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의 날 / 안의환 전진그룹 회장
건설의 날 / 안의환 전진그룹 회장
  • 홍성일 기자
  • 승인 2008.06.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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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성장 기초는 창조다"

전진그룹, 끈질긴 집념이 이뤄낸 결과물

 

전진그룹은 모회사인 전진중공업과 자회사인 전진CSM으로 구성돼 있으며 주력제품인 콘크리트 펌프카, 플레이싱붐, 타워크레인을 제조.판매하고 있는 건설장비 전문업체다.

 

콘크리트 펌프카는 콘크리트 타설에 필요한 펌프와 콘크리트를 운송하는 배관을 일체화한 이동식 콘크리트 타설장비로 전진은 기존 콘크리트 펌프의 상부장치를 수입에 의존해 생산하던 다른 회사들과는 달리 1998년 국산화에 성공했다.

 

나아가 지난 2000년에는 X-TYPE 콘크리트 펌프카 개발에 돌입해 2001년 국내최초로 57m급 초대형장비를 개발하는 한편, 최근에는 세계 2번째로 세계최대인 63m급을 개발해 유럽으로 수출하고 있다.

 

전진은 국산화 이후 10년 동안 중장비 기종을 다양화시켜 전세계 80여개국에 전진의 제품을 수출하고 있으며 작년에만 1400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국내 1위(60%), 세계 3위(10%)의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전진중공업은 수출 7000만 불 탑을 수상하는 등 국가경제 발전에 앞장서고 한국 경제의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우수기업이다.

 

자회사인 전진CSM은 한때 재계50위를 목표로 했던 수산그룹의 수산특장을 인수.합병한 회사로 기존의 특장차 제조판매에서 벗어나 건설기계를 포함한 종합중장비 공급업체로 발돋움 중이다.

 

특히 건설기계 생산라인의 혁신, 의식개혁 등을 통해 2007년 상반기 국내 매출 300억 원과 수출 2000만 달러를 달성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전진그룹은 현재 경영혁신의 일환으로 소방차 사업부와 코마츠 건설기계 사업부를 런칭하며 국내외 명실상부한 종합 중장비 공급업체가 되기 위해 고품질의 장비 생산과 철저한 제품지원시스템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

 

콘크리트 펌프카 제조의 꿈

 

안의환 회장은 80년대 말 노태우 전 대통령 시절 주택 200만호 건설 정책에 따라 콘크리트 펌프카 시장에 뛰어들었다.

 

당시 대부분의 장비 제조업체들이 값비싼 수입 완제품만 고집할 뿐 누구 하나 국산화할 생각을 하지 않고 있는 것을 보고 전진산업(주)라는 간판을 내걸고 콘크리트 펌프카(CPC) 제조의 꿈을 키워나가기 시작했다.

 

안 회장은 "주변에서는 30년이나 앞서간 외국 기술을 무슨 수로 따라잡을 수 있겠는가라고 말하며 모두 부정적이었습니다. 심지어는 '돈 좀 벌더니 미쳤다'는 말까지 들어가며 기계더미에 묻혀 분해하고 조립하기를 거듭했습니다"고 당시를 회고 했다.

 

안의환 회장의 콘크리트 펌프카 개발은 이렇게 시작됐다.

 

그러나 엄청난 길이(30~63m)의 콘크리트 수송관을 흔들림 없이 지탱해주는 기술이 관건이라 제작이 쉽지는 않았다.

 

생각은 넘쳤지만 기술은 쉽게 따라잡을 수 있는 게 아니었다.

 

그렇게 끊임없는 기술 개발에 투자한 끝에 94년 3월 10일 드디어 자체 기술로 수입품보다 30%가 저렴한 43m급 콘크리트 펌프카 장비를 만들었다.

 

국산화 성공의 기쁨도 잠시. 건설회사를 찾아가 제품을 홍보했지만 제품에 대해 신뢰하는 기업도 사겠다는 사람도 없었다.

 

안 회장은 직접 발품을 팔며 ‘제발 한대만 사달라’고 호소도 하고 뛰어다녔다고 한다.

 

다행히 부품 공급으로 신뢰를 쌓았던 김영중 전 현대건설 상무가 그당시 4억8,000만원에 달하는 장비 1호를 사줬다.

 

김 전 상무가 없었다면 아마 포기했을지도 모를 사업이었다.

 

이후 한 달에 한 대 꼴로 팔려나가던 전진의 콘크리트 펌프카는 1996년 해외시장에 진출하며 지속적인 사업 확장에 나섰다.

 

외환위기 한파로 온 나라가 휘청거렸지만 전진중공업의 기세는 멈추지 않았다.

