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일보 김주영 기자] 정부의 해외건설 지원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해 실제 수요에 부합되는 사업으로 재정비하기 위한 세미나가 열려 건설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국토교통부와 해외건설협회가 마련한 '해외건설 정부 지원 사업 개선방안 도출을 위한 세미나'가 29일 서울 중구 전국은행연합회관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이날 행사에는 정부 관계자 및 국내 건설기업 관계자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백영선 해외건설협회 부회장은 “해외건설이 한국 경제발전을 이끄는 견인차 역활을 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누적 수주금액이 7,000억원을 돌파하는 등 세계 5위권의 건설강국으로 발전했다. 하지만 저유가 현상 지속, 글로벌 경제 침체 등 대외환경 급변과 중국 및 인도 기업 등 후발 주자의 가격 공세로 한국 건설업체가 이중고를 겪고 있어 고부가가치 시장으로의 진출을 고민해야 한다"며 "이번 세미나가 해외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정부 지원을 이끌어 내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미나에 앞서 진행된 해외건설 유공자 시상에 ▲서용건설 ▲구산토건 ▲SK건설 ▲평화엔지니어링 ▲현대엔지니어링 ▲제일엔지니어링종합건축사사무소 등 총 6개 업체가 선정돼 눈길을 끌었다. 이들 기업은 국토부장관 표창을 수상했다.
이날 세미나는 ▲글로벌인프라펀드(GIF) 운영 ▲인프라 마스터플랜(MP) 및 개도국 고위 공무원 대상 초청 연수 ▲해외건설 현장 훈련(OJT) ▲해외건설 시장 개척 지원 사업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해외 투자 개발사업 지원책의 일환인 글로벌인프라펀드는 타당성 조사 지원를 비롯해 한국 기업이 추진하는 해외 인프라 개발 사업 발굴을 적극 지원하는 자금이다. 이를 통해 건설기업은 새로운 시장 개척에 대한 투자 위험을 줄여주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지원 대상은 '해외건설촉진법' 상 해외건설업차 또는 금융기관 등 재무적 투자자다. 지원사업은 해외 사회간접자본시설이며 수자원, 교통, 발전, 산업플랜트, 신도시 등이 대표 분야다.
사업 모집은 두 차례로 나뉘어 진행된다. 2016년 1차 사업은 2015년 하반기에 접수를 받아 10개 사업 중 6개 사업을 선정했다. 2차 사업은 2016년 4월에 진행될 예정이다. 모집은 예비타당성지원 사업과 본타당성지원 사업으로 각각 모집한다.
인프라 마스터 플랜은 개도국을 대상으로 한 국제개발협력 사업이다. 인프라 마스터 플랜에 책정된 2016년도 예산은 약 57억 규모다. 이중 개도국 인프라 마스터 플랜에 50억원이, 개도국 고위 공무원 초청 연수에 약 4억원이, CM공급 사업에 약 3억원이 각각 배정됐다.
이 사업은 정부 대 정부간 개발 협력을 통해 새로운 해외시장을 개척함으로써 진출국가의 위험도를 낮추는 효과가 있다. 특히 도시, 교통, 수자원 등 전후방 연계 효과가 큰 인프라 마스터 플랜을 개도국에 보급해 설계 및 시공 등 인프라 패키지 수출 기반을 조성한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마스터 플랜 제공 후 범정부적인 지원 체계를 마련함으로써 한국 기업의 해외진출을 지원할 수 있다. 무엇보다 한국 CM제도를 개도국에 적합하게 변형시켜 구축함에 따라 엔지니어링 업체의 해외건설 시장 진출 기반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건설 현장훈련 지원 사업은 해외건설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청년층 취업난을 해결하며, 중소·중견 건설업체의 해외진출을 돕는 사업이다.
지원 대상은 해외건설촉진법 상 해외건설업자, 중소기업기본법 상 중소기업 등이다. 지원 기업은 지원 신청 시점에 해외공사 계약 체결을 완료하거나, 시공 중 혹은 시공을 앞둔 해외 현장을 보유해야 한다.
여기에 국토부가 주관한 해외건설 전문인력 양성과정 수료자를 채용한 기업과 특성화고 혹은 마이스터고 졸업생을 채용한 기업은 가점을 받을 수 있다. 또 취업 취약계층, 국가유공자 자녀, 청년층 채용 기업도 가점 대상에 포함된다.
해외건설 시장 개척 지원사업은 신규 시장 개척에 필요한 각종 지원을 기업체에 제공하는 사업이다. 2016년도 사업은 해외건설협회가 전담한다. 지원 대상국가는 국내 기업이 진출하지 시장, 최근 5년간 수주실적이 4억 달러 미만인 국가 등이다.
지원 항목은 타당성 조사비, 국외 여비, 조사활동비, 초청경비, 홍보비 등이다. 특히 해외기술진출경비 지원이 확대돼 해외특허출원료와 해외기술인증료에 대한 비용도 지원 받을 수 있다.
평가 방법은 수주 교섭의 경우 서면 심의를, 타당성 조사의 경우에는 PT 심의를 거치게 된다.
한편 세미나에 참석한 박병석 국토부 해외건설지원과장은 "올해는 해외건설 시장 문을 연지 5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이지만 세계경제 침체 여파로 올해 해외 건설시장 실적이 전년 대비 30%가량 감소했다. 이번 세미나가 정부 지원 정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실수요에 맞는 효과적인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시간이 되길 바란다"며 "이 자리에서 기업 관계자들에게 실제 사업 수행 시 겪은 어려움을 듣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을 정부 정책에 적극 반영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