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모델링 전성시대
리모델링 전성시대
  • 이경운 기자
  • 승인 2021.07.16 17: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자리뷰

아파트 리모델링이 전성시대를 맞았다. 열악한 주거환경에 시달린 수요자들의 목마름, 이를 외면한 규제 일변도 정책, 이로 인한 재건축의 답보, 결국 돌파구로 리모델링이 부각됐다. 재건축에 육박하는 돈과 시간이 필요하지만, 부동산가격 폭등이라는 호재에 힘입어 단숨에 성장했다.

추세에 발맞춘 대형건설사들은 앞 다퉈 전담조직을 가동하고 있다.

올 상반기에는 DL이앤씨가 독보적 입지를 굳혔다. 지난 5월 산본 우륵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을 수주한 뒤 수원 영통과 산본 율곡에서 연이은 사업을 따냈다. 대우건설도 올해 리모델링팀을 신설하고 용인 수지에서 사업을 확보하며 순조로운 스타트를 끊었다.

후발주자인 현대엔지니어링은 기존 강자들과 협력하는 컨소시엄 전략을 펼쳤다. 결과는 대성공으로 광명 철산과 송파 가락 쌍용 1차, 수원에서 사업을 수주하며 신성으로 떠올랐다.

전통적인 강자 쌍용건설도 광명 철산을 수주하며 명성을 이어갔고, GS건설도 문정동과 밤섬에서 사업을 확보하는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여세에 힘입어 상반기에만 12개 단지가 리모델링 시공사 선정을 마쳤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리모델링시장은 2020년 17조 3000억원을 기록한데 이어 2025년 37조원, 2030년 44조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리모델링 조합을 설립한 곳도 72개 단지(5만 3890가구)에 달한다. 지난해 말보다 32% 급증했다.

다만, 사업성이 낮다는 점은 걸림돌이다. 지하주차장을 깊이 파는데 돈이 많이 든다. 구조적 한계인 층고를 높일 수 없어 최신공법(층간소음 저감)을 사용할 수 없는 것도 약점이다. 내력벽을 유지한 채 수직·수평증축을 수행해야 하는 평면적 한계도 극복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모델링의 인기는 계속될 전망이다. 주거선호도 높은 입지에 주차난을 겪는 아파트가 있는 한.

리모델링은 공동주택의 장수명을 위한 적극적인 관리수단이다. 수명을 다한 공동주택을 다시 공급하는 재건축과 달리, ‘골조의 100년 수명’을 극대화하고 수요자에게 보다 나은 주거환경을 제공하는 최적의 사업이다.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장점 외에도 주택공급을 늘리는 호재도 있다. 세대 증축에 따라 최대 15%의 일반분양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전망도 밝다. 미래의 리모델링은 저비용으로도 가능해진다. 사업의 관건인 주차장이 충분할 경우, 보다 적은 돈과 짧은 시간으로 공사가 가능하다. 평면 다양화와 일반분양 극대화를 통한 총사업비 절감도 기대된다.

전성기를 맞은 리모델링. 재건축 규제가 리모델링 활성화를 촉진시켰다는 논리보다 ‘도심의 주거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핵심사업’으로 명명되고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