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첨단 장비·고정밀 생산라인 급변… 국내 산업시설 특성 부합한 새로운 내진기준 마련해야”

건설연-한국지진공학회, ‘산업시설 운영 지속성을 위한 내진설계 포럼’ 개최... 울산대 김익현 교수 강조

2024-05-17     하종숙 기자

지진발생은 1·2·3차 피해 이어져… 장기간 피해복구 시간 및 비용 소요 커
국내 건축물 지진 주 작성 플랜트 특성 반영 못해… 새 내진기준 마련돼야
김병석 원장 “대만 지진은 산업시설 내진설계 중요성 강조… 국내 지진안전 확보 터닝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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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일보 하종숙 기자] 지진에 따른 산업시설 지진피해 특징은 1차 구조물·설비 손상 등 직접적인 피해와 함께 2차로 생산활동 중단·화재·폭발 등 간접적 피해, 3차로 유해물질 누출·정전 등 사회적 피해로 이어지는데 특히 3차 사회적 피해는 장기간 피해 복구시간과 비용 소요가 불가피, 국내 산업시설 역시 지진 안전 확보를 위해 내진설계의 중요성이 강조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원장 김병석/이하 건설연)이 16일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한국지진공학회(회장 한상환)와 공동으로 개최한 ‘산업시설의 운영 지속성을 위한 내진설계 포럼’에서 울산대학교 김익현 교수는 ‘산업시설의 운영지속성을 위한 내진설계 도입’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강조했다.

김 교수는 해외 지진피해 사례, 분석 등을 소개하며 산업시설 특성에 부합하는 내진기준의 강화를 제시했다.

김 교수는 “현행기준은 건축법령 각종 기술기준이 일반 건축물을 주대상으로 작성된 것으로 플랜트 특성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해외에서도 라이프라인과 같은 인프라의 운영 지속성을 중요하게 인지하고 있는 만큼 현행 붕괴방지 내진설계 등에 초점을 맞췄다면 손상제어를 위한 내진설계로의 개선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무엇보다도 가스는 물론 발전플랜트 등 산업시설 특성에 부합하는 새로운 내진기준 마련을 촉구했다.

이날 포럼은 최근 대만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인해 TSMC 등의 산업시설 피해 사례로부터 우리나라 산업시설의 내진설계 현황을 되짚어보고 개선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 지진 관련 산·학·연 전문가의 주제 발표와 패널 토론으로 진행됐다.

지난 4월 3일 발생한 규모 7.4의 대만 화롄 지진으로 인해 TSMC와 UMC 등 전세계 반도체 공급망의 핵심 공장에서 생산이 중단되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 반도체 공장은 한 번 멈추면 공장 내에 생산 중인 모든 제품을 폐기해야 한다. 미세 공정을 통해 생산되는 반도체 패널은 장비 복구에 1주일이 소요되지만, 정상 제품 검수에는 1달은 걸릴 수 있어 당분간은 전세계 반도체 공급망에 차질이 있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따라서 운영 지속성을 확보하기 위한 내진설계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한 실정이다.

이날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선창국 박사는 대만 화롄 지진의 지진공학적 특성과 그에 따른 피해를 고찰했다. 삼성화재해상보험(주) 최혁주 박사는 보험업계의 위험관리 관점에서 산업시설 고도화에 따른 지진 위험관리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노스기술(주) 조성국 대표와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 황진하 박사는 산업시설 내진설계 현황과 개선 필요성을 피력했다. 건설연 조정래 도시재해재난클러스터장은 플랜트의 운영 지속성을 고려한 통합위험관리 시스템 개발 사례를 소개했다.

건설연은 지난해 산업시설 내진 안전성과 운영 지속성 확보를 위해 4개 기관(한국지진공학회, 삼성화재해상보험(주), 한국화재보험협회, 대한토목학회)과 기술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번 포럼도 산업시설 내진안전 기술협력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건설연 김병석 원장은 “대만 화롄지진과 TSMC의 피해는 산업시설의 내진설계에 대한 중요한 질문을 던져주는 것”이라며, “지금이야말로 최첨단 장비와 고정밀 생산라인으로 급변하고 있는 산업시설의 지진 안전 확보에 있어 터닝 포인트를 만들 수 있는 최적의 시기”라고 설명했다.

특히 김 원장은 “건설연이 지진 분야 선도적 기관으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산·학·연 협업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