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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건축구조안전 무엇이 문제인가’ 특별대담] 김석구 공학박사/건축구조기술사
김광년 기자  |  knk@ikl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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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6.25  08: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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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구조전문가를 ‘건축관계자’로 규정해야 국민안전 보장됩니다”

건축법 제23조·제48조 언제까지 유지할 것인가? 현실 직시할 때
구조기술자에게 도면검토가 아닌 ‘작성’ 책임줘야 품질확보 가능

영국 아파트 평균수명 77년·미국 55년·우리나라는 고작 28년 ‘문제’
기존 건축물 내진성능 보강·신축 건축물 내구성확보 위해 제도적 혁신 시급

   
 

[국토일보 김광년 기자] 지난해 5.4 규모의 포항지진으로 건물 벽돌 등 외장재가 무너진 데 따른 조치로 국토교통부가 건물 외장재의 설계·시공 기준을 구체화 방안 마련 등 제도적 강화에 나섰다.

건축구조기준은 내진설계 대상 건축물의 비구조요소를 볼트나 용접 또는 이에 준하는 접합 작업을 통해 건축물에 부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외장재를 벽면에 접착하는 데만 그치지 않고 지진으로 인해 떨어지지 않도록 건물 뼈대와 기계적인 결합으로 고정하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 시공과정에서 이 기준을 제대로 준수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이에 본보는 2018 삼풍백화점 참사 23주기를 맞아 건축구조안전의 중요성을 재삼 강조하며 국내 구조안전 분야에서 전문가로 통하는 김석구 공학박사/구조기술사(한국건축구조기술사회 제11대 회장)를 통해 국내 건축구조 안전정책의 현주소 및 개선방향에 관해 들어봤다.

피부 깊숙이 와 닿는 구체적인 인터뷰 내용을 전면에 걸쳐 게재한다.

- 국토부가 마련 중인 기준이 구체화되면 비구조요소의 내진성이 확보될 수 있 수 있을지 여부와 또 그 책임은 누구에게 있다고 보는가.

▲ 기존 단순화돼 있는 기준도 지키지 않는데 구체화된다고 지킬 런지 의문이다. 문제는 잘못된 건축법 제23조, ‘건축 등의 설계는 건축사가 아니면 할 수 없다’라는 조항 때문에 전문인력인 구조기술사의 참여를 근본적으로 막고 있기 때문이다.

- 국내 구조안전제도는 어떻게 돼 있나.

▲ 국내 건축물 구조안전 제도는 1962년 제정된 건축법 제48조 ‘구조내력’에 관한 조문 하나가 전부다. 하위법령이 이를 뒷받침 하지 못하고 있다. 물론 헌법에서부터 건축구조기준에 이르기까지 규정하고 있긴 하다.

- 건축구조기술사가 구조설계를 할 수 없는 현행 제도가 가장 큰 문제인 듯 보이는데.

▲ 건축법의 목적(제1조)이 헌법정신에 따라 ‘이 법은~ 건축물의 안전~을~ 목적으로 한다.’로 규정하고 있다.

건축의 3요소 ‘구조·기능·미’에서 재해예방을 위해 건축법은 구조를 가장 중요시해야 하며, 국가가 엄중한 절차로 배출한 건축구조기술사를 적절히 활용해 국민의 생명보호를 최우선 목표로 해야 함은 당연하다.

건축구조기술사가 구조설계를 할 수 없다면 헌법과 기술사법 및 건축법의 목적에 정면으로 상충되는 잘못된 규제인 셈인데 건축법의 규정이 위헌성 있는 규제 아닌가?

- 구조설계자의 자격을 잘못 규제하고 있다는 것인가.

▲ 건축법 제48조[구조내력 등]을 준수해야할 구조안전의 책임주체는 ‘건축주·설계자·공사시공자·공사감리자’이고, 구조전문가는 배제돼 있는 것이 문제이다.

