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사업 잘해도 수익률 ‘제로’
주택사업 잘해도 수익률 ‘제로’
  • 이경운
  • 승인 2009.09.11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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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가능성 뒷전, 회사 신용도 우선

업계 “주택사업 금융지원 방안 개선” 촉구

금융위기 이후 건설사들의 주택PF가 최악의 상황에 처했다.

정부가 조성한 택지지구에서도 금융권은 건설사의 신용도에 따라 차별적인 이자율과 추가담보를 요구하는 등 ‘가진 자의 횡포’를 부리고 있다.

수도권택지지구에서 주택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A건설사는 은행으로부터 조달했던 브릿지론을 주택PF로 전환하려다 결국 실패했다. 사업지 외 추가담보를 요구하는 은행의 요구를 들어줄 수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이 회사의 분양일정은 3개월 이상 늦어졌다. 이 3개월 동안 금융비용은 눈덩이처럼 커졌고 회사는 제2금융권과 주택PF 계약을 체결했다. 대출 금리는 10%를 상회한다.

사업이 성공한다 해도 수익은 없다.

B사는 원활한 주택PF를 위해 신용도가 높은 건설사와 올해 분양예정지 3곳 중 2곳의 시공권을 줬다. 스스로는 단 한곳도 주택PF도 성사시킬 수 없었기 때문이다.

자체 시공을 하게 되는 마지막 사업장은 3곳 중 사업 성공 여부가 가장 희박한 곳이다.

이 회사 주택사업 담당자는 “1군 금융권의 주택PF 담당자들은 택지의 사업성을 평가하지 않고, 해당 건설사의 신용도만을 평가한다”고 토로했다.

기업회생절차를 밝고 있는 건설사들의 상황은 더욱 혹독하다. 채권단은 청라 정도의 대박지역 이외에는 예외 없이 택지를 처분하기 때문이다.

매각이 더딘 곳은 계약을 해지하고 그나마 환매가 가능한 곳은 과감한 할인매각을 진행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택지계약을 해지하면 계약금(10%)을 포기해야 하지만 채권단은 추호의 망설임도 없다.

그들은 주택사업의 성패와 기업 미래가치를 판단하지 않고 건설사의 자산을 매각해 채권회수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

C건설사는 민간 도시개발사업에 6,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투입하고도 회사가 워크아웃 중이라는 이유로 추가 시공사 참여를 요구받았다.

이 사업에 필요한 추가자금은 단지 1,000억원 이지만 채권단은 사업안전성을 위해 브랜드 가치가 높은 추가 건설사를 참여시키라는 것이다. 타협의 여지는 없다.

2조5,000억이 넘는 이 사업에서 큰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후문이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중인 시행사 임원은 “정부가 이러한 빈곤의 악순환을 파악하고 보다 적극적인 주택사업 금융지원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수도권 택지지구에서 사업을 추진함에도 건설사들은 자금을 구하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