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역사의 현장을 가다] 대우건설 거가대교
[대역사의 현장을 가다] 대우건설 거가대교
  • 이경운 기자
  • 승인 2010.06.21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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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토목기술 세계를 넘는다

 대한민국 토목기술 세계를 넘는다

 

2조 투입 해저·해상 연결 대규모 프로젝트 연말 완공

국내 최초 침매터널·진도 8 내진설계 등 새역사 자랑

첨단기술 바탕 각종 세계기록 쏟아져 ‘이목 집중’

대우건설이 시공하는 거가대교(부산-거제간 연결도로)는 경상남도 거제시 장목면 유호리에서 부산시 강서구 천성동 가덕도까지 총 8.2km 구간을 해저와 해상을 통해 연결하는 대규모 토목사업이다.

총 사업비 1조9,000억원이 투입됐고 국내 최초로 시도되는 해저침매터널(3.7km)과 사장교(4.5km)로 나눠 시공되고 있다. 최근 침매터널의 마지막 함체가 연결됐고, 사장교의 상판도 모두 이어졌다.

특히 국내 해저터널 및 사장교 분야의 새 장을 열게 될 거가대교는 초속 78m/s의 바람(태풍 매미 50m/s)을 견딜 수 있고, 진도 8의 강진에도 버틸 수 있다.

세계를 놀라게 할 거가대교는 올해 12월 완공 예정으로, 현재 91%의 공정률을 기록하고 있다. 

 

◆ 국내 최초 침매터널 시공

거가대교의 침매터널 구간은 국내 최초로 시공되는 공사다.

침매터널은 침매 함체를 연결해 3.7km의 해저침매터널을 만드는 것으로, 침매 함체는 경상남도 통영 안정공단의 제작장에서 세계 최장 길이를 자랑하며 만들어지고 있다. 통영의 제작장은 조선소를 연상시키는 거대한 규모다.

침매터널 구간에는 총 18개의 함체가 사용된다. 함체 1개의 길이만 해도 180m에 달하고 높이 9.97m, 너비 26.5m의 거대한 콘크리트 구조물로, 무게만 5만톤에 달한다.

함체를 세우면 약 64층 규모의 아파트 높이에 이르며, 하나의 함체에 타설되는 콘크리트는 아파트 102㎡형 기준 460가구를 지을 수 있는 규모다. 철근은 970가구를 지을 수 있는 분량이다.

함체는 22.5m의 콘크리트 세그먼트 8개를 이어 만들어지는데, 하나의 세그먼트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35시간 동안 쉬지 않고 콘크리트를 타설해야 하는 어려운 과정을 거친다.

이렇게 만들어진 함체는 내부에 밸러스트(균형) 탱크를 만들고 양끝을 임시벽으로 막아 하나의 잠수함과 같은 형태를 갖추게 된다. 이 함체는 선박을 진수시키는 방식과 같은 방법으로 제작장에 물을 채워 부력을 이용해 진수 한 후 바다로 예인된다.

예인된 함체는 안정제작장 앞바다에 마련된 계류장에서 함체를 연결시키기 위한 각종 장비를 설치하는 의장 작업을 마친 뒤 부산 가덕도 침매터널 구간으로 옮겨져 바다 속에 가라앉히게 된다.

이러한 과정을 18번 거쳐야 3.7km 길이의 세계 최대 규모의 해저 침매터널이 완성되게 되는 것이다. 지난 5월 모든 함체 연결 잡업이 완료됐다.

 

◆ 세계 최대 규모의 각종 기록

세계적으로 침매터널은 140여 건의 사례가 있지만 거가대교 공사에 전세계 건설 전문가들이 주목하고 있다. 그 이유는 현장의 규모와 첨단 시공 기술 때문이다.

대우건설은 침매터널 시공과정에서 5가지의 세계 최초 기록을 수립했고, 3가지 국제특허를 출원했다.