건축사제도만 있고 건축구조기술사제도가 없던 1960년대식 후진적 구조안전제도가 6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버티고 있으며, 구조설계와 구조안전의 책임자자격을 잘못 규정하다보니 다른 방법으로 구조안전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불필요한 규제가 암세포처럼 증식되고 있는 것이다.

- 책임구조기술자도 건축관계자에 포함돼야 한다는 주장인가.

▲ 그렇다. 건설공사는 결국 사람이 하는 것이므로 해당전문분야 업무별로 책임수행할 국가기술자격에 대한 규정이 법령의 핵심이어야 할 것인바 국제규범에 따라 건축법제48조[구조내력 등]에 따른 구조설계와 구조안전에 대한 책임은 건축구조기술사가 지도록 해야 할 것이다.

건축법에서 건축구조기술사를 ‘건축관계자’에 포함시켜 구조설계와 구조감리 등 그에 합당한 책무를 부여해야 재해를 예방하려는 헌법에 합치하게 된다. 즉, 건축구조기술사를 ‘건축관계자’에 포함시켜야 건축법령과 그에 따른 각종 구조기준, 명령, 처분, 그 밖의 관계법령으로 부과되는 내진설계와 구조안전 관련 책임으로부터 건축사가 해방되고 건축구조기술자가 자동적으로 그 책임자가 되어 구조안전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는 것이다.

- 구조도면은 꼭 구조기술사가 해야 되는 것인가.

▲ 필히 구조전문가가 작성해야 한다.

오늘날 건축물은 지진력 저항시스템이 55가지에 달하는 등 구조시스템이 다양하고 어떤 구조형식은 소성영역의 극한 거동까지 고려하므로 구조계산만으로는 구조안전을 확인하거나 확보할 수 없고 오랜 경험이나 구조실험으로 구조안전이 확인된 상세 및 건축구조기준에 포함돼 있는 각종 구조세칙 등을 구조설계도에 표현, 구조설계의도에 맞게 작성해야한다.

타인이 작성한 구조설계도면을 검토해 구조계산서와의 일치여부를 확인하는 것만으로는 구조안전성을 확보할 수가 없다.

‘검토’가 아닌 ‘작성’을 구조기술사에게 맡겨야 품질이 향상되고 구조설계의 의도가 정확히 반영되며 설계단계의 구조안전에 관한 책임을 지게 할 수 있다.

- 구조도면을 타인이 작성해도 구조검토를 철저히 하면 되는 것 아닌가.

▲ ‘작성’과 ‘검토’는 다르다. ‘검토’로는 품질향상에 한계가 있다.

구조설계도면을 ‘작성’한다는 것과 ‘검토’한다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 도면을 ‘작성’한다는 것은 공사에 중요하여 꼭 표현해야 할 사항을 종합적으로 계획, 도면의 구성을 배치하여 도면에 이들 모두를 표현하는 것을 말한다.

작성책임자의 기술능력에 따라 설계품질이 달라진다. 반면, 도면을 ‘검토’한다는 것은 검토의뢰받은 도면에 표현된 것 중 구조계산서와 틀린 것을 찾아내는 것 이상의 품질향상을 기대하기 어렵다.

또한 용역계약상 우월적이 아닌 ‘을’의 입장으로 수동적일 수밖에 없는 검토자는 표현이 미흡하거나 누락된 부분에 대해서는 차후도면이나 시공상세도면에 표현하리라고 생각하게 되며 아직 접수받지 못한 도면이나 아직 표현하지 않은 부분까지에 대해 독촉해가며 검토할 수는 없는 것이 보조자의 위치이고 현실이기 때문이다.

건축구조기술사는 골조공사가 언제 시작되는지 조차 알 수 없지만, 그때까지도 추가도면이 도착하지 않으면 작성책임자(설계자)가 건축법제2조(정의)에서처럼 ‘설계자란 설계도서를 작성하고 그 설계도서에서 의도하는 바를 해설하며, 지도하고 자문에 응하는 자’로서 여타 건축관계자에서 건축사가 구조도면의 미흡한 부분을 해설하거나 지도하고 질의에 자세히 자문해 문제를 처리할 것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다.

