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공사 원가산정기준···서울형 품셈 대폭 정비
서울시, 공사 원가산정기준···서울형 품셈 대폭 정비
  • 김주영 기자
  • 승인 2018.09.04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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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52시간 근무제 도입·교통 혼잡 등 건설현장 여건 반영

▲ 서울형품셈 보완 품셈 목록

[국토일보 김주영 기자] 서울특별시가 '서울형 품셈'을 일제히 정비한다.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 등 건설현장의 여건이 달라진 점을 감안한 조치다.

서울시는 시(市)에서 발주하는 공공 공사의 원가산정 시 적용하는 자체 기준 ‘서울형 품셈’을 최신판으로 일제히 정비한다고 4일 밝혔다. 

‘품셈’은 각종 건설공사 시 소요되는 인력과 재료 수량 등을 수치로 제시한 자료다. 서울시는 정부의 표준품셈에 없거나 현장 여건에 적합한 품셈 적용을 위해 지난 2011년부터 자체적으로 ‘서울형 품셈’을 개발하고 공사원가 산정 기준으로 활용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서울형 품셈 총 88건을 개발했다. 이후 1,549개 사업에 적용함으로써 공사원가 총 506억원을 절감하는 효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그동안 공사 현장의 안전성을 강화하고 시공비를 현실화할 필요가 있는 공종·공법의 경우에는 기존 품셈을 보완하는 방식으로,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아 활용도가 떨어진 품셈은 폐지하는 방식으로 제도를 운영했다.

여기에 최근 건설현장에서 많은 활용도가 있음에도 명확한 원가산정 기준이 없는 공종을 중심으로 '신규 품셈'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최근 주 52시간 도입에 따른 근로시간 단축, 교통체증 등 도심지 특성상 발생하는 공사비 할증 요인 등 변화하고 있는 건설현장의 여건에 맞춰 공사 원가산정 기준을 최신화한다"며 "공사 시공 품질을 높이기 위해 서울형 품셈을 정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 서울형품셈 폐지 품셈 목록

서울시는 품셈 정비 과정에서 건설현장 목소리를 담을 수 있도록 업계 관계자, 전문가 등과 함께 머리를 맞댔다. 

이를 위해 지난 6월 건설 관련 전문가, 건설공사 및 계약심사 부서 공무원 등 총 47명으로 구성된 민·관 합동 TF를 통했다. 민·관 합동 TF는 건설 관련 협회 12명, 시 건설공사 발주 부서 공무원 15명, 시 계약심사 부서 공무원 20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서울형품셈’ 재검증 과정에 돌입, 총 12회의 평가회의를 실시하고 평가 결과에 대해서는 외부전문가로 구성된 원가분석자문회의 등을 거쳤다.

평가회의는 ▲활용도 ▲정확성 ▲효용성 ▲수용성 ▲대체 가능성 등 5개 항목에 대한 1차 평가 후 상호 토의를 통해 정비 방향을 마련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평가항목 가운데 ‘효용성’ ‘수용성’ 등은 건설업계와 건설공사 발주부서 등 현장시각에서 평가될 수 있도록 9개 분야 건설관련 협회에서 추천한 전문가들이 전담 평가해 서울시 건설 현장의 여건이 제대로 반영될 수 있도록 했다.

무엇보다 민·관 합동 평가결과에 따라, 현재 총 88개의 서울형품셈 가운데 23건은 보완하고 19건은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46건은 현행대로 유지한다. 또한 연말까지 신규 품셈 15건을 개발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보완해야 할 품셈 23건 가운데 17건은 지난달 31일을 기준으로 계약심사부터 적용할 계획이다. 나머지 6건은 내년 6월까지 현장실사를 거쳐 보완할 계획이다.

먼저 보완하기로 한 서울형품셈 23건의 유형은 ▲구조물과 건설공사 과정의 ‘안전성 강화’ 7건 ▲도심여건 및 공사난이도에 따른 시공비 현실화를 통한 ‘적정 공사원가 산정’ 9건 ▲공종별 또는 현장 여건별 시공범위와 기준 명확화를 통한 ‘시공품질 향상’ 7건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먼저 안전성 강화 측면에서 기존 하수관거의 균열 상태 점검조사는 초급기술자, 특별인부, 보통인부가 시행해야 했으나, 특별인부 대신 자격 기준이 높은 중급기술자를 투입하도록 개선한다. 

보일러 및 온수기 등에 공급되는 물의 압력을 알맞게 공급하는 장치인 ‘감압밸브’를 설치하는 공종도 개선된다.

기존에는 설치비 인력품만을 규정했으나, 설치 이후 정상작동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감압시험'과 안전한 작동을 담보할 수 있는 '필수 품목(감압밸브, 게이트밸브, 글로브밸브 등)' 설치 등 시공자의 시공 범위를 명확히 명기하는 방향으로 보완하게 된다.

