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기자리뷰] 이륜차 인도주행
[전문기자리뷰] 이륜차 인도주행
  • 신용승 기자
  • 승인 2024.01.19 14: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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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일보 신용승 기자] 인도 위 국민안전이 위협받고 있는 느낌이다. 인도를 주행하는 이륜차에 대한 단속과 처벌이 솜방망이 수준이기 때문이다.

최근 기자는 서울 동작구 소재 사거리에서 신호를 대기하던 중 인도를 질주하는 오토바이에 놀라 길을 비켜주는 경험을 했다.

때마침 교통사고 처리를 위해 인근에 경찰이 출동해 있었고 기자는 헬멧 미착용, 인도주행 등 범법행위를 한 우체국 집배원을 신고했다.

하지만 경찰관의 돌아온 대답에 기자는 탄식할 수 밖에 없었다.

“계도조치를 하겠습니다. 업무상 불가피하게 법규를 조금 위반할 경우 경찰관의 자의적인 판단에 따라 단속이 아닌 훈방조치가 가능합니다.”

남성지구대 소속 경장 A 씨의 안내다.

업무상 불가피하게 법규를 조금 위반한 행위의 기준이 무엇인지 정말 궁금하다. 동일한 상황에 민간 배달업자가 동일한 범법행위를 저질렀다면 결과는 달라졌을까? 우체국 집배원과 배달업자 모두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건 동일한 상황이다.

심지어 해당 집배원은 경찰관의 전자식 호루라기 소리를 무시한 채 주행하다 다시 검거됐다.

“어린이 보호구역에서도 어린이 교통사고는 발생합니다. 시민이 안전해야 할 인도에서 마저 제대로 된 단속이 아닌 계도조치가 이뤄진다면 교통안전은 후진국 수준으로 머물수 밖에 없습니다.”

어린이 교통안전을 위해 30년을 몸 바쳐온 B 교수의 직언이다.

한 달여가 지난 지금도 기자는 인도주행을 하는 이륜차를 하루에 세 번 이상은 목격한다. 오토바이뿐만 아니라 우후죽순 늘어난 개인형 이동장치(PM)는 인도에 무방비하게 주차돼 통행을 방해할 뿐만 아니라 시민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도로에서 방어운전을 해야 하듯이 인도에서는 방어걸음을 해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기 그지없다.

지난해 7월 정부는 이륜차 인도 주행을 반드시 근절하겠다고 천명했다. 보행자의 안전 확보를 최우선 목표로 실제 위험성이 높은 법규위반의 억제에 초점을 두겠다는 것이다. 사고 위험이 적은 경우 계도·안내 위주로 조치하되, 보행자 통행이 잦은 인도나 횡단보도의 주행 등은 지역별 ‘이륜차 안전 활동 강화의 날’을 정해 집중 계도·단속을 함으로써, 보행자를 위협하는 중요 법규위반행위는 반드시 처벌된다는 인식을 확산시키는게 그 목적이다.

하지만 여전히 현실은 녹록치 않다. 보다 객관적인 단속 규정과 제 식구 감싸주기식 문화는 하루 빨리 사라져야만 하며 부디 정부가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탁상행정에서 벗어나길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