- 건축사 업계는 설비와의 간섭, 마감재 두께 등 때문에 건축설계자가 작성해야 한다는 주장인데.

▲ 리모델링이나 대수선 등으로 기껏 10년~20년 마다 바뀌는 전기·기계·소방설비의 설치와 마감재의 두께 등 때문에 100년 이상 견뎌야하는 건축물의 골조를 손상해가며 이들의 디테일에 골조를 맞추진 않는다.

골조를 손상시키거나 변경시키지 않고 그 골조에 적합한 이들 설비의 설치와 건축마감을 처리하도록 상세를 발전시키고 있는 것이 선진국의 건축기술이다. 물론 이들 상호간의 간섭은 미리 검토해 큰 틀의 높낮이와 수치의 상호협의 조정은 필요하나 골조의 구조안전성 확보가 우선이다.

- 일반적으로 건축사가 총괄책임을 지는 것이 맞지 않느냐는 생각이 일반적이다.

▲ 공사과정의 흙막이공사와 같이 일시적이거나, 설치·시공 후 수명이 길지 않은 설비공사와 마감공사 등에 대한 설계는 그 분야 관계전문기술자의 협력을 받아 수행해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따라서 건축법제67조[관계전문기술자]도 건축법제7장[건축설비]에 속해있는 것이다.

그러나 골조공사는 그 내구수명이 100년 이상으로 건축물의 존치기간과 같다. 따라서 골조공사에 대한 설계는 여타 분야의 관계전문기술자처럼 일시적이거나 부분적 협력을 받아 수행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건축물 전체의 구조안전을 항구적으로 책임지도록 ‘협력자’아닌 ‘건축관계자’로서 건축구조기술사가 수행해야 하는 것이다.

즉 골조공사의 구조설계와 골조시공은 여타 분야와 다르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 현행법 상 공사시공자의 구조내력에 대한 책임여부는 제도적으로 어떠한가.

▲ 건축법령에서 구조내력의 확보시공의 책임주체는 공사시공자로 규정하고 있다. 또한 건설기술진흥법에 ‘건설업자~는 해당 건설공사를 시공하기 전에~~ 설계도서를 사전에 검토’ 해야 한다. 시공자의 구조내력확보에 대한 자발적 의지가 공사감리자에 의한 타율적 점검보다 더 중요한 것인데도 구조내력을 확보하려는 공사시공자는 건축구조기술사의 협력을 받을 대상자에서 제외돼 있다.

또한 설계도면대로 시공해서는 공사도중 위험을 배제할 수 없고 시공자가 선택한 공법과 공사순서에 맞는 골조의 시공상세도를 작성하고, 구조설계의 취지에 맞는지 확인받아 시공, 안전성을 확보토록 해야 한다.

- 공사감리자는 제도적으로 어떠한 책임을 갖고 있는가.

▲ 건축법에서 골조공사감리의 책임주체는 공사감리자이지만 구조전문성에 대한 자격규정은 없다. 현 건축법시행령에서는 상위법과 달리 시행령에서는 ‘공사감리자는 안전상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관계전문기술자의 협력을 받아야 한다.’로 규정해 법보다 오히려 구조안전을 경시하고 구조안전을 비전문가의 판단에 위임해버려 상위법의 취지에 역행하고 있다는 평가다.

그런데 상위법의 취지대로 건축구조기술사의 협력을 받더라도 공사감리자가 필요하다고 요청하는 업무법위 내에서만 조력하게 되는 건축구조기술사는 구조안전의 책임주체가 아닌 보조자(협력자)위치일 뿐이다.

- 건축법령의 최하위기준인 건축구조기준은 구조설계에만 적용되는 기준인가.