시공비 현실화 측면에서는 건축공사 시 간이벽면으로 주로 활용되는 ‘건식벽체’를 설치할 때 벽체 높이와 관계없이 설치비 기준을 정했던 기존 방식을 개선했다. 앙프로는 높이가 2.7m 이상이면 시공 난이도를 반영해 시공비에 30%를 가산한다.

콘크리트 구멍뚫기 공종과 관련 정부 표준품셈엔 비용이 상대적으로 높은 인력식(소형코어장비) 천공품셈만을 규정됐다. 여기에 적용되는 서울형품셈은 비용이 저렴한 기계식(굴삭기+대형코어드릴) 천공품셈을 정했다.

그러나 기계식 천공은 구조물의 슬라브 또는 바닥 등 일부에서만 사용이 가능하다는 현장의견을 반영해 최소 2일 이상 시공량(50공)이 될 경우에만 기계식 천공을 반영하도록 개선키로 했다. 

시공 품질을 높이기 위해 탱크 내 물을 가정 내 수도로 자동 공급하는 장치인 ‘자동급수장치’ 설치 시 대체로 나사를 접합하는 방식으로 시공이 이뤄지고 있으나, 현장에서 용접 방식도 필요한 경우가 있어 보완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개정한다.

지하 굴토 시 굴토량에 제한 없이 흙깎기(도저)와 터파기(굴삭기) 방식을 적용하고 있었으나 10만㎥ 이상 굴토량 경우만 흙깎기(도저)와 터파기(굴삭기)를 병행할 수 있도록 보완해 공사여건에 따른 시공 편리성 등을 보완한다.

폐지키로 한 19건은 활용도가 낮거나 정부 표준품셈이 개발돼 대체 가능한 경우다. 철골공사 시 용접품 산정이나 현장조건에 따른 파일 설치방법 개선 등은 활용도가 낮은 품셈이 그 대상이다.

또한 디자인 맨홀뚜껑 설치품 개선, 돌쌓기·놓기 및 헐기 적용 기준 등은 정부 표준품셈으로 대체할 수 있다.

개발을 추진하는 신규 품셈 15건은 소방펌프 내진스토퍼 설치 품, 소형장비 지반 천공품, 판형잔디 식재품 등이다.

서울시 안 호 계약심사과장은 “건설분야 민관 합동으로 진행한 ‘서울형품셈’ 재정비를 통해 건설 현장의 여건을 반영한 합리적인 원가산정 기준을 마련하고자 했다”며 “서울형품셈이 서울시민의 생활환경과 도시여건을 개선할 수 있도록 신규 품셈 개발, 보완 작업을 지속적으로 정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서울형품셈  정비 결과.

[보완 - 23건] (토목 15, 건축4, 조경 1, 기계 3)

◇토목 ▲흙깎기 및 터파기 공종 선정기준 ▲하수도 비굴착 관입구 마무리공 ▲하수관거 육안조사 ▲하수도 비굴착공법 레진량 ▲라인스토핑(상수도 부단수차단) ▲어스앵커 그라우팅 주입량 ▲콘크리트 코아기계 천공 ▲절삭후 아스팔트 덧씌우기(이면도로) ▲교면 물빼기 ▲공중비계 설치(클램프이용) ▲몰탈 바르기(기계) ▲그라우팅을 위한 지반천공(SGR) ▲강판구멍뚫기 ▲볼트조이기 및 풀기품 적정 적용 ▲비굴착 경화 라이닝 튜브 절단품 개선

◇건축 ▲내부비계 설치품적용 방법개선 ▲침투성 방수 설치품 ▲건식벽체 설치품개발 ▲석재판 습식바닥붙임

◇조경 ▲관목 및 초화류 하차소요시간 산정

◇기계 ▲AUTO SUPPLY SYSTEM 설치 ▲감압밸브장치 설치 ▲승강기(에스컬레이터)설치

[폐지- 19건] (토목 14, 건축 2, 전기 3)

◇토목 ▲철골공사시 용접품 산정 ▲건설자재(강재)의 손료 적용방법 개선 ▲지하매설물 보호공품셈 개선 ▲디자인 맨홀뚜껑 설치품 개선 ▲돌쌓기·놓기 및 헐기 적용 기준 ▲상수도비굴착 갱생관로 작업구 배관 체계 개선 ▲현장조건에 따른 파일 설치방법 개선 ▲강관추진후 흄관부설방법을 흄관 직접추진공법으로 개선 ▲자전거도로 포장(재료)개선 ▲10cm이상의 절삭후 아스팔트덧씌우기 원가산출기준개선 ▲상수도 비굴착 관단부링 설치 ▲순환골재 적용기준 ▲상수도 비굴착 갱생공법 ▲가시설(스티프너) 적용기준

◇건축 ▲천장점검구설치품 ▲벽및 바닥재 바탕철물 설치품개선

◇전기 ▲LED조명용 전원공급장치 ▲가로등 기성기초 ▲미니본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