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지식경제위원회 김영환 위원장에게 듣는다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김영환 위원장에게 듣는다
  • 김광년 기자
  • 승인 2011.03.28 10: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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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공유·개방의식이 국민목소리 담을 수 있습니다”

UAE 원전수주, 국익 차원 철저한 진상 규명에 앞장

유류가격합리화 대책 마련 등 국민위한 정책 추진 만전

과거 5년 여 동안 전기공사 현장에 근무하며 실질적인 경험에서 터득한 현실적인 산업시장의 문제점과 개선책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정치인...
김 영 환 국회의원(경기 안산. 민주당 )
엔지니어로서 산업경제적 차원에서 겪는 애로사항은 물론 지난 정부에서 과학기술부장관도 지낸 경력을 바탕으로 그에게서 풍기는 전문적인 스킬과  카리스마는 한국정치의 올바른 방향이 무엇인가를 제시하고 있다.
그야말로 대한민국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위원장직을 수행하고 있는 그에게서 진정한 정치인의 맛을 느끼기에 충분했다는 느낌이다.
오늘 김영환 위원장을 만나 지식경제부 주요 정책 현안 등 전반적인 상임위 운영방안을 들어봤다.   

- 3월 임시회가 끝났습니다. 주요 현안은 무엇입니까.

▲ 이번 임시회에서는 구제역 파동과 국민을 우려스럽게 만들었던 침출수 문제, 리비아 사태로 인한 석유값 상승과 이에 따른 물가 폭등 등에 대해 이야기됐습니다. 경제가 나아지고는 있지만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습니다. 서민들이 체감하는 수준은 매우 낮습니다. 지경위에서는 FTA 부수 법안이나 경제자유구역 문제 등이 논의 됐습니다. 주로 한-EU FTA에 대한 후속 조치였습니다.

 - UAE 원전수주 진상조사단이 활동 중인데요 추진계획에 대해 밝혀 주시죠.

▲ UAE 원전 수주 의혹과 관련해서 민주당 진상조사단 단장을 맡았습니다. 여러 가지 의혹이 있는데요. 원전을 수주한 것은 매우 잘한 일입니다. 높게 평가하고요. 다만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하면서 100억불을 28년이라는 장기간에 걸쳐 빌려주기를 했는데, 이를 국민들에게 감췄다는 것입니다. 여러 가지 정황상, 정보를 들어봤을 때 사실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경제에 이익이 되도록 원전을 수주하는 것입니다. 국익을 저해하지 않는 차원에서 철저하기 진상을 규명해서, 내실 있는 수주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 대중소기업 상생이 우리사회의 주요 화두입니다. 불법 하도급 문제를 지적했는데요.

▲ 지난해 국정감사때 가스 배관공사 현장의 불법 하도급 문제를 제기해 원도급, 하도급을 불러 모으고 공정거래 협약식과 선언식을 하도록 했습니다. 불법, 불공정한 방법으로 대기업이 탈취한 부분은 반납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대기업에 서신까지 보내 당부를 했는데도 처리 되고 있지 않아서, 제가 다시 한번 나설 생각입니다. 건설현장에서 불공정한 하도급 계약, 이면계약 관행은 제가 전기공으로 5년 동안 현장 생활을 해봤기 때문에 체감한 문제입니다. 40년 동안 아무도, 아무런 개선이 없었다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반드시 이 문제를 짚고 넘어갈 것입니다.

- 중동 사태로 유류가격 폭등이 우려됩니다. 해법은 무엇입니까.

▲ 중동은 자스민 향기가 퍼지면서 민주주의를 성취한 환희가 넘치고 있습니다. 그러나 경제적 파장은 상당히 우려스럽습니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리비아에서 원유를 수입하지 않기 때문에 직접적인 피해는 없습니다. 이탈라이처럼 리비아에 의존하고 있는 국가들은 매우 타격이 큽니다.

리비아 내전이 길어질 조짐을 보이면서 양질 원유를 수입하던 유럽 국가들이 타격을 받고 있습니다. 또 사우디의 증산 결정에도 원유 가격은 내리지 않고 있습니다.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오일쇼크가 올 것이라는 관측은 우리를 더욱 옥죄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유류가격은 상당히 높습니다. 서민경제에 어려움을 주는 수준입니다. 유류가격 합리화 대책이 조속히 마련되어야 합니다.

