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제언] 서울시 수도배관 세척방식, 신기술 외면하다
[긴급제언] 서울시 수도배관 세척방식, 신기술 외면하다
  • 국토일보
  • 승인 2018.08.2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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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세 前 영남이공대 교수

 

혁신성장을 목표로 하는 현 정부에서 정작 행정은 구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가 없다.

기술은 발전하고 있는데도 행정은 변화할 조짐조차도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우리나라 수돗물은 세계적으로 우수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정작 수돗물 음용율은 5.4%로, 55%인 일본과 80% 이상인 미국이나 영국에 비해 턱없이 낮은 실정이다. 그 이유는 상수원에서 공급되는 수돗물은 깨끗하다고 해도 각 가정까지 연결돼 있는 수도배관에 대한 불신감이 크기 때문이다.

한국수자원공사에 따르면, 2030년 기준 30년 이상 된 노후관로가 2,587km(49.1%)에 달하며, 2030년까지 총 742km의 관로를 개량하는데 1조9,000억 원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문제는 세척효과와 경제성을 모두 갖춘 새로운 배관세척방식의 도입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이 같은 신기술 방식으로 이미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에서 검증이 된 ‘질소세척방식(공기압방식 대비 세척효과 우수, 상수도관 교체 대비 5% 비용)’이 지난 2016년도에 한국상하수도협회에서 발간한 연구보고서에도 소개 됐으나, 정작 최근 개편된 ‘서울시 전문시방서’에는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세척공법으로 기존 방식만 채택하고 ‘질소세척방식’은 아예 뺐다는 것이다.

현재 서울시 상수도사업소의 경우도 기존 방식인 ‘일반 물세척’과 ‘공기주입 물세척’ 방식을 실시하고 있음을 감안하자면 과연 이런 조치가 바람직하다고만 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자칫 효율은 효율대로 떨어지는 가운데 공정한 경쟁마저도 차단하는 결과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분명 시정의 필요성이 있지 않을까 싶다.

오늘 우리의 경제사정은 녹록치가 않다. 그렇기 때문에 ‘혁신성장’을 위한 전국민적인 의기투합이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한 것이 사실이다.

그럴진대 일선 행정이 시대적 발전을 외면하고 구태를 답습하기만 해서야 되겠는가.

국민안전의 최일선 행정을 책임지고 있는 서울시 상수도사업소의 발빠른 혁신을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