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일보 조성구 기자] 지난주 조용돈 한국가스기술공사 사장이 임기 10여 일을 앞두고 해임됐다.

산업부 조사에 따르면 조 사장은 동거녀와 해외 출장을 다녀오고 1000만원 상당의 공용 물품을 무단으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동거녀와 해외출장 6건을 비롯해 출장 중 사적 관광, 부당이득 제공, 공용물품 사적 사용 등 다수의 비위행위를 저질렀다.

공공기관의 장이 이와 같은 개인사로 해임된 사례는 매우 드물어 더욱 충격적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공사의 내부 문제는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올해 가스기술공사는 직원 갑질과 취업규칙 위반 등, 이러저러한 비리 행태로 언론의 도마에 올랐다. 

공사 A씨는 공동합숙소에서 동료 직원에게 욕설과 폭력을 행사해 상대방의 치아가 부러지는 만큼의 폭행 사건을 일으켰다. 이외에도 휴일에 업무를 지시하거나 직원 동의를 구하지 않고 특정 자격증 취득도 강요했다. B씨는 개와 고양이 사육과 민물새우잡이 업무 지시 등 부당 업무와 갑질 행위를 지속했다.

현재 가스기술공사는 진수남 경영전략본부장 대행체제 운영되고 있다.

공사는 오는 22일부터 23일 청렴인권혁신단 위크숍을 진행하다고 밝혔다. 기관장이 주도해 강력한 점검에 나선다고 했다. 본사와 지사별 청렴 인권 혁신 리더들이 모여 다양한 안건을 토의하고 앞으로 추진 방향을 설정하기로 했다.

지난 주말에는 보도자료까지 내고 앞으로 직장 괴롭힘 등 논란의 입장을 설명하며 이 같은 문제가 발행하지 않도록 앞으로 강력한 정책을 추진한다고 말했다. ‘솜방망이’ 처분 논란에 대해서는 당사자 간 오해와 합의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와 같은 가스기술공사의 조치에 신뢰성에 의문부호가 붙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조용돈 사장의 산업부 조사는 지난 3월부터 이미 시작됐고, 갑질과 폭력을 행한 직원들에게 공사 감사실은 “깊이 뉘우친다”는 그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정직 등 중징계 사유에 해당함에도 낮은 처분인 1~2달 감봉 처분에 그쳤기 때문이다.

공사 측은 심의결과가 적절했는지 다시 원점 재검토한다고 했지만 결과가 바뀌는 것은 어려울 듯 하다.

가스기술공사는 노사문화 우수기업 25개 사에 포함된 공공기관이다. 그럼에도 지난 2월 노웅래 의원실에 따르면 3건의 노동법을 위반했다.

올 초 신년사에서 조 사장은 ‘수처작주 입처개진(隨處作主 立處皆眞)’이란 고사성어를 일성으로 밝혔다.

‘내가 현재 처해있는 곳에서 주인이 되면, 내가 서 있는 모든 곳이 진실이 될 것’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주인이 된다는 것은 주도적이고 능동적인 삶을 사는 것을 의미하며 남의 눈치를 보지 않고 옳다고 생각하는 비전대로 행동해야 한다는 이 문구는, 직원들이 아닌 조 사장에게만 해당됐던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