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호 "김해공항 국제선 터미널 확장 유일한 혼잡 개선책"
박재호 "김해공항 국제선 터미널 확장 유일한 혼잡 개선책"
  • 김주영 기자
  • 승인 2018.10.10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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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국장 수하물 컨베이어벨트 증설 공간 없어···국토부, 알고로 시설재배치 '몽니'

▲ 김해공항 격리 대합실 시간당 대기 여객수.

[국토일보 김주영 기자]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재호 의원(부산 남구을)이 국토교통부에서 ‘제주공항을 중심으로 김해공항 시설 및 운영여건 진단을 위한 연구용역’을 고의로 중단시켰을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박재호 의원은 10일 ‘제주공항 시설 및 운영 개선방안 수립 연구 용역’ 최종본에 김해공항 국제선 터미널 혼잡문제는 시설 재배치만으로 해결될 수 없다는 결론이 담겨있다고 공개했다.

박 의원에 따르면, 국토부는 2016년 11월 제주공항을 중심으로 김해공항 시설 및 운영여건 진단을 위한 연구용역을 시작했다. 그런데 지난해 7월 국토부는 ‘의사결정 기간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돌연 연구용역을 중단시켰다.

이 용역에서 외국기관 컨설팅 업체로 참여한 영국의 ARUP(에이럽)은 김해신공항 개항 이전까지의 수요대응 방법으로 체크인 카운터 증설, 도착 캐로셀(수하물 컨베이어벨트) 증설, 내부 시설 재배치, 체크인 자동화 등의 방안을 제안했다.

하지만 ARUP의 이런 제안에 대해 용역의 최종 의사결정권자인 국토부는 시설재배치 방안만을 고집하고 있다고 박 의원은 지적했다.

현재 김해공항 국제선 청사 중 공간 부족이 가장 심한 곳은 격리 대합실이다. ARUP은 2026년 현재보다 24%가 증가한, 3,680명의 대기승객이 발생한다며, 현재 대합실 공간(3,046㎡)에 2,106㎡의 추가 공간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1,147명의 대기승객을 건물 밖으로 이동시켜야 현재 수준과 비슷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ARUP는 건물 밖의 ‘원격대합실’과 ‘도심공항터미널’을 제안했다.

특히 김해공항 혼잡 완화를 위해 가장 필요한 도착장 캐로셀(수하물 컨베이어벨트)은 터미널 건물 내에 설치할 공간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의 혼잡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캐로셀 2대를 추가로 설치(현 5대)해야 하지만, 건물 내에 설치할 공간이 없는 것으로 밝혀져 김해공항 2단계 확장의 주요한 논리가 될 전망이다.

실제로 김해공항 국제선 입국장에서 입국수속과 수화물을 찾는데 2시간 이상 걸리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한국공항공사 역시 서비스 수준을 현 상태로 유지하기 위해서 2대의 캐로셀 증설이 필요하지만 공간이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즉, 입국시간 단축을 위해서는 최소 4대 이상의 증설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국제선 청사 확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반대합실에서 격리대합실로 들어가는 과정에 있는 체크인 시설 용량도 사실상 증설이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ARUP는 최소 115대의 카운터가 필요하지만 최소 98대로도 운영 가능할 것으로 보고 했다. 그런데 현 국제선에 설치할 수 있는 체크인 카운터는 73대에 불과하다.

그리고 ARUP의 시뮬레이션 최소 결과인 98대는 50%의 승객이 직접 발권과 수화물처리를 하는 자동화 셀프체크인을 가정한 것이어서 사실상 현재의 셀프체크인 문화에서는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셀프체크인은 항공사가 주체가 되어 실시하고 있는데, 국내선의 경우, 대한한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각각 28.6%, 25.4% 수준이며, 국제선은 3%에 불과한 실정이다.

특히 ARUP은 활주로의 신규 증설 없이 향후 교통량을 증가시키기 위해서는 2020년까지 공항 시설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공항시설 개선이 이뤄져야 좌석 수가 더 많은 항공기가 도입되었을 때 적절히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토부가 김해공항 2단계 확장사업을 시작하지 않으면 김해공항은 국제선 입출국 대란과 함께 신설 노선 추가도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박재호 의원은 “김해공항 국제선 1단계 확장공사가 지역 항공수요를 제대로 예측 반영하지 못했기 때문에 부울경 주민들이 고생하고 있다”며 “용역 결과를 제대로 공개하고 조속히 2단계 확장공사를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해신공항이나 혹은 가덕도신공항이 건설되더라도 김해공항은 잔존시킬 수밖에 없다”며 “인천공항도 국제선 1-3터미널을 운영하고 있듯이 부산 김해공항도 다수의 터미널 방식으로 운영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