▲ 아니다. 설계·시공·감리·유지관리에 적용된다. 건축구조기준(KBC)은 건축구조물의 구조에 대한 설계, 검사 및 실험, 설계하중, 재료별 설계방법, 재료강도, 제작 및 설치, 품질관리 등의 기술적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건축구조물의 안전성, 사용성 및 내구성을 확보하는 것을 그 목적으로 하며, 건축구조물의 설계·시공·공사감리·유지·관리업무는 이 기준에 따라야 한다.

- 구조안전의 확인은 설계단계에서만 하면 이상이 없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 그렇다. 건축법에서 건축물은 각 종 하중에 대해 안전한 구조를 가져야 하며 설계·시공·공사감리·지관리·리모델링 등 모든 과정에서 이를 지켜야 하고, 또한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구조안전 확인대상 건축물에 대하여 인허가 등을 하는 경우 내진성능 확보여부를 확인토록 규정하고 있다.

건축구조물이 안전한 구조를 갖기 위해서는 설계단계에서부터 시공, 감리 및 유지·관리·리모델링 단계에 이르기까지 건축구조기준에 적합해야 한다.

- 계속 부실사고가 이어지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 건축법이 헌법 취지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 헌법 제34조에는 ‘국가는 災害를 예방하고 그 위험으로부터 國民을 보호하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고 명시, 정부는 건축물의 붕괴 등 재해를 예방하고 구조안전을 책임질 국가기술자격제도를 도입해 1975년도부터 건축구조기술사를 꾸준히 배출하고 있으며, 기술사법 제32조(기술사의 직무)에 따라 그가 건축구조에 대한 계획·설계·감리·기술지도 등을 하도록 하고 있다.

건축물의 구조설계와 구조감리 등 구조안전을 책임지울 건축구조기술사제도가 잘 갖춰져 있는 것이다.

그러나 건축법은 ‘구조’의 안전을 책임져야할 건축구조기술사는 구조설계와 구조안전의 확인을 책임지고 할 수 있게 되어있지 않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고 건축물의 구조안전을 중요시하여야 하는 헌법의 취지와 전혀 다른 것이다.

- 문재인 정부는 불합리한 규제, 행정편의적 규제, 경쟁제한적 규제는 폐기하겠다는 정책방향인데.

▲ 불필요한 규제를 없애는 최상의 방법은 구조안전에 대한 책임자를 관계전문기술자가 아니라 건축관계자에 포함시켜야 한다. ‘건축의 3요소’ 즉 ‘구조·기능·미’의 제일 중요한 구조를 책임지는 건축구조기술사를 건축관계자에 포함시키면 각종 불필요한 중복 규제들은 일시에 없어지고 간략한 규정만으로 우리나라 건축물의 구조안전은 확실하게 확보될 수 있는 것이다.

- 현행 구조안전에 관한 건축행정절차는 적절하다고 보는가.

▲ ‘구조성능확보 6단계’ 중 우리나라는 2번째 단계인 구조해석·계산만, 그것도 6층 이상과 다중이용건축물 등만, 건축구조기술사의 협력을 받도록 건축법시행령에 규정돼 있을 뿐이다.

건축물의 소비자인 국민의 입장에서 제일 중요한 5~6번째 단계인 골조공사의 구조성능 확보를 위한 구조전문가의 참여는 완전 배제돼 있고 각 단계마다 책임수행자에 대한 자격이 전문성과는 다르게 규정하고 있어 구조안전이 걱정된다는 평가다.

아울러 건축물의 구조안전성 확보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건축행정상의 절차를 ‘건축법시행규칙’과 ‘건축물의 구조기준 등에 관한 규칙’에서 규정한 행정서식을 통해 살펴보면 건축행정서식에서 구조안전도 아예 언급조차 하지 않고 있다. 건축허가, 착공신고, 사용승인 단계마다에서 지자체에서 확인·처리할 행정서식은 제공돼 있으나, 건축물의 내진성능 등 구조안전성 확보에 대해서는 규정돼 있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여러 행정서식 중 내진성능확보 등 구조내력의 확보여부의 확인은 건축허가단계의 ‘구조안전 및 내진설계 확인서’와 내진설계의 중간단계인 ‘구조계산서’에 건축구조기술사가 확인·서명하는 것 단 2종류 뿐이다.

