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대한건설정책연구원 김희수 원장
[인터뷰] 대한건설정책연구원 김희수 원장
  • 김광년 기자
  • 승인 2025.04.07 08: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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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기술 연구개발… 생산성 향상 유도
건설 위기극복·새로운 도약 위해 최선”

건설경기 진작… 3고(고금리, 고물가, 고환율) 개선 시급
건설 및 전문건설 지속가능 발전 위한 신시장 창출 지속 노력해야
‘맞춤형 스마트 건설기술 개발’ R&D 수행… 전문건설 기술경쟁력 강화
스마트건설 활성화·탈현장건설 등 디지털전환 선도… 새가치 창출 견인

[국토일보 김광년 기자] 국내외 경기상황이 녹록치 않은 가운데 국내 건설산업은 최악의 어려움에 봉착해 있다는 것이 대다수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일반과 전문 등 원하도급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한국건설의 경우 업역 간 칸막이로 전문건설산업의 고통은 줄어들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전문건설 싱크탱크 역할을 맡고 있는 대한건설정책연구원 김희수 원장을 만나 업계 현안 및 대응방안을 들어봤다.

- 최근 건설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시장 진단 및 어떻게 전망하고 있는지요.
▲ 현재 건설경기는 뚜렷한 회복세 없이 장기간 지지부진한 모습이며 체감경기는 더욱 부진한 상황입니다. 건설물량이 줄어들고 경쟁은 더욱 심화되고 있으며 이익률도 낮아져 많은 건설기업이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건설업의 대표 선행지표라 할 수 있는 건축 착공물량이 2022년부터 2024년까지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는 점에서 올해 건설경기 부진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미약하나마 건설수주가 소폭 증가했고 건설공시비 역시 높은 수준이긴 하지만 추가적으로 오르지 않고 있습니다.

자금조달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금리도 하향 안정화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다만 회복국면에 들어서더라도 경제구조와 지방경제 여건을 고려하면 과거와 같은 의미 있는 물량 증가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됩니다.

- 국내 건설산업 발전을 위한 당면 과제가 있다면.
▲ 침체된 건설경기가 살아나기 위해서는 거시경제의 안정성이 매우 중요합니다. 대표적으로 3고(고금리, 고물가, 고환율) 상황이 개선될 필요가 있습니다.

건설산업 측면에서는 공사비의 안정과 부동산PF 등 자금시장 불안이 해소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다각적인 대응책 마련이 필요합니다. 여기서 고려할 점은 새로운 정책 발굴도 고민해야 하지만 이미 발표된 정책의 이행력을 확보하고 실효성을 높일 수 있는 실질적인 노력을 병행해나가야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일례로 지난해 정부가 건설사업 리스크 완화방안을 발표했으나 워크아웃, 법정관리 등에 따른 협력업체 보호 방안은 미흡한 실정입니다. 협력업체는 건설자재ㆍ장비업자, 노동자 등 서민 경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하도급대금 직접지급과 지급보증 의무화 등의 보호 방안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건설업은 타 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노동의존도가 높아 생산성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으며, 인구 감소 및 고령화로 인해 산업의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습니다. 또한 건설인력 노령화에 따라 안전에도 매우 취약한 실정입니다. 따라서 건설산업의 생산성 향상과 안전사고 절감을 위해 미래 스마트 건설기술을 적극 활용해야 합니다.

미래 건설산업의 경쟁력은 스마트 기술에 있습니다. 스마트 기술이 확대돼야 건설업계 시급한 문제인 인력 수급은 물론 생산성 및 경쟁력 확보도 가능합니다. 그러나 정부의 스마트 건설기술 개발·보급·확산 노력에도 불구하고 정책 목표와 건설 현장 간의 괴리가 큽니다.

특히 국내에서 개발 중인 스마트 기술은 건설생산체계에서 직접 생산을 담당하는 현장 수요와 활용 역량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상향식 접근 방식의 스마트 건설기술 정책 수립을 통해 정책 목표와 건설 현장간의 괴리 해소 및 스마트 기술의 개발과 보급·확산이 필요합니다.

- 연구원의 금년도 연구 추진방향 및 중점 추진 연구과제가 궁금합니다.
▲ 건설산업 위기 극복과 전문건설 경쟁력 강화를 적극 뒷받침하기 위해 건설경기 현황에 대한 면밀한 조사ㆍ분석과 불합리한 제도개선을 위한 연구를 수행할 계획입니다.

또한 건설산업 및 전문건설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신시장 창출과 전문건설 생산성 향상을 위해 현장 맞춤형 스마트 건설기술 개발 R&D를 수행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전문건설 발전에 기여하고 업계가 체감하는 연구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연구협의회를 내실있게 운영하고 전문협회 시·도회 및 업종별 협의회 등과 긴밀히 소통하고 협력해 나가겠습니다.

대외협력에 힘써 전문건설 발전을 위한 입법 지원과 함께 제도ㆍ연구 동향 파악 및 관심사 공유 등을 위해 국회, 국내ㆍ외 유관기관과의 교류ㆍ협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입니다.

특히 연구원의 대외 위상 제고 및 연구성과의 확산을 위해 전문협회 회원사 및 유관기관에 대한 기획홍보를 적극 실시할 계획입니다. 중점 추진 연구과제로는 먼저 전문건설업계가 당면한 현안의 해결을 적극 뒷받침할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건설산업 생산체계 개편에 따른 문제점 보완 등을 포함한 건설산업 생산구조 합리적 개편을 위한 로드맵을 수립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 다양한 형태의 건설업 면허제도가 존재하는 미국의 건설산업 구조에 대해서도 세밀한 조사ㆍ분석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공동주택 하자담보책임제도의 합리적 개선을 위해 하자보수비용 산정기준 및 하자보증금율 산정에 관한 제도개선 방안에 대해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전문건설업의 안정적인 경영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자재비 인상 등 주요 원재료 가격변동에 따라 하도급대금을 조정하는 하도급대금 연동제의 실효성 확보방안과 하도급대금 압류금지를 위한 채권신탁 등 하도급대금 지급의 안정성 확보방안에 대해서는 연구하고 있습니다.

