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談事談(시담사담)-이 시대 우리들의 살아가는 이야기]
참으로 아는 전문가가 필요한 때다
참으로 안다는 것이 무엇인가? 고전을 살펴보면 두 가지 유명한 정의가 있다.
중국의 가장 위대한 성인으로 추앙받는 공자는 제자 자로와 대화에서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 그것이 참으로 아는 것이니라(知之爲知之 不知爲不知 是知也)”라고 말했다.
다음에는 서양 철학의 기둥인 소크라테스의 ‘참으로 아는 것’에 대한 이야기다. 소크라테스는 다음과 같이 아는 단계가 3단계가 있다고 했다.
첫째, 내가 아는 모든 것을 아는 사람, 위대한 성인(What you know you know).
둘째, 내가 무엇을 모르는지 내가 아는 사람. 소크라테스 본인(What you know you don't know).
셋째, 내가 무엇을 모르는지 내가 모르는 사람. 본인 스스로 가장 현명하다고 생각하는 사람(What you don't know you don't know).
위 3가지 아는 단계에서 소크라테스가 내린 결론은 이랬다. ‘난 내가 무지하다는 사실을 알고, 저들은 저들이 무지하다는 사실을 모른다. 내가 무지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나는 가장 현명한 것이다’. 그리고 소크라테스는 셋째 단계의 자신이 무지하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현재 자신이 가장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을 한다는 무서운 사실을 경고했다.
위대한 두 가지 고전을 통해 우리가 현명하게 살기 위해 모르는 것을 인지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이야기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발전적이고 창의적인 조직은 이러한 환경을 만들어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 과연 우리의 건설 산업에서 이러한 철학이 통하고 있는가? 우리나라 건설산업이 사고 없이 안전하고, 발전적이고 창의적이며 국민이 보기에 믿음직스러운 조직이 되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 큰 질문에 완벽하게 대답할 수는 없다. 그러나 내가 일견한 한 전문 건설가의 언급은 이 질문에 어느 정도 훌륭한 대답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 그의 이야기를 소개하고자 한다.
내가 아는 선대의 최고 건설 전문가는 다산 정약용 선생님이다. 다산은 수백 권의 저서를 기술했으며, 사랑하는 백성을 위해 48권으로 이뤄져 있는 ‘牧民心書’를 저술하였다. 또한 현재 세계유네스코에 등재돼 있는 수원 화성을 정조 대왕의 지시를 받아 완공하신 분이다. 현대적 언어로 해석을 하면, 수원화성 구축의 계획과 시공, 건설관리 총괄을 수행한 건설 전문가의 역할을 수행하신 것이다. 건설 전문가이신 다산 정약용 해석을 통해 명저를 저술하신 한양대학교 정 민 교수가 그 저서에서 다산 선생님의 지식과 지혜의 습득에 대해 다음과 같이 기술을 했다. “모르는 것을 하나씩 깨우쳐 나가는 동안 앎(知)이 내 안에 축척이 되고, 그 앎은 단순한 지식(知)을 넘어서 지혜(智)가 된다.”
즉, 이 글처럼 앎이 축척이 돼서 그 앎이 지혜가 되도록 해야 한다. 건설에서 앎이 축척이 돼서 그 앎이 지혜가 되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다산의 말을 빌면 “전에 없던 새것은 없다. 모든 것은 옛 것의 기초 위에서 만들어진다. 좋은 모범을 찾아라. 훌륭한 선례를 본받아라. 하지만 그대로는 안 된다. 바꿔야 한다. 현실에 맞게 고쳐라. 실정에 맞게 변경해라. 불필요한 것은 걷어내고, 안 맞는 것은 버리고, 없는 것은 보태고, 부족한 것은 채워라.”라는 것이다. 이는 전통의 계승과 발전 속에서 앎이 축적된다는 것을 명확하게 지적한 것이다.
지금 우리에게는 다산 정신을 본받아 전통의 계승과 발전을 도모하는 ‘참을 아는 건설 전문가’가 반드시 필요하다. 우리는 이러한 전문가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고, 이후 우리가 만들어낸 전통을 계승할 후학을 양성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할 수 있어야 대한민국은 건설은 물론 정치, 경제, 사회, 언론 등 전 분야에서 거쳐 앎이 축적되는 창대한 모습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