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권기영 원장
[인터뷰]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권기영 원장
  • 조성구 기자
  • 승인 2021.08.24 11: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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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전환, 그린 뉴딜·탄소중립 이행 조직 거듭날 것"
지속 가능한 성장과 국민 삶의 질 제고 비전 실현 매진
에너지기술 경쟁력·R&D 혁신·미래 지향 기술개발 저변 확대 목표
'에너지원별' 조직 구조 개편…직속 PD 구성, 실행력 강화 나서
권기영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신임 원장.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권기영 원장.

[국토일보 조성구 기자]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이하 에기평)은 에너지기술 개발과 인력양성, 기술사업화를 지원하는 에너지 연구개발(R&D) 전담기관이다.

에너지 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에기평은 지난 달 권기영 원장을 새 수장으로 맞았다.

권기영 원장은 취임식에서 '에너지전환을 통한 지속 가능한 성장과 국민 삶의 질 제고'라는 비전 실현을 취임 일성으로 밝혔다.

또한 에너지 분야 국가 산업기술 경쟁력 제고, 기술개발(R&D) 혁신, 에너지산업 육성, 미래 지향적 에너지 R&D 저변 확대에 대한 포부를 밝히며 에기평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 같은 목표 달성을 위해 최근 에기평은 권기영 원장 취임 후 첫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에너지산업의 탄소중립을 선도적으로 실현하기 위해 기존 기능별 조직 구조를 '에너지원별' 중심으로 개편, 실행력을 높이기 위함이다.

또한 원장 직속 PD단과 직속 부서 2개 실 외 4본부를 재편해, R&D 기획, 평가, 성과창출 전주기 쇄신을 통한 경제성장과 고용 창출, 신산업 발굴 등, 정부 혁신성장 정책을 견인하는 최적 조직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권기영 원장을 만나 앞으로의 계획을 들었다.

- 원장 취임을 축하한다. 역할이 막중하다.

▲ 올해 에기평은 기관 설립 이래 최초로 1조원 이상의 예산을 집행하고 있다. 그 만큼 책임도 무거워졌다. 앞으로 에기평은 그동안의 성과를 계승하는 동시에 탄소중립의 기틀을 마련하기 위해 여러 가지 혁신을 단행할 계획이다.

특히 혁신을 위한 첫걸음으로 2050 탄소중립, 그린뉴딜 수행에 최적화되도록 에기평 내부 조직을 개편했다. 기후 변화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에너지산업 구조의 변화가 필요한 상황에서 에기평은 에너지원별 전문 조직으로 재편됐다.

또한 대외적 조직 위상 제고에 높은 가치를 두고 다양한 국제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등, 기관의 대외협력 구조를 비즈니스 중심으로 구축할 예정이다. 혁신기술, 융합형 인재의 에너지 분야 진출 지원을 확대하고, 에너지 벤처 활성화를 위한 포럼, 코칭, 연구인력·기업 매칭 컨퍼런스 등도 새롭게 기획할 것이다.

나아가 노사상생을 가치로 건강한 조직을 만드는 동시에 노사 간 파트너십 강화에 중점을 둬 자율적, 합리적 문제해결이 가능한 발전된 노사문화와 반부패청렴 조직문화를 구축하고, 공정하고 투명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가치실현, 국민과 함께 호흡하는 책임경영 실천을 위해 노력하겠다.

- 탄소중립이 세계적 화두다. 관련 기술력이 중요하다. 에기평 역할은.

▲ 2050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2030년까지 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할 기술혁신에 집중해 조기 성과 창출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기관의 조직 구조를 정부 정책 이행과 산업계 비즈니스 연계 성과를 도출하기 위한 효율적인 구조로 개편하고, 과제기획부터 신기술 판로개척에 이르기까지, 전주기적 고찰과 체계적인 대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먼저, 에기평 전 부서가 탄소중립 R&D의 국가 경제성장과 고용창출 기여도를 높이는 방안을 고민해 성과에 집중한다. 두번째로 에너지원별 전문가로 구성된 조직을 운영해 청정에너지 중심의 미래 신산업 정부 정책지원에 집중할 것이다. 또한 논문·특허 위주의 성과 평가 방식을 탈피해 산업 기여도를 평가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 것이다. 이는 국가 R&D 사업화 성과 제고를 위해 개선돼야 할 부분이다. 

신기술의 시장 진입 촉진을 위해 플래그십과제를 선정하고, 이를 집중관리 할 수 있는 PM(Project Manager)도 육성할 계획이다. 플래그십과제는 에너지산업 전반의 경쟁력 제고와 수소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기 위한 대형 중장기 프로젝트다. 즉, 에너지업계의 주력상품을 개발하고 사업화하기 위한 정부와 민간의 대형 협력 사업이다.

글로벌 R&D 전문기구, 국제 산업계와 네트워크를 강화해 에기평의 대외협력 구조를 비즈니스 중심으로 개편한다.

에기평은 탄소중립 R&D를 통해 미래 신산업을 창출해 에너지 분야 일자리를 확대하는 동시에 이를 위한 과정상의 공정성과 투명성, 전문성도 한 단계 도약하는 기관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 에너지기술 국제협력 분야에 에기평의 역할이 중요하다. 관련 계획은. 