 

오히려 기술연구소를 설립해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면서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지난 1998년에 콘크리트 펌프카 100% 국산화를 달성했고 국내 최초로 2001년 57m급(57m까지 콘크리트 타설 가능) 초대형 콘크리트 펌프카를 개발해냈다.

 

2005년에는 25층 건물에 사용할 수 있는 세계 최고 높이인 63m까지 콘크리트를 뿜어 올릴 수 있는 콘크리트 펌프카를 개발해 전세계 1, 2위를 차지하고 있는 독일의 SCHWING사와 PUTZMEISTER 기업 등과 대등한 위치에 올라섰다.

 

기업성장, 창조력에 있다

 

전진그룹의 이같은 성장에는 창조력을 바탕으로 한 끊임없는 기술개발 전략도 한 몫을 했다.

 

"경영혁신, R&D, 인재육성 등 모든 경영활동의 근간에는 창조가 있어야 합니다. 창조력이 빈약한 기업은 성장할 수가 없다는 것이 제 지론입니다"

 

오너가 창조력을 높이라 주문한다고 저절로 높아지는 것이 아닌 만큼 의식과 시스템 등 기업 전반에 걸친 혁신. 이른바 ‘창조적 파괴’로 인한 성장통 없이는 높은 성과를 낼 수가 없다는 것이 안의환 회장의 생각이다.

 

끊임없이 개발하고 혁신하지 못한다면 기업은 물론 임직원 스스로의 성장이 불가능한 것이 21세기 오늘날의 현실이다.

 

전진이 R&D에 주목하는 것도 이러한 창조력 극대화와 연관이 있는 대목이다.

 

현재 전진은 국가별 요구에 맞는 제품개발을 위해 기술연구소를 설립하고 해마다 매출액의 10%가량을 R&D에 투자하면서 기술개발을 통한 제품력 제고와 시장 점유율 증가라는 목표 아래 신규모델 개발에 한창이다.

 

특히 세분화된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유럽과 중동 시장에 걸 맞는 초대형 장비 JJRZ65-5.16HP 출고를 눈앞에 두고 있다.

 

또 북남미지역 시장에서 독일의 PUTZMEISTER 경쟁사에 대응하기 위한 장비로 52m급 5단 BOOM인 JJZZ52-5.16HP 안정성 있는 장비를 개발 중에 있으며 65m급과 6가지의 신기종 개발도 진행중이다.

 

전진은 축적된 기술력과 끊임없는 연구개발을 바탕으로 오는 2010년 세계 시장 점유율을 25%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전진은 이같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기존의 수출시장 다변화도 꾀하고 있다.

 

해외법인을 설립해 캐나다, 스페인, 동남아, 남미, 호주 등지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고 수요는 많지만 규제가 까다로운 중국시장 공략을 위해 2006년에는 제2창업의 기치를 내걸고 텐진(天津)에 공장을 세우는 등 해외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는 벨기에와 중동의 중심인 아부다비에도 공장 건설을 계획 중이다.

 

팔려면 사후관리를 철저히 하라

연구개발 투자와 함께 전진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은 역시 고객 서비스다.

 

품질이 뒷받침 되지 않으면 시장에 제품을 내놔도 고객이 외면한다. 그 다음이 고객이다.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고객과 함께 하지 않으면 기업이 성장할 수가 없다는 것이 안 회장이 품질 다음으로 중요시 여기는 부분이다.

 

안의환 회장은 "품질과 서비스에 대한 신뢰가 없으면 150만 달러나 되는 고가의 장비를 사려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면서 "앞선 기술력을 통한 제품개발로 고객의 눈높이를 만족시키는 동시에 A/S를 강화해 고객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것이 저의 목표이자 전진의 목표이기도 합니다"고 말한다.

 

전진은 이에 따라 국내의 경우 원활한 부품의 공급과 신속하고 정확한 A/S 제공에 주력하고 부품은 즉시 공급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해외 역시 고객들이 바로 바로 A/S를 받을 수 있도록 부품을 미리 현지 A/S센터에 보내 1주일 이내에 A/S가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전진그룹은 기업에 대한 투자 이외에도 사회공헌 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사상최악의 기름유출 사고가 났던 충남 태안군에서 작년 연말 전진CSM 이재환사장을 비롯, 임직원 가족들과 함께 자원봉사 활동을 펼쳤다.

 

여기에 지난 1월 17일에는 피해 어민 돕기 자선행사에 참가하기 위해 안의환 회장이 지천명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패션쇼 무대에 서기도 했다.

 

안 회장은 "기업이 이익을 많이 남기는 것은 아주 중요한 부분이지만 사회공헌 역시 소홀히 할 수 없는 기업의 책무입니다"고 말하며 "태안 지역 어민돕기는 비록 작은 손길이지만 그 속에서 큰 힘을 얻을 수가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합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