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원전 건설경험 탁월…日과 협력 중요”
마쓰이 히데키 일본원자력산업협회 이사장 인터뷰 원자력연차대회 참석 차 방한…한국의 원전 건설 능력 높은 평가
[국토일보 조성구 기자] 한국원자력산업협회가 개최한 한국원자력연차대회에 참석한 마쓰이 히데키 일본원자력산업협회 이사장이 29일 언론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한국의 원전 건설 경험과 능력을 높게 평가하며 한일 간의 협력 강화를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 일답.
▲일본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최근 원전 정책에 어떤 변화가 있나.
-후쿠시마 사고 이후 일본은 원전 정책을 전면 재검토했다. 현재는 19기의 원전이 재가동됐고 일부는 운영 재개 중이다. 신규 구축도 고려하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우선순위는 기존 원전의 안정적인 재개다. 특히 일본은 신규 부지 확보가 어렵기 때문에 기존 부지를 최대한 활용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SMR(소형모듈원전)에 대한 일본의 입장은.
-SMR은 현재 일본에서 핵심 이슈는 아니다. 원전 재가동이 우선이다. 다만, 일본도 SMR의 잠재력을 인식하고 있으며 규제 기반이 부재한 만큼 이를 마련하는 데 시간이 걸리고 있다. 정부는 이를 위한 기반 마련에 나서고 있으며 일본 기업들도 기술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일본형 SMR의 경쟁력은 무엇인가.
-일본은 히타치를 비롯한 고유 기업들이 SMR을 개발하고 있다. 특히 히타치의 모델은 캐나다 온타리오에서 건설 승인을 받은 상태며 기술력이 입증된 것이 강점이다. 연료나 부품 공급망 관련 문제 우려도 작다. 미국 서부에서 최초로 건설될 SMR인 만큼 귀추가 주목된다.
▲기존 원전 수명 연장이나 신규 건설 계획은.
-일본의 원전 정책은 세 가지 축을 중심으로 움직인다. 첫째는 원전 재가동의 가속화, 둘째는 성능 향상을 위한 최첨단 원전의 신규 건설, 셋째는 장기적 에너지 안보 확보다. 후쿠시마 사고 이후 재가동된 원전이 14기인데 이는 아직 충분하지 않다. 성능이 뛰어난 신형 원자로를 통해 이를 보완할 계획이다.
▲사고 이후 일본 국민들의 여론은 어떻게 바뀌었나.
-사고 직후에는 대중의 반대 여론이 강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다. 에너지 안보와 전기요금 상승 문제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커지면서 수용성이 개선되고 있다. 정부와 민간은 국민의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강연, 캠페인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완전한 해답은 없지만 꾸준한 인식 개선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 원전의 경쟁력을 어떻게 평가하나.
-한국은 원전 건설 경험이 매우 뛰어나다. 특히 바라카 원전 프로젝트는 '온타임, 온버짓(on-time, on-budget)'의 대표 사례로 평가된다. 일본은 마지막으로 원전을 건설한 것이 2009년이기 때문에, 한국의 경험과 기술력은 큰 장점입니다. 건설 일정, 비용 효율성, 운영 성능 모두 우수하다고 판단되며 일본과의 협력 가능성도 매우 크다고 생각한다.
▲한국이 글로벌 원전 시장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판단하나.
-앞으로 전 세계적으로 원전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이다. 일본, 한국을 포함한 여러 나라가 공동 목표를 가지고 움직여야 한다. 한국은 글로벌 원전 시장에서 메인 플레이어로 성장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 장기적으로도 중요한 역할을 이어갈 것이라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