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9 구조안전의 날 특집] 항만내진보강 공법 분석
항만내진보강, 지질 특성 부합한 공법 선택 필수
국내 항만 내진보강대책은 지난 1997년 내진설계 기준이 제정되고, 이후 1999년 항만 및 어항시설 내진설계 표준서 작성을 시작으로 본격화됐다. 이후 주무부처인 해양수산부는 항만 및 어항 설계기준과 국가건설기준으로 이원화된 기준을 하나로 일원화하는 등 항만시설물 안전을 위한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에 본보는 구조안전의 날을 맞아 ‘항만시설 내진보강공사’에 사용되는 공법을 비교·분석하는 특집 기사를 기획, 보도한다. |
■ 항만 내진보강 공법 ‘3파전’ 치열
현재 항만 및 어항시설의 내진성능 보강공사는 구조물 기초의 활동 방지 및 지지력 강화 등 수평 저항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여기에 적합한 공법은 크게 3가지로 구분된다. ▲저유동성 모르타르(몰탈, 이하 생략) 주입공법 ▲유동성 모르타르 저압주입공법 ▲시멘트밀크 고압분사공법 등이 대표적이다.
‘저유동성 몰탈 주입공법’ - 품질 보다 비용 절감 초점
‘유동성 몰탈 저압주입공법’-다중관 방식 설계변경 최소화 강점
‘시멘트밀크 고압분사공법’-환경 문제 발생 가능·타공법 比 강도↓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공법은 ‘저유동성 모르타르 주입공법(Compaction Grouting System·CGS)’다. 또 CGS공법을 중심으로 파생된 MCGS, UCGS도 한 축을 형성하고 있다.
반면 내진설계 선진국인 ‘일본’은 기존 구조물 전면에 콘크리트 타설, 널말뚝 설치 등 신설 구조물 설치, 구조물 변위를 줄일 수 있는 앵커 공법 등 다양한 공법을 폭넓게 사용하고 있다. 특히 특정 공법을 이용한 시공도 지양하고 있다. 항만시설물 등이 위치한 연안의 지반 특성이 모두 다르다는 판단에서다.
이는 국내 내진보강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일본 사례와 같이 연안의 지반 특성을 염두에 두고, 최적화된 공법을 채택해야 한다는 의미다.
과거의 시공실적에 얽매이기보다 적정 공사비를 투입하고 최적의 공법을 채택해 가장 안전한 항만·어항시설을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 사진은 (왼쪽부터) 저유동성 모르타르 주입공법, 유동성 모르타르 저압주입공법, 시멘트밀크 고압분사공법 개요도. |
■ CGS, 품질 보다 비용 절감 ‘초점’
저유동성 모르타르 주입공법은 슬럼프(slump)값이 5cm 이하인 저유동성 모르타르(시멘트, 토사, 석분을 물로 반죽한 재료)를 사석층 공극에 충전해 주입하는 공법이다.
여기에는 CGS, MCGS, UCGS(알파벳 순) 등이 대표적이다. 주입재는 콘크리트(Con'c)형 저유동성 모르타르를 사용하며, 개량 직경(Ø)은 600~1,500mm 사이다.
저유동성 모르타르 주입공법은 사석층 내에서 해수 흐름에 의해 유실되지 않고 충진할 수 있는 장점을 보유했다. 또 소형장비 사용으로 육상에서 작업대를 이용한다는 점이다. 다만 어구, 적재물, 선박 입항 등 항만 운영 상황에 따라 작업대 이동해야 할 경우, 시간이 많이 소요돼 공기 지연의 가능성도 높인다.
또 사석층 내 점토, 모래 등이 퇴적된 경우, 주입 압력에 의한 확공이 어려워 설계 시 적용된 직경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존재한다. 즉, 충전 효율 감소, 모르타르의 결합력 저하가 우려될 수 있다. 여기에 주입 압력(0.5~5MPa)이 과하다면 피복석, 사석이 이완되는 문제가 나타난다.
다만 이 공법은 국내 항만내진보강공사에서 가장 많이 사용된다. 현행 입찰방식에서 가장 중요한 결졍 요인인 ‘비용’ 측면에서 상대적 ‘우위’를 확보한 까닭이다.
