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건 B2B 미팅 성사…한국 원전 해외진출 기대감 '확산'

[국토일보 조성구 기자] 국내 원자력산업의 최대 행사이자 대표 교류의 장인 '한국원자력연차대회'가 오늘(29일) 서울 롯데호텔 크리스탈볼룸에서 40주년을 맞아 막을 올렸다.
한국원자력산업협회(회장 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가 주최하는 이번 대회는 '인류를 위한 원자력의 새로운 기회와 도전(Resilience and Versatile Contributions of Nuclear Energy)'을 주제로 세계 원자력 산업계가 한자리에 모이는 대규모 행사로 치러지고 있다.



1986년 첫 회를 시작으로 쉼 없이 이어져온 이 대회는, 올해 40주년을 맞아 그 의미가 더욱 남다르다.
롯데호텔 행사장은 이른 아침부터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다. 국내외 원자력 전문가 1천여 명이 몰려들어 서로 악수를 나누고 명함을 교환하는 모습이 곳곳에서 연출됐다.
대회의 막은 TED를 이끈 크리스 앤더슨(Chris Anderson) 대표의 기조연설로 화려하게 열렸다.
이어 세계원자력협회(WNA) 사마 빌바오 레온(Sama Bilbao y León) 사무총장, 캐나다 캔두에너지 게리 로즈(Gary Rose) 대표, 미국 테라파워(TerraPower) 제프리 밀러(Jeffrey Miller) 부사장 등이 연이어 연단에 올라, 원자력의 탄소중립 기여, 차세대 SMR(소형모듈원자로) 기술, 에너지 안보 강화 전략 등에 대한 최신 비전을 공유했다.
각 세션에서는 최근 뜨거운 이슈인 계속운전(운영허가 연장), AI와 전력수요 대응, 방사성폐기물 관리 문제까지 산업과 정책을 둘러싼 다양한 주제가 폭넓게 다뤄졌다.
글로벌 기업 CEO들과 국내 전문가들이 자유롭게 질의응답을 주고받으며, 단순한 강연을 넘어선 치열한 토론의 장이 펼쳐졌다.
행사장 한편에서는 '2025 국제원자력산업전'도 동시에 개막했다.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전력, 한전기술, 한국원자력환경공단, 한전KDN, 두산에너빌리티를 비롯해 웨스팅하우스(Westinghouse), 오라노(Orano), 프라마톰(Framatome) 등 국내외 주요 기업들이 참가해 첨단 원자력 기술과 제품을 선보였다.
특히 해외 바이어관이 주목받았다. 체코, 캐나다, 스페인, 아랍에미리트(UAE) 등 9개국 14개 기업이 참여해 국내 기업들과 230건 이상의 B2B 미팅을 사전 성사시켰다.
현장에서는 영어와 한국어가 뒤섞인 대화가 끊이지 않았다. 체코, 루마니아 등 유럽 원전 프로젝트 진출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한 참가자는 "이번 미팅을 통해 구체적 프로젝트 수주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원자력산업협회 황주호 회장은 이날 행사에서 "한국원자력연차대회는 지난 40년간 산업 발전의 구심점 역할을 해왔다"며 "앞으로도 세계 원자력계가 혁신과 성장을 공유하는 핵심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40년 역사를 넘어선 오늘, 서울 한복판에서 '원자력의 미래'가 뜨겁게 논의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