- 2011년 현재 대한민국 경제를 진단하신다면.

▲ 1/4분기인 지금 만해도 중동의 정치 불안으로 유가가 상승하고 있습니다. 또한 곡물수확량 감소로 농산물 가격과 원자재 값이 들썩이고 있습니다. 이 여파로 국제 경기는 상승세가 둔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우리나라는 구제역 여파 등으로 물가가 폭등한 바 있고, 유가상승으로 인해 하이퍼인플레이션이 우려되고 있습니다. 유가가 10% 오를 때마다 물가는 0.3%~0.7% 상승하는 것을 감안하면, 정부가 현 위기를 정확히 파악해 상황에 맞는 종합적인 위기관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렇지 않을 경우 물가 폭등과 외부 요인의 악재로 도미노현상을 일으켜 경제성장에 빨간 불이 켜질 수 있다고 봅니다.

- 정치와 관련 최근 폴리틱스 2.0을 주장했는데 어떤 내용입니까.

▲ 과학기술부 장관을 지냈는데, 새로운 과학기술에 관심이 많아서 웹 2.0에 대해 연구했습니다. 기존에 일방향적이고, 포털 중심의 웹1.0 시대가 지나가고 있습니다. 미국의 닷컴버블(벤쳐거품)이 빠지면서 살아 남은 기업의 특성을 보니 모두 플랫폼 형식으로 사용자의 참여수준이 매우 높은 유투브, 구글, 위키디피아와 같은 기업들만 살아 남았습니다. 그것이 참여, 공유, 개방의 웹 2.0이다. 여기에 페이스북, 트위터가 가세했습니다. 정치도 웹 2.0시대에 맞는 참여, 공유, 개방으로 변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치가 지난 3천년간 ‘나를 따르라’식 영도자형 정치로 진행됐다면 이제 정치인은 플랫폼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국민의 목소리를 듣고, 국민들의 이야기를 담고, 거기서 정치인이 소통의 편집인이 되어 잘 가다듬고 조정해가는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웹 2.0시대의 폴리틱스 2.0입니다.

- 좀 더 자세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 예를 들면, 저는 국회 위원장실 안에 작은 스튜디오를 마련하고 1인방송국을 차렸습니다. 버츄얼 스튜디오로 편집과 촬영이 매우 간편합니다. 그곳에서 일반인들이 접하기 어려운 국회의 소식이나 정책들을 영상으로 전하기 때문에 웹 2.0에 익숙한 세대에게 다가가기가 편합니다. 최근 들어서는 제가 아니라 국민들의 소리를 담으려고 합니다. 지역주민들, 오피니언 리더들을 목소리를 영상에 담아서 방송하고 있습니다. 이런 것이 바로 웹 2.0시대의 소통의 정치, 폴리틱스 2.0입니다.

- 국토일보 독자들에게 한말씀 부탁합니다.

▲ 최근 고전을 다시 읽기 시작했습니다. 남명 조식은 조선 초기의 학자로 관직에 나가지 않고 후학을 위해 교육에 힘썼는데, 실천적인 학문과 백성의 삶의 질을 중시했습니다. 후일 그의 제자들은 임진란 때 의병장으로 활약해 국난을 극복하기도 했고, 조선 후기에는 성호 이익 등의 실사구시 학문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습니다.

지금 세계는 WEB 2.0의 참여, 공유, 개방의 속성을 통해 중동의 혁명을 촉발시킬 정도로 속도감 있는 변화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변화는 우리에게 창조적인 상상력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융합과 통섭은 거부할 수 없는 시대 조류입니다. IT산업과 전통적인 제조업, 건설업이 서로 융합하고 크게 섞임으로서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습니다.

남명 조식과 같은 실용성과 IT산업을 이끈 창조적인 상상력으로 보다 나은 미래를 열어가는 여러분들이 되셨으면 합니다.

대담= 김광년 국장

정리=최원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