 6월에 개원 예정인 19대 국회에서는 관련 법률들이 통과될 수 있도록 제반 노력을 경주해 나갈 예정입니다.

군소음특별법이 통과된다면 방음벽, 방음창 설치와 같은 소음대책사업 추진에 최소 1조원 이상의 예산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되며 또한 군 공항 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근거를 두고 이전사업, 주변지역 지원사업, 종전부지 개발사업이 진행된다면 수 조원 규모의 국책사업이 추진돼 안보와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시설예산 집행의 효율화에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고 있습니다.

시설건설 분야는 사업계획 변경이나 설계 및 발주 지연, 총사업비 변경 확정 지연 등으로 인해 연례적으로 집행부진이 지속돼 온 것이 사실입니다.

따라서 집행 부진으로 인한 예산의 이월 및 불용을 최소화하고, 집행의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국방부 차원의 시설분야 집행점검단 회의 정기적 개최는 물론 주요 부진사업들을 대상으로는 직접 현장점검을 실시하는 등 현장에서 답을 찾으려는 노력들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특히 내년도 예산편성시에 시설사업의 집행실태를 분석한 자료를 기초로 이월 및 불용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최대한 긴축기조로 편성했을 뿐만아니라 다년차 사업의 경우 초년도에는 총사업비의 10%만을 편성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는 등 제도개선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 그 외에도 올 중점 추진 분야는 무엇입니까.

▲ 많은 현안들이 산적해 있습니다만 반환미군기지 환경오염 정화사업과 송파지역 군 부대 이전사업(특전사, 정보학교 등)의 정상적 추진이 중요하다고 하겠습니다.

작년 발생한 캠프 머서 사건으로 촉발된 주한미군기지 환경오염문제는 장병들과 지역주민들의 건강문제를 최우선에 두고 모든 조사과정을 신속히 공개하고, 지역주민과 시민단체의 참여를 전제로 문제를 해결해 왔고, 이러한 공개와 참여의 정책기조를 모든 사안에 있어 계속해서 유지해 나갈 것입니다.

위례신도시 보금자리주택 공급문제로 널리 알려졌던 송파지역 군부대 이전사업 역시 국민적 관심이 높은 사업이라고 하겠습니다.

특히 이같은 대규모 건설사업들은 지자체, 지역주민 등 관련 이해당사자들이 다수 존재하고, 또한 이들의 이해관계가 밀접히 관련돼 있어 국방부에서도 당사자들 사이에 긴밀한 협의를 통해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도록 세밀히 조율해 갈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 전체 국방예산에서 군사시설 분야 예산의 큰 비중은 시설예산의 절감과 효율적인 집행에 대한 전략이 요구되고 있는데요.

▲ 예산집행 효율화는 국회, 재정당국 등 외부로부터 가장 빈번히 강력하게 제기되는 요구입니다.

특히 기회비용의 관점에서 접근해 이월이나 불용된 예산이 다른 긴요한 부분에 사용됐다면 국가 전체적으로 얼마나 효율적일 것인가라고 문제를 제기하는 경우 이월과 불용은 없애야만 하는 일종의 해악이 되는 것입니다.

이에 국방부에서는 상반기 조기집행과 이.불용 최소화를 위해 전방위적인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먼저 차관 주관의 국방경영효율화 점검단을 구성해 각 군의 예산집행 과정을 모니터링하고, 제도개선 과제를 체계적으로 발굴해 예산의 효율적 집행문제를 적극 해결해 나가고 있습니다. 그결과 점검단 회의는 무려 34차에 걸쳐 진행, 2조원 이상의 예산을 절감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연례적 이.불용이 많았던 분야인 시설건설분야의 경우 제가 주관하는 시설분야 집행점검단을 별도로 구성, 시설건설분야 예산만을 대상으로 집중적으로 집행과정을 모니터링하고 있습니다.

또한 주요 집행 부진사업을 대상으로 직접 현장을 방문, 집행 부진사유 및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의 성과로 현재 4월 말 기준으로 목표 대비 90% 이상의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 시설조직 통합으로 국방시설본부가 모든 군 건설공사를 일괄 집행하고 있습니다. 군 시설분야의 국방시설본부 체제 변화 후 효과는 무엇인지요.

▲ 올 초 본격 출범한 국방시설본부는 과거 각 군에서 집행하던 군 건설공사를 통합해 집행하는 건설전문조직입니다.

과거 육군의 야전 공병부대는 전투임무와 시설임무를 병행, 수행해 왔습니다. 이로 인해 전투병과인 공병이 전투공병임무보다 오히려 시설임무의 비중이 높아 전투력 발휘가 제한, 전투중심의 군조직 건설에 역행하는 것이 돼 공병에서 시설임무를 분리, 통합된 건설집행전문조직에서 이를 수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 시설조직 통합의 근본적 배경입니다.

물론 육ㆍ해ㆍ공 별도의 시설조직 운영에 따른 사용부대의 만족도 차이나 비효율성의 개선, 국유재산 관리업무의 중복 등으로 인한 업무 비효율의 문제점을 개선하고자 하는 것 역시 통합의 배경으로 작용했습니다.

