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아파트 입주물량 크게 줄어

[국토일보 이경옥 기자] 울산 아파트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전국 최고 수준을 보이면서 전세보증금을 높여 계약하는 건수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울산 아파트 전세가율은 73.6%로 2023년 2월 이후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전국 평균 전세가율(68.2%)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울산 아파트 매매가는 1년 전과 비교해 비슷한 수준이지만 전세가격이 껑충 뛰면서 전세보증금 증액 계약도 급증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전월세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5월까지 울산의 전세보증금 갱신 계약 531건 가운데 보증금을 증액한 사례는 373건(70.2%)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갱신계약 668건 중 보증금 증액이 139건(20.8%)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49.4%포인트 오른 수치다.
분기별로 살펴보면 상승세가 더욱 두드러진다. 지난해 1분기에는 갱신계약 중 증액 갱신 비중은 18.1%에 불과했으나 이후 ▲2분기 23.1% ▲3분기 34.7% ▲4분기 54% ▲올 1분기 69.1%로 가파르게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울산의 주택 노후화가 심화되는 가운데, 지난해부터 신규 아파트 공급이 크게 줄어든 점이 전세가 상승의 주요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울산에 지은 지 30년 넘는 노후주택 비중은 약 25%로 전국 평균 22%를 웃돌고 있다.
반면 울산에서 올 상반기 중 신규 분양 아파트는 4개 단지에 그쳤으며 분양 가구 수도 1년 전보다 58% 줄어들었다.
지난해부터 울산 신규 아파트 입주량은 오는 2028년까지 적정 수요(연간 6000가구)대비 매년 4000~5000가구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가격이 치솟는 전세보다 차라리 집을 사겠다는 매매전환 수요가 주목되고 있다.
한국은행의 기준 금리가 내려간 데다, 지방의 경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인 스트레스 DSR 3단계 시행이 연말까지 유예되면서 분양 중인 아파트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롯데건설이 울산 중구 학산동에서 선보이는 ‘번영로 롯데캐슬 센트럴스카이’에도 문의가 크게 늘었다고 한다. 단지는 지하 5층~지상 최고 49층 3개동에 아파트 634가구, 오피스텔 42실 규모로, 우선 공급 중인 아파트에 계약금 1500만원 정액제를 적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울산에서 전세 보증금 증액 대신 매매를 고민하는 수요자가 늘어나는 상황”이라며 “금융조건이 맞고 생활 인프라가 잘 갖춰진 단지를 노려볼 만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