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삼성에버랜드 김준연 디자인그룹장
[인터뷰] 삼성에버랜드 김준연 디자인그룹장
  • 김미현 기자
  • 승인 2012.05.25 08: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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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품질 설계 바탕 한국조경설계 세계화에 역량 결집”

미국서 쌓은 경험·지식 삼성에버랜드서 쏟아낼 것

“일은 하는 것이 아니라 즐기는 것이다” 강조

고품질 설계위한 시스템 구축… 삼성 특화전략 ‘자랑’

삼성에버랜드 김준연 디자인그룹장.
“미국 유학 생활이 순탄치만은 않았습니다. 1주일에 80시간 많게는 100시간이 넘게 일한적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단 한 번도 일이 힘들다고 느껴본 적은 없습니다.”

삼성에버랜드 E&A사업부의 조경디자인 설계를 총괄하고 있는 김준연(48) 디자인그룹장의 말이다.

그는 “일이라 생각하고 직장을 다니면 지겹고 어려움이 닥치면 포기하려 한다. 그러나 즐길 줄 안다면 즐거운 일상이 된다”면서 “자신을 위해서라도 일은 즐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은 즐길 줄 알아야 한다는 김 그룹장은 조경설계의 전문가다.

김 그룹장은 지난 1991년 성균관대학교에서 조경 석사 과정을 마치고 미국으로 건너가 로드아일랜드 디자인 스쿨(Rhode Island School of Design) 대학을 졸업했다.

김 그룹장은 미국으로 건너가 공부를 마치고 회사에 취직한 뒤 외국인이라는 편견을 불식시키기 위해 남들보다 더 열심히 일했다고 한다.

첫 직장을 잡은 곳은 바로 조경계의 원로 빌 프레슬리가 운영하는 프레슬리 어소씨에이트(Pressley Associates)였다. 이곳에서 실무설계의 기반을 다진 후 당시 전성기를 누리던 조지 하그리브스가 대표로 있는 하그리브스 어소씨에이트(Hargreaves Associates)에서 7년간 디자인과 현장감을 익히며 중견 디자이너로 성장했다.

또 사사끼 어소씨에이트(Sasaki Associates), 토마스 바즐리 어소씨에이트(Thomas Balsley Associates) 등 유수의 미국 조경 설계회사에서 일하면서 많은 경험을 쌓았다.

그 뒤 2010년 미국에서 연마한 경험과 지식을 우리나라에서 펼쳐보자고 결심한 뒤 귀국 첫 직장으로 삼성에버랜드를 선택했다.

“국내 조경시공능력 1위인 삼성에버랜드에서 일할 수 있게 된 것은 개인적으로 영광이다”면서 “모든 지식과 경험을 이곳에서 쏟아붓고 있다”고 말했다.

김 그룹장은 올해로 48세. 그런 그가 일찌감치 그룹장 자리를 꿰찬 것도 그동안 꾸준히 쌓아온 경력 때문이다. 김 그룹장은 “현대 조경의 발원지로 일류 조경설계 업체들이 즐비한 미국에서 10년이 넘는 실무경험은 나에게 있어 재산이다”고 말했다.

이론과 실무에서 조화를 이룬 그의 능력은 곧 삼성에버랜드 디자인그룹의 경쟁력을 한층 높여주고 있다.

김 그룹장은 삼성에버랜드에 입사해 전북혁신도시의 농촌진흥청 2공구 국립농업과학원, 남원의 교원 스위트 호텔 프로젝트 등을 수행했다. 최근에는 삼성그룹 계열사들의 산업시설 경관개선 프로젝트를 통해 사업장 외부공간 마스터플랜 수립으로 임직원 근무환경 개선 및 친환경 사업장으로의 변화를 위해 힘쓰고 있다.

2010년 설계부문 통합으로 탄생한 디자인그룹은 삼성에버랜드 경관사업팀 내 설계 전문 조직이다. 30여명의 인력 중 24명이 조경설계를 담당하고 있으며, 조경설계 뿐만 아니라 시설물 특화설계, 에버랜드 리조트 조경설계를 위한 파트와 함께 구성돼 있다.

특히 김 그룹장은 취임 후 고품질 설계를 위한 단계적인 디자인 시스템 구축에 힘쓰고 있다.

내부적으로 정기적인 디자인 렉쳐시리즈(강연회)와 프로젝트 세미나, 디자인 워크샵 등을 통한 아이디어 발전과 개인별 디자인 감각의 자극과 기술적 설계능력 향상을 위해 다양한 디자인 프로그램에 대한 강의 또한 진행하고 있다.

김 그룹장은 “매달 디자인 워크샵 운영 등 내부교육으로 직원간의 담당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전개과정 설명을 통해 부서 내에서 어떤 일들을 하고 있는지 공유하고 있다”며 “각자의 아이디어를 최대한 발굴하고 이를 그려나가는 작업을 통해 우수한 조경설계도가 만들어 진다”고 경쟁력의 비법을 소개했다.

이처럼 디자인그룹의 설계발전 중심적인 시스템의 구축은 좋은 결과를 안겨준다. 결과물을 만들기 위한 디자인보다 대상지를 분석하고 풀어가는 과정에서 설계자들이 프로젝트의 문제점을 꼬집어내고 이를 해결하는 창의적인 솔루션을 제공하는 경쟁력 있는 조경설계 방향을 찾는다는 것이다.

김 그룹장은 마지막으로 빠른 결과만을 중시한 풍토 때문에 비롯된 ‘빨리’라는 습성을 버리지 않는다면 결코 좋은 조경설계를 만들어 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 조경설계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빨리’라는 바이러스를 없애는 길”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