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일보 하종숙 기자] 희림이 차별화된 전시 문화를 위해 운영하고 있는 ‘메타갤러리 라루나(Metagallery LaLuna)’가 독창적인 예술 세계를 펼치고 있는 김희자 작가의 ‘Contemplation’ 전시를 개막했다.
김 작가는 서울대학교 미술대학을 졸업하고 성신여자대학교에서 판화 전공으로 석사 학위 취득 후 뉴욕에서의 방문 예술가 활동으로 독창적인 예술 세계를 확립했다. 이번 전시 ‘Contemplation’에서는 자연과 우주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은 최신 작품과 함께, 지난 40여 년 간의 작업 중에서 선정된 마스터피스들도 공개된다. 김희자는 오랜만에 국내에서 활동을 재개, 라루나는 이번 전시를 통해 그의 예술적 여정을 새롭게 조명하고 있다.
김희자 작가는 롱 아일랜드의 바닷가 숲속에서 자연을 통한 치유의 경험을 쌓았다. 땅에서 자라 하늘로 뻗어가는 나무를 바라보며 생명력과 우주의 에너지를 느꼈다는 김 작가는, 우주 본질에 대한 이해는 과학의 한계를 넘어 인간의 무의식 속 감성에서만 가능하다고 말한다. 작가에게 작업은 우주적 비밀과 교감하는 과정이며, 끝없이 나무들로부터 영감을 얻는 하나의 의식과 같다.
특히 김희자 작가의 작품에서 흥미로운 점은 종단으로 자른 나무의 독특한 나뭇결을 드러내 시각적 쾌감을 더한다는 것이다. 험난한 환경에서 자라난 나무의 나뭇결은 바람과 파도의 움직임을 연상시키며, 이러한 역동성은 김희자의 작업에 강력한 에너지를 부여한다. 또한 동양에서 마음을 상징하는 거울을 사용해 입체적인 오브제를 창조하며, 주로 삼각형 형태를 활용한다. 삼각형은 도형의 최소 단위이자, 나와 너, 그리고 또 다른 사람 사이의 관계성을 표현하는 사회의 기본 단위로 작가는 이를 피타고라스의 완벽함으로 설명한다. 각도를 조정하여 이웃한 면이 서로 반사되는 형태는 ‘또 다른 세상’을 제시하며, 관람객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김희자 작가의 ‘Contemplation’ 전시는 나뭇결 속에 담긴 지나온 계절, 바람의 고통, 햇볕의 따스함을 형상화하며, 공기의 흐름이나 물의 진동이 리드미컬한 곡선으로 표현돼 자연과 우주의 생명력을 담아낸다. 김 작가는 자연의 에너지, 즉 기(氣)가 우리 삶의 내면으로 이르는 입구로 안내한다고 말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VR 기술을 통해 작품의 공간의 연속성, 단절, 반사 등 입체적 요소를 보다 실감 나게 감상할 수 있다.
메타갤러리 라루나 관계자는 “김희자 작가가 우주와 자연의 심층을 관조하는 과정에서 탄생한 작품들을 통해 관람객들에게 깊은 성찰의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며 “작가의 예술 세계가 여름의 마지막 빛처럼 강렬하고 신선하게 다가오길 바라며 관람객들이 평소의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관조의 순간을 경험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