침매터널에 사용된 침매 함체의 길이는 180m로 세계 최대 규모이며, 터널시공 수심도 48m로 세계에서 가장 깊다.

공사구간이 내해(內海) 지역이 아닌 높은 파도와 바람 그리고 조류가 심한 외해(外海) 지역인 점과, 시공구간이 갯벌과 같은 매우 약한 해저지반 위에 건설되는 것도 세계 최초다.

또한 1개 함체는 8개의 콘크리트 조각(세그먼트)을 이어 만들어지는데, 그 조각(세그먼트)을 연결하는 조인트가 이중조인트(injectable+omega joint)로 돼 있어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터널이 된다.

이와 함께 공사에 사용된 ‘함체 연결 시 공기주입’, ‘침매함체 구간 자갈포설 장비’, ‘EPS’ 등 3가지 공법이 국제특허 출원됐다.

 

◆ 눈부신 첨단 시공기술

거가대교 침매터널현장이 건설사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은 이러한 외부 환경의 어려움과 규모를 극복하기 위해서 첨단 시공 기술이 동원되고 있기 때문이다.

깊은 수심에서 거대한 함체들이 서로 연결되면서 4cm 이내의 오차 범위에서 연결시켜야 하는 초정밀 시공을 위해서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무엇보다도 거대한 구조물을 이동시키고 가라앉히는 작업이기 때문에 기상 상황에 매우 민감하다. 때문에 대우건설은 기상청의 예보시스템에 더해 시공 지역의 지난 50년간의 기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별도의 기상예보시스템을 적용, 해상 상황을 면밀히 관측한 후 침매함체를 이동시키고 함체를 연결시키게 된다.

또한 시공 주관사인 대우건설은 공사가 시작된 지난 2004년부터 초연약지반으로 이뤄진 침매터널 구간의 바닥을 수년 동안 모래 파일과 콘크리트 파일로 개량하는 공사를 진행, 지반 침하를 방지했다.

 

◆ 사장교

거가대교의 사장교 구간은 총 연장 4.5km로 중죽도와 저도를 잇는 2주탑 사장교, 저도와 거제도를 잇는 3주탑 사장교로 구성된다. 또 이를 연결하는 2개의 터널, 4구간의 접속교량으로 나눠진다.

이중 2주탑과 3주탑 사장교는 기존 사장교들이 H형의 주탑으로 건설된 것과 달리, 거제도의 아름다운 자연미와 부산의 문화적 요소를 반영해 국내 최초로 곡선 다이아몬드형 주탑으로 건설됐다.

주탑의 높이는 2주탑 사장교가 158m, 3주탑 사장교는 104m로 해상 및 고공작업의 위험성을 고려해 Auto Climbing Form이라는 특수공법을 적용, 안정성을 높이고 공기를 단축시킴과 동시에 작업자들의 안전까지 확보했다.

또한 Precast 공법을 적용해 사장교 주탑을 제외한 모든 케이슨, 교각, 코핑, 상판 등 구조물을 통영과 거제에 위치한 제작장에서 제작한 후 현장으로 운반 설치해 현장품질관리를 극대화 하고 공기를 단축시켰다.

 

◆ 거가대교 개통 효과

거가대교가 완공되면 부산~거제간 거리가 140km에서 60km로 단축된다. 통행시간도 3시간30분에서 40분으로 단축돼 시간, 유류비, 물류비용 등이 크게 절감된다.

또한 대전~통영간고속도로와 경부고속도로 및 신대구부산간고속도로가 U-Type으로 연결돼 남해고속도로의 교통량 분산효과를 가져온다.

이와 함께 부산, 거제를 거쳐 여수, 목포에 이르는 남해안 관광 인프라 구축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 및 고용창출에도 기여하게 된다.

특히 거가대교는 대우건설의 교량 및 해저터널 시공능력을 세계에 알리는 기념비적 건축물로, 향후 한일·한중 해저터널 공사에서 대우건설의 주도적 참여를 가능케 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