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 한전 출자회사 998억 '깜깜이' 투자, 산업부는 '수수방관'
[국정감사] 한전 출자회사 998억 '깜깜이' 투자, 산업부는 '수수방관'
  • 조성구 기자
  • 승인 2024.10.07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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켑코솔라, 설립 목적에 위배 사업에 494억 투자, 이사회 심의·의결은 누락
켑코이에스, 바이오 연료탄 생산 사업 등 투자금 504억 회수 불투명
박상웅 의원, "산업부 관리·감독 소홀, 전수조사 비롯한 대책마련 필요"

[국토일보 조성구 기자] 한국전력 출자회사 두 곳이 설립목적에 맞지 않는 사업에 1천억원 가까운 ‘깜깜이’ 투자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출자회사에 대한 관리·점검 계획을 수립해야 하는 산업부는 아무런 조치가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상웅 의원(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이 6일 한전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전 출자회사 켑코솔라와 켑코이에스가 각각 494억원, 504억원을 규정을 어기거나 목적 이외의 사업에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캡코솔라는 학교에 태양광 설치 사업을 위해 한전과 5개 발전사, 한수원이 2천억원을 출자해 설립됐다. 

이 회사는 수익성을 높인다는 이유로 목적 이외의 사업을 위해 2020년 6월부터 10개월간 494억원을 들여 40개의 태양광 발전소를 매입했다. 이 과정에서 이사회로부터 받아야 하는 심의·의결 절차는 모두 생략됐다.

현행 이사회 규정은 이사회의 심의·의결을 받지 않은 사업은 모두 매각을 해야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대규모 손실이 불가피하다. 

에너지 효율화 사업을 위해 설립된 켑코이에스의 경우 전체 투자금 3,923억원 가운데 67%인 2,656억원을 목적외 사업에 투자했다.

이 가운데 바이오 연료탄 생산과 열분해 재생유 사업 등에 투자한 504억원은 회수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산업부 소관 공공기관의 출자회사 관리에 관한 지침에 따르면 산업부는 산하 공공기관 출자회사의 관리·점검 계획을 수립하고 현황조사를 실시해야 한다.

지난 5년간 산업부가 출자회사에 대한 관리·점검 계획을 수립한 경우는 단 한 번도 없었다.

박상웅 의원은 “공공기관의 출자회사들이 설립목적에 맞지 않는 사업을 벌이고, 이사회 심의·의결을 받지 않는 등 절차와 규정을 어긴 이면에는 산업부의 관리감독이 소홀했기 때문”이라면서 “출자회사들에 대한 전수조사를 비롯해 산업부의 재발방지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