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분양시장 리스크↑… 미분양 관리지역 환매조건부 매입·기존 주택소유자 대출 조정 프로그램 도입 필요하다”
“지방 분양시장 리스크↑… 미분양 관리지역 환매조건부 매입·기존 주택소유자 대출 조정 프로그램 도입 필요하다”
  • 하종숙 기자
  • 승인 2019.10.07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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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산연, 연구보고서 통해 정부차원 선제적 정책지원 촉구

경북·경남·충북 아파트 실거래가, 최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
부울경 위험 가장 크고, 충청권은 재고주택시장, 강원·제주는 신규주택시장 위험 커
중도금 보증 건수 제한 완화·주택도시기금의 민간임대주택 매입자금대출 재개 등 제안

[국토일보 하종숙 기자] 서울과 수도권 부동산시장과는 달리 경북·경남·충북 아파트 실거래가가 최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하는 등 지방 부동산시장의 리스크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어 정부차원의 선제적 정책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원장 이상호)이 지역과 현장에 기반해 전국 지방의 부동산 실태를 조사한 결과 수도권 외곽 부동산시장은 전국 평균 수준보다 더 어려운 것으로 확인, 그 외 지방은 지역 경기 어려움과 주택경기 악화가 금융 리스크로 전이(연체율 상승, PF 부실 등)될 가능성이 확대되고 있어 미분양 관리지역을 중심으로 정책 지원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건산연은 ‘지방 주택시장 리스크 진단 및 대응방안’ 주제의 연구보고서를 통해 지방 시·도를 중심으로 재고 주택가격 하락, 하락세 장기화, 미분양 적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고 경고했다.

아파트 실거래가 기준으로 살펴보면 경북·경남·충북은 최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했고, 울산·충남·강원·부산은 10% 이상 하락했다. 하락세도 지속되고 있다. 충북·경북·충남·경남은 40개월 이상, 제주·울산·부산·강원·전북은 20개월 이상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건산연은 지방 중소도시 주택시장은 지역 경제 악화 여파를 직접적으로 받아 재고 주택가격 하락폭이 크다고 설명했다. 건산연에 따르면 아파트 시세 기준 최고점 대비, ▲경남 거제시 -34.6% ▲창원시 의창구 -22.6% ▲울산 북구 -22.5% ▲경북 포항시 북구 -22.6% ▲충북 충주시 –17.7% ▲전북 군산시 17.2% 등으로 조사됐다.

건산연은 부울경 리스크 가장 크고 재고 주택시장 및 신규시장 모두에서 리스크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충청권은 재고 주택시장 중심이라면, 강원과 경북은 신규주택 시장을 중심으로 리스크가 크다는 것. ‘부울경’은 수도권 다음으로 큰 시장이나 단기간 리스크 해소 가능성 낮고, 연체율도 전국 최고 수준으로 경남 신규시장 중심으로 금융리스크가 현실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충청권’은 주택시장 리스크 해소 가능성 높으나 충·남북 지역의 가격 하락세가 장기로 이어지면서 지역 경기가 어려운 상황이며 기타대출 증가, 연체율 상승 부담도 존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경권’은 대구와 경북의 차별화가 극심한 지역으로 경북 중소도시의 대출구조, 펀더멘탈 고려하면 주택가격 하락, 미분양 적체가 장기화될 가능성 존재할 뿐만아니라 현재 준공 후 미분양도 가장 많이 적체된 지역으로 평가됐다.

‘전라권’은 상대적 우위 유지하고 있으며 물량 변동성도 낮은 편으로 다만, 특정 지역(군산시 등)의 연체율이 높아 지역 경기 악화로 주택시장이 영향 받을 가능성이 존재하는 것 뿐만아니라 매매가격 대비 전세비율이 높아 매매가격 하락 변동성에 취약한 구조적 특징을 지닌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는 아파트 외, ‘강원’은 아파트 공급 증가가 지속되고 있는데 주택 유형은 다르나 이에 따른 대출 증가 부담은 동일한데 특히, 강원의 미분양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어 신규시장 리스크가 이어질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분석됐다.

무엇보다도 건산연은 어려운 지역 경기 상황과 주택 경기의 악화가 금융 리스크로 전이(연체율 상승, PF부실 등)될 가능성 높아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건산연은 수도권은 주택담보대출 평균 LTV(2019년 2/4분기, 49.4%)는 하향 안정세지만, 지방은 주택가격 하락 등의 영향으로 오히려 평균 LTV가 상승(56.2%)하면서 리스크가 확대 중으로 올들어 대부분의 지방 시도의 연체율이 올라갔는데 울산, 경남은 1.75%까지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신규시장의 금융상품은 사업 기간에 기만한 단기 만기구조로 기업의 재무능력이 낮을 때는 리스크 현실화가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을 우려했다.

2019년 4월 말 기준, 경남의 HUG 분양보증사고 금액은 2천22억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관련 건산연 허윤경 실장은 “주택담보대출은 비교적 하향 안정세이나 최근 2∼3년간 비교적 고금리인 기타 대출이 증가하면서 지방 가계대출의 질적 구조가 악화됐다”며 “신규시장의 공급자 금융 리스크도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따라 건산연은 금융리스크 현실화 가능성은 높은 미분양관리지역에 대한 대출 규제 완화, 환매조건부 미분양 매입 등 지원책이 필요할 뿐만아니라 특히 재고주택시장에 대해서는 기존 주택소유자 대출 조정 프로그램 운영 검토, 리스크가 큰 지방시장에 대해서는 리스크 분담 차원에서 규제 완화가 시급하다고 제안했다.

또한 건산연은 미분양관리지역에 대해 환매조건부 미분양 매입 등 신규 분양시장 리스크를 감소시킬 수 있는 방안 모색이 요구된다고 제안했다.

건산연은 다주택자가 리스크를 분담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주택도시보증공사의 보증 건수 제한 완화, 주택도시기금의 민간임대주택 매입자금대출 재개 등과 함께 금리, 대출 기간 등 대출 조건 변경을 통한 기존 주택소유자 대출 조정 프로그램을 운영해 재고주택 안정화 지원 정책도 필요하다고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