■ CJM, 설계 변경 최소화 가능
유동성 모르타르 저압주입공법은 다중관 방식이 특징이다. 이를 이용해 상부 노즐에서 압력수를 분사해 지반을 절삭한 후 선단 주입구를 통해 유동성 모르타르를 충전하는 공법이다.
대표적으로는 CJM, FJS, SRC(알파벳 순)이 있다.
주입재는 유동성 시멘트 모르타르다. 개량 직경은 1,500~2,500mm로 가장 넓어 다른 공법에 비해 천공 횟수를 줄일 수 있다.
유동성 모르타르 저압주입공법은 사석층 내 퇴적토가 존재하더라도 시공이 가능한 장점을 보유했다. 고압수를 분사하는 만큼 충진물을 제거한 후 유동성 모르타르를 충전할 수 있다. 다만 사석층 충전을 위해서는 시험시공을 통한 적정 슬럼프 값을 확인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뒤따른다.
비용은 CGS 보다 고가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당초 계획했던 시공비용이 늘어나지 않아 최종 비용을 비교했을 때 오히려 경제적이라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 JSP, 충전 효율 제고 ‘핵심 과제’
고압분사 그라우팅공법은 주입관 선단 노즐을 통해 초고압수를 분사, 토립자를 파쇄, 이완 시킨 후에 시멘트 밀크를 충전하는 공법이다. 명칭대로 주입재는 물과 시멘트를 섞은 ‘시멘트밀크’를 사용한다. JSP, RJP, SIG 등이 대표적인 종류다.
개량 직경은 1,000~2,000mm로 중간 수준이다. 이 공법 역시 개량직경이 상대적으로 커 천공 횟수를 줄이는 것이 가능한 장점을 확보했다. 유동성 모르타르 저압주입공법과 마찬가지로 사석층 내 퇴적토가 있어도 시공이 가능한 특징도 보유했다.
조류에 의한 사석층 내 충전 효율이 감소할 수 있으나 급결제를 이용할 경우 주입과 동시에 유동성을 낮출 수 있어 단점을 극복할 대안이 확보됐다.
다만 시공 중 부유토나 슬라임 과다 발생으로 인해 환경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존재하며, 저유동성 모르타르 주입공법, 유동성 모르타르 저압주입공법보다 강도가 낮은 점이 존재한다.
이러한 단점을 대신해 일본에서는 가소성 그라우팅(PGM)을 적용하기도 한다. PGM은 가소성 상태가 수분 간 유지돼 공극 없이 충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 지반 여건 따라 적합 공법 제각각… 공법 선택 혁신 요구
정부가 올해 내진보강사업에 설계비 31억 3,000만원, 시설비 275억 900만원 등을 포함해 총사업비 306억3,900만원을 확보했다. 또 서해, 남해, 동해 등 전국 각지에 있는 항만, 어항시설에서 관련 사업을 추진할 계획을 세웠다.
고려해야 할 점은 연안의 지질 특성에 맞는 공법 선정이다. 지반운동수준, 설계지진 가속도 등은 이미 지진 재해도와 현장, 그리고 실내 시험 등으로 지역적 특성을 이미 반영했다. 즉, 내진보강 방법에 지반운동수준, 설계지진가속도 등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의미다.
따라서 조수 간만의 차가 심한 서해와 그렇지 않은 동해, 중간 수준인 남해의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
서해안의 경우, 구조물의 사석 내 점성토가 퇴적된 항만, 어항시설이 대부분이다. 압력에 의해 시멘트 모르타르 등을 압입하는 데 한계가 존재한다. 따라서 고압으로 퇴적된 흙을 제거하고 보강재를 주입할 수 있는 공법이 유리하다.
반면 조위차가 거의 없는 동해안의 경우, 구조물 기초 내 퇴적물이 많지 않지만 공극이 크다는 차이점이 있다. 보강재가 압력에 의해 유실될 우려가 있는 셈이다. 따라서 저유동성 모르타르나 수중에서 급결될 수 있는 가소성 모르타르 공법을 사용하는 것이 적절하다.
모래 지반과 같이 단단한 지반에는 보강재 주입해 확공하기 어렵다. 따라서 물, 공기 등을 고압으로 분사해 방사상으로 파괴해 시멘트 모르타트, 시멘트밀크를 주입하는 공법이 적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