다음으로 전문건설 및 건설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연구를 수행해나갈 계획입니다. 틈새시장 개척 등 신시장 창출을 위해 전문건설 해외진출 및 소규모 주택정비사업 참여방안 등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전문건설공제조합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속가능한 책임경영 확립방안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 건설현장 숙력인력 부족에 대응하기 위해 외국인력의 효율적 활용 및 제도개선을 위한 연구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건설생산성 향상 및 품질 확보를 위해 현장맞춤형 스마트건설기술 개발을 위한 R&D를 수행하고 있으며, 산학연관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스마트건설 얼라이언스의 일원으로 스마트 건설기술 활성화를 위한 정책 및 제도개선에 관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전문건설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일본 건설경제연구소(RICE) 등 해외 유관기관의 협력도 강화해나가고 있습니다.

그밖에 지표로 보는 건설시장과 이슈, 건설정책저널, 리콘포커스(RICON FOCUS), 건설경기실사지수 및 건설수주, 주택시장 동향, RICON 건설 BRIEF 등을 통해 업계 현안 및 이슈 중심의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 전문건설산업의 싱크탱크 역할을 맡고 있는 연구원장으로서 중점 경영철학 및 방침은 무엇인지요.
▲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전문건설업의 발전과 현안 대응을 위한 실천적인 대안의 제시는 물론 건설업 육성을 위한 정책 수립과 제도 개선을 적극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에 원장으로서 연구원이 건설산업 및 건설정책의 명실상부한 씽크탱크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소통이 중요하다 보고 대외적으로는 건설업계와 정책당국, 언론과 긴밀히 협력하고 소통을 추진중입니다.

건설산업 및 건설현장의 실상을 올바르게 이해해야 문제해결을 위한 실질적인 해법과 대안제시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조직 내적으로도 유연성과 창의성을 최대한 존중하면서 직원 상호 간에 활발한 소통과 협력연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연구원장 취임이후 기획 및 홍보기능 강화 등 연구원의 역할 및 조직체계를 재정비한 바 있습니다. 아울러 연구역량 강화를 위해 전문분야별로 우수 인재를 적극 채용하고 국내외 유관단체 및 연구기관과의 교류협력도 적극 추진하고 있습니다.

건설산업은 우리나라 경제발전의 원동력이 돼왔고 건설투자는 GDP의 13% 수준에 달할 정도로 건설산업은 여전히 중추산업으로서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건설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견인하기 위해서도 적극 노력하고 있습니다.

건설산업의 새로운 도약을 이뤄내기 위해 기술경쟁력을 강화하고 신성장동력 창출을 적극 지원해나가고 있습니다. 또한 4차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건설산업 생산방식의 혁신과 새로운 가치 창조를 위해 스마트건설 활성화, 탈현장건설(OSC, Off-Site Construction) 등 디지털전환을 선도해 나가고 있습니다.

아울러 건설생산체계 개편 등 환경변화에 대응해 전문건설업의 경쟁우위를 바탕으로 한 상생협력의 생태계 확산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안전과 환경의 가치를 최우선으로 하여 건설산업이 생명 존중의 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입니다. 국민과 건설현장의 목소리에 귀기울여 국민으로부터 신뢰받으며 기업의 가치 창출에 기여하는 연구원이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겠습니다.

- 전문건설시장에 보내는 메시지 부탁합니다.
▲ 국내외 환경의 불확실성으로 올해 경제전망이 매우 어둡습니다. 기업 생산과 투자, 가계소비가 모두 감소하고 있고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당분간 건설경기 악화가 불가피하지만 우리 전문건설기업들은 고비마다 놀라운 저력을 발휘했기에 이번에도 능히 어려움을 극복하리라 확신합니다.

지난해 연구원에서는 전문건설업 경쟁력 강화 및 전문건설 보호·육성을 위한 연구 및 입법활동을 적극 지원했고 또한 건설현장 실정을 고려하지 않은 ‘건설공사 직접 시공 의무화’ 시책의 불합리성에 대한 의견 개진과 대안제시를 통해 동 시책의 폐지를 이끌어 냈습니다.

건설현장 인력부족 해소를 위해 건설업외국인력 활용 확대 및 제도개선을 위해서도 업계와 적극 협력하고 업계의 숙원인 공사비 현실화를 위한 공공공사 적격심사제 낙찰하한률 개선에도 앞장서 왔습니다.

또한 불공정한 거래를 방지하고 경영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전문건설 기업에 대한 하도급대금 지급 강화를 위한 입법안 마련을 위해서도 힘쓰고 있습니다.

전문건설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모듈러 입법안 마련을 위해서도 정부 및 업계와 적극 협력하고 있으며, 서울시 건설산업 규제 철폐 T/F에도 참여, 건설업계에 도움이 되는 의미 있는 성과들을 도출해낸 바 있습니다.

최근에는 부당특약의 사법상 효력을 무효화하는 하도급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는데 일익을 담당하는 등 연구원은 앞으로도 건설산업 및 전문건설업의 위기극복과 새로운 도약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사진 = 이수재 기자 kld@ikl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