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공판, 한국산업표준(KS) 마련으로 안전성 문제 해결해야
복공판, 한국산업표준(KS) 마련으로 안전성 문제 해결해야
  • 국토일보
  • 승인 2020.03.20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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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명기 국토일보 안전 전문기자/ 공학박사

[국토일보 현장 25時] 한국산업표준(KS) 마련으로 안전성 문제 해결해야

광주도시철도 2호선 1단계 공사, 복공판 안전성 논란 일어
규격화된 한국산업표준(KS)과 명확한 품질기준 없어 건설현장 혼란
복공판 실태, 전면적으로 파악하고 대책 수립하여 논란 잠식 필요

최근 광주도시철도 2호선 1단계 공사에 사용하기로 한 복공판 안전성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복공판의 성능문제는 이번뿐만 아니라 잊을 만하면 대두되는 불길 속의 화약고이다.

복공판은 지하철 등 땅을 파고 지하공간에서 공사를 진행할 때, 그 위로 차나 보행자가 다닐 수 있도록 덮는 철제 또는 콘크리트 판이다. 도로나 인도 역할을 해 이곳을 지나는 차량이나 보행자의 하중을 잘못 설계한다든지, 사용되는 복공판 자재가 불량하면 자칫 대형 붕괴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안전성이 매우 중요하다.

현재 공사를 시행하는 발주처들은 공사구간 통행차량과 주변 환경 등을 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복공판의 하중을 설계해 설치하고 있지만, 아직 규격화된 한국산업표준(KS)과 품질기준 등이 없어 현장 실무자 입장에서는 혼선과 논란의 여지가 많은 상태에서 공사를 강행하고 있다.

국가건설기준인 가설교량 및 노면복공 설계기준(KDS 21 45 00 : 2018)에서는 복공판의 경우 설계단면력(휨모멘트, 전단력, 축력, 비틀림 등)에 대한 소요 강도, 강성 및 사용성(처짐, 피로, 진동 등)에 대해 충분한 안전성을 확보하도록 하고 있다. 또한 복공판에 사용되는 강재는 KDS 14 30 00에 따르도록 하고 있다.

2018년 이전에는 복공판의 종류와 치수, 중량 등을 기준으로 허용응력을 산정토록 했으나, 제조회사별로 다양한 제품이 존재하고 있고 스틸 복공판 이외에 강합성 복공판, 아스콘 복공판, 콘크리트 복공판 등 다양한 복공판이 제조 판매되고 있어 규격 및 치수를 제한하기 어려워서 관련 규정을 개정했다.

설계하중에 따른 구조계산을 실시해 복공판에 발생하는 응력은 허용응력 이하로 설계하고 전문 기술자가 확인토록 했으며, 사용성을 고려해 처짐이 L/400이하가 되도록 기준을 개정했다.

국가건설기준 표준시방서 노면 복공(KCS 21 45 10 : 2018)에서는 노면 복공에 사용하는 재료는 KDS 21 45 00에 적합한 구조용 재료를 사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도록 하고 있고, 한국산업표준(KS) 제품이 아닌 일반제품을 사용할 때는 반입자재에 대해 사용 전에 공사감독자에게 품질시험 성적서를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또한 설계기준상의 하중조건에 구조 안전성을 확보하는 제품을 사용토록 하고 있다.

복공판의 안전성 문제를 일으키는 가장 주된 원인은 한국산업표준(KS)이 아직까지 없다는 점이다. 한국산업표준(KS)에서 복공판의 품질과 관련한 구조, 성능, 구성재료, 제작, 시험방법, 검사 등에 대한 기준이 마련되지 못해 공사를 수행하는 현장 실무자 입장에서는 혼선과 논란의 여지가 많아 업무를 수행하는데 애로사항이 많은 실정이다. 국토교통부와 국가기술표준원을 비롯한 관련부처가 협력해 하루 빨리 복공판에 대한 한국산업표준(KS)을 조속히 마련해 현장의 애로사항을 해결해 줘야 할 것이다.

국토부는 2017년 7월부터 건설공사 품질관리 업무지침을 개정해 복공판에 대해 현장 반입 전 품질시험을 하도록 하고 있다. 복공판 외관상태와 성능을 시험토록 하면서도 시험방법은 한국산업표준(KS)이 없어 공사시방서에 따르도록 하다 보니, 발주처를 비롯한 현장 실무자들은 국토부에서 명확한 시방기준을 마련해주지 않는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많다.

복공판 관련 법령과 당해공사 계약문서인 설계도면 및 공사 시방서에 적합한 자재를 공사감독자의 승인을 거쳐 사용할 수 있도록 예외규정을 두면서, 광주도시철도 2호선 1단계 공사에 사용하기로 한 복공판의 안전성 문제가 대두되게 된 근본적인 시발점이다.

복공판은 형강들을 용접하거나 연결해서 만든 부재이기 때문에 하중재하시험이 아닌 구조계산과 자재시험, 용접검사를 통해서 설계기준에서 제시하는 허용응력을 만족하는 방법으로 성능을 검증하도록 명확한 기준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이번 기회에 복공판의 실태를 전면적으로 파악하고 대책을 수립하여 더 이상 복공판의 안전성 문제를 가지고서 왈가왈부하는 일이 없기를 기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