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장 붕괴 일촉즉발
부동산시장 붕괴 일촉즉발
  • 이경운
  • 승인 2010.01.22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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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1일 양도소득세 감면혜택 종료일이 다가오면서 신규분양시장이 뒤죽박죽이다.

일부 건설사는 ‘기회는 이때뿐이다’며 공급을 서두르고 있고, 한편에선 분양 인허가 일정을 맞추지 못해 눈물을 머금고 사업을 연기했다.

그러나 인기지역을 제외한 대부분 단지가 저조한 청약률을 보이자 업계는 패닉 상태에 빠졌다. 그나마 선방하던 지역도 매수세가 줄어 고전하는 분위기다.

이제 2월 11일이라는 D-day에 기한을 맞출 수 있는 분양단지는 없다. 남겨진 것은 몰아내기식 분양에 쌓여버린 미분양 아파트다.

하지만 악몽의 서막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

2월 11일 이후에도 신규주택 공급은 계속될 수밖에 없고, 사업시기를 늦추던 단지들도 올해에는 어떻게든 끝을 봐야 한다.

시장 상황을 놓고 볼 때 이 주택들이 미분양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부동산 시장의 봄은 사라지고 악몽은 클라이막스로 치닫게 된다.

지금의 분위기를 IMF때와 비교해보면 상황 설명이 쉽다.

당시 집값이 반 토막 났고 경제가 휘청거렸다. 다만 글로벌 시장은 유연한 성장 추세였고 우리나라 경제도 상승 여력이 강했다.

이후 국내 경기가 회복되자 부동산시장이 강하게 반등했고, 집을 산 사람들은 부자가 됐다.

그러나 작금의 상황은 이와 상이하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 경기만이 다소 회복된 모습을 보일뿐, 세계경제는 아직 부활이 더디다. 수출이 주력인 국내 기업이 힘들고 가계도 어렵다.

이러한 경기는 매매시장을 위축시키고 시세하락으로 이어졌다. 시세하락은 다시 신규분양 단지의 프리미엄을 상쇄시켜, 투자가치를 소멸시켰다. 최근 저조한 청약률의 이유다.

결국 가격상승이 전제되지 않은 부동산투자는 누구도 거들떠보지 않는 천덕꾸러기 신세가 됐다.

이같은 상황에서 신규주택 공급이 늘자 연초부터 미분양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아직 양도세감면 혜택이 종료되지 않았음에도 ‘이지경’ 이라는 말이다.

신규분양 인기지역도 위태하다는 전망이 나돈다. 분위기가 100년만의 한파 못지않다.

부동산 전문가들 사이에선 ‘건설사 몇 개 넘어져야 대책이 나온다’는 무서운 이야기가 나돈다. 부동산시장이 다시 한번 붕괴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의 부동산경기 부양책과 경기회복이 절실한 현재, 투기와 침체를 오가던 부동산시장이 끝물을 맞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갈공명의 혜안이 절실히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