출범한지 6개월 정도 밖에 지나지 않은 상황임을 고려한다면 시설본부 출범 이후의 긍정적 효과와 부정적 효과 등을 객관적으로 검증하고, 이에 대한 평가를 내리기에는 업무효율성 뿐만 아니라 전투대비태세 향상 등 측면이 있어 아직 이른 것 같습니다만, 매우 긍정적으로 기대합니다.

시설본부가 국방부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항상 더 높은 가치의 군 시설을 효율적으로 제공하여 군의 미래를 건설한다’는 미션을 설정하고, ‘GREAT Engineer’를 슬로건으로 BI(Brand Identity)를 확정했습니다. 투명하고 전문적이며 효율적인 건설전문조직으로 거듭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겠습니다.

- 최근 BTL 사업 추진현황과 향후 추진방향에 대해 말씀해 주시지요.

▲ BTL은 임대형 민간투자시설사업(Build-Transfer-Lease)의 약어로 민간이 시설을 건설한 후 그 소유권을 국가에 이전하고, 이후 민간은 시설관리운영권을 획득해 20년간 임대료를 국가로부터 받음으로써 투자비를 회수하는 방식입니다.

국방부는 2005~2014년간 5조1,820억원을 투자해 육군생활관 180개 대대, 해ㆍ공군생활관 94동, 군관사 2만1,753세대, 독신자숙소 2만1,211실 규모의 건물을 BTL 방식으로 건설할 예정입니다.

BTL방식은 민간의 자본과 기술을 적극 도입, 공공부문에서 민간의 창의와 효율을 적극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대신 민간이 제안한 사업계획서 평가 및 사업시행자 선정, 협상과정 등 복잡한 절차와 과정을 거치다 보니 재정사업에 비해서는 사업기간이 길어지는 문제가 있습니다.

향후 BTL 사업의 추진방향은 우선은 현재 추진하고 있는 병영시설 현대화 사업을 목표대로 2014년까지 준공, 병사들에게는 쾌적한 시설에서 군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하고 군 간부와 군인가족들에게도 주거여건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직업군인으로서의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해 드릴 예정입니다.

특히 주거시설 개선이 일단락 된 후에는 교육ㆍ의료ㆍ 군수정비시설 등 국방예산의 한계로 개선이 지연되고 있는 군 시설의 건립에 BTL 방식이 적용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나갈 예정입니다.

BTL사업 뿐만아니라 군 시설사업은 건설산업 시장 확대에도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 하반기 대형공사 주요 발주계획은 어떻게 진행되는지요.

▲ 국방부는 대형공사 발주 정보를 국가종합전자조달시스템인 나라장터에 공지하고 있습니다.

이는 건설업체의 가장 큰 관심사가 사업이 언제 입찰 공고되나 하는 것인데, 이에대한 정보를 공식적으로 획득하는데 애로가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턴키사업의 경우 기본설계 기간 확보 등을 위해 미리 공지, 충분한 시간을 갖고 대비토록 하는 등 건설업체들이 최고의 품질로 군시설공사를 수행토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이는 곧 군시설물의 품질 확보 및 전투 경쟁력 제고 뿐만아니라 선진건설문화 정착에도 일익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올 대형공사 주요 발주계획에 따르면 이달 사업비 2,090억원 규모의 위례아파트 신축 프로젝트, 1,313억원 규모의 제주 해군기지 육상시설 1공구 사업이 일괄 집행될 예정입니다.

또한 일괄입찰로 실시되는 사업 중 이달 입찰안내서 심의가 있는 ‘해군 창원관사 건립’ 프로젝트(661억원)를 비롯 모듈러공법이 적용되는 ‘간부숙소’사업(618억3천만원)과 ‘병영생활관’ 사업(441억원), 서울기지 주활주로 재포장(724억원), 국방대학교 이전사업(2,763억원) 등이 하반기 입찰안내서 심의가 계획돼 있습니다.

기술제안입찰로 발주되는 사업은 1천182억원 규모의 ‘미8군사령부/IMCOM-P’사업, ‘BCTC 및 단기체류 독신자숙소’(580억원)사업, ‘미 한국사령부’ 사업(1,486억원), ‘통신센터’사업(2,132억원) 등이 하반기 입찰안내서 심의가 있을 예정입니다.

- 군시설 행정전문가로 시설달인으로 불리고 있는데요. 향후 계획을 부탁합니다.

▲ 군시설물 사업 수행은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막중한 책임이 강조됩니다. 무엇보다도 군시설물 예산의 효율적인 집행에 만전을 기울이겠습니다.

특히 건설사업 집행시 투명성 제고는 물론 지속가능성을 염두에 둔 다각적인 방안 실현으로 선진 건설문화 정착에 일익을 담당하겠습니다.

턴키사업의 경우 충분한 기본설계 기간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국내 건설 환경은 이에 미흡한 것이 사실입니다. 국방부가 앞장서 턴키사업 수행시 미리 공지, 충분한 기본설계 확보 시간을 부여해 품질을 제고하고 사전 리스크 제거 등 제대로 된 건설문화 조성에 앞장서겠습니다.

또한 예산의 조기집행 등 경영 효율화를 통해 민간과 군이 함께 성장, 공생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 주력하겠습니다.

정리=하종숙 기자 hjs@ikl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