▲ 최근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국가 간 공조가 확대됨에 따라 미국, 독일 등 선진국과의 기술협력을 하기에 좋은 여건이 조성되고 있다.

특히 지난 5월 산업부와 미 에너지부 간 '한미 에너지정책대화'가 장관급회의로 격상됐다. 이를 계기로 에기평은 기관 간 협력이 확대될 수 있도록 산업부와 미 에너지부와 긴밀히 협조해 나갈 계획이다.

지난해 말부터 정부는 독일과의 수소에너지분야 기술협력을 위한 연방경제에너지부와 실무협의회를 운영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 중 독일과 그린수소생산 등 공동연구 추진을 위한 협력 분야를 확정할 계획이다.

에기평이 추진 중인 선진국과의 기술협력은 근본적으로 기업이 참여해 상용화를 지향하는 형태이기에 어려움이 많다. 즉, 상대 국가가 보유하고 있는 우수 기술뿐만 아니라 대상 국가가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해당 국가가 우리 기관과 협력해야 할 메리트가 무엇인지를 파악해야 원하는 성과를 창출할 수 있다.

이를 위해 태양광, 풍력, 수소에너지, 스마트그리드, 효율향상, 에너지저장(ESS) 총 6개 기술 분야에 대해 우리와 협력하고 있는 국가를 대상으로 강점과 약점 등 협력 요소를 분석한 '국제공동연구로드맵'을 수립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 국제공동연구로드맵이 완성되면, 이를 바탕으로 협력이 필요한 국가 또는 해외기관과의 네트워크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그간 정부와 민간 분야의 투자와 노력으로 기술력을 확보한 우리 기업들의 해외시장 진출을 확대하는 것도 중요한 부분이다.

태국, 베트남, 인도 등 신남방국가 진출이 목적인 현지실증연구 지원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기존 정부 간 협력도 강화할 예정이다. 개도국의 경우 국제개발금융기관의 차관을 통해 대규모 입찰로 에너지 관련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경우가 많다. 이 같은 입찰의 경우 초기 프로젝트 기획 단계에서부터 협업이 이뤄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올 하반기부터 개도국의 에너지 신기술 보급을 위해 세계은행에서 추진하는 현지 타당성 연구와 에기평 해외실증연구사업의 연계도 본격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에너지 약소국으로 에너지 R&D도 매우 중요하다.

▲ 화석연료 중심의 에너지 패러다임에서 우리나라는 오랫동안 에너지의 94% 이상을 해외 수입에 의존해 왔다. 하지만 최근 글로벌 에너지 패러다임은 재생에너지와 에너지효율 시장을 중심으로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다. 특히 2050년에는 재생에너지가 전 세계 총발전량 중 88%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 세계적 변화인 탄소중립은 우리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 실제로 미국, 일본, 유럽 등 여러 국가도 탄소중립 관련 산업의 성장동력화를 꾀하고 있다.

에너지 수요관리를 통한 최종에너지 소비 절감, 신재생에너지 공급 확대, 에너지 설비의 전기화를 통한 화석연료 사용감소, 전기화가 어려운 분야의 수소 기반 체계로의 전환 등, 에너지 안보와 신성장동력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전략이 필요한 때다.

다만, 이러한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치열한 에너지 기술혁신이 필요하며, 국내 시장이 해외기술에 잠식당하지 않도록 기술개발 지원과 더불어 혁신기술이 생존할 수 있는 기반조성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

-에기평의 올해 중점 추진 사업은.

▲ 올해 에기평의 중점 추진 사업은 크게 네 가지다.

먼저 재생에너지 중심의 탄소중립 정부 정책 지원 전략을 마련하기 위한 R&D 지원을 확대할 예정이다. 태양광 분야에서는 고효율 태양전지 개발, 단가저감 공정기술과 적용처 다변화 등 신시장·신서비스 창출 기술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이를 통해 태양광 분야의 산업경쟁력을 강화하고 보급 확산에 기여한다. 풍력 분야에서는 핵심부품 국산화 및 신뢰성 제고, 단지 시공 효율화 및 운영 안전성 확보 기술개발 등에 지원해 풍력발전 단지 적기 보급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또한 그린수소 대량생산 기술 및 저비용·고용량의 안전한 수소 저장·운송 기술 확보, 수소 산업생태계 육성을 위한 '수소 활용 기술개발 지원'을 확대한다. 현재 에기평은 수소 생산·운송·저장·활용·안전 등 전주기 핵심기술 확보 및 신뢰성 향상 기술개발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수요부문 효율향상 및 온실가스 감축기술 개발도 집중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효율향상·수요관리 분야에서는 효율향상 증대를 위한 R&D 등에 전략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자원순환 분야에서는 환경과 자원 저감을 고려한 재제조·도시광산 기술개발을 확대하고 있으며, 이산화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분야에서는 CCUS 조기 상용화를 위한 기반 구축, 이산화탄소(CO2) 포집·저장·활용 기술개발 및 실증을 추진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에 대비해, 계통 연계 안정화, 발전제약 해소, 분산전원 활성화를 위한 핵심 인프라 기술인 에너지저장(ESS) 기술개발 및 실증도 적극 지원하고 있다.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권기영 원장.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권기영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