건축행정을 관할하는 지자체 건축공무원에겐 여러 업무의 과중으로 불분명하게 규정된 내진성능 확보여부 등 구조안전성 확인까지 할애할 여유가 주어지지 않는다. 더구나 건축행정 매뉴얼이라고 할 수 있는 건축행정양식에 구조안전 관련사항이 없다보니 구조안전시고가 발생하면 그때마다 중앙정부의 행정명령이나 지침만 기다리는 형국이다.

- 시공단계의 구조안전 확인에 대한 행정절차는 어떠한가.

▲ 모든 건축물은 설계와 시공단계에서 구조안전성능이 확보되고 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하지만 많은 절차 중 오직 설계단계에서만(서식 총 13가지 중 2~3가지 만 해당) 건축구조기술사의 참여를 규정하고 있다.

콘크리트가 타설된 이후엔 내진접합부의 정확한 배근상태를 확인하기란 불가능하고, 공사가 완료되면 100여년을 지속하며 자연재해에 견뎌내야 하므로, 건축물의 뼈대인 구조체가 해당 지진력 저항시스템(55가지의 내진시스템 중 채택해 설계한 것)의 성능을 충분히 발휘하도록 철저한 내진시공과 내진감리가 필요하다. 건축구조기준(KBC)에 시공단계의 구조안전 확인의 절차가 규정돼 있으나 잘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게 현실이다. 시공과정에서 건축구조기술사의 참여가 필요한 또 다른 이유이다.

- 그렇다면 궁극적으로 건축법령의 정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인데.

▲ 건축법 제48조[구조내력 등]을 준수할 책임구조기술자를 건축관계자로 규정하지 않는 한, 현행 건축법체계하에서는 아무리 전문기술의 내용을 보완하고 발전된 건축기술을 기준이나 시방서에 싣는다 한 들 그 일은 결국 사람이 수행해야 하는 일인데 누가(Who)해야 하느냐 라는 주어(수행주체)는 빠져있다. 주어가 없는 규정의 수행주체 즉 책임자는 건축관계자가 될 수밖에 없다.

설계기준에서 수행주체를 규정하지 않는 것은, 그 설계기준의 상위법령인 건축법에서 규정한 수행책임주체가 수행하라는 것을 뜻한다. 즉 건축법에서 건축 등의 설계업무는 ‘건축사가 아니면 할 수 없다.’로 돼 있으므로 결국, 주어가 없는 문장의 각종 구조기준·구조설계기준·시방서 조항 업무는 건축법상으로는 건축사가 지켜야하는 기술적 요구가 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점점 정교하게 발전하고 있는 내진설계 등 건축물의 안전과 관련된 기술은 건축사가 갖고 있는 상식수준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따라서 현재의 건축법은 관계전문기술자의 협조라는 애매모호한 조항으로 문제의 본질을 피해가고 있다. 즉 건축물을 안전하게 설계하고 시공해야 하는 기술(공학)분야에서는 아무도 책임지지 않고 적당히 넘어가고 있어 국민의 재산과 생명이 위협받고 있는 것이다.

건축구조기준과 전문시방서가 개정되고 새로운 기술요건을 규정할 때마다, 이를 지켜야하는 건축사에게는 극심한 압박으로 작용하고 디자인 창의력만 저하시킬 뿐이다. 이러한 공학기술적 요구사항은, 건축학을 전공한 건축사가 지켜야할 법령과는 별도로 건축공학을 전공한 엔지니어가 지켜야 할 법 예컨대, ‘구조안전법’과 같은 것이 건축구조기준과 골조공사시방서의 상위법이 되도록 제도화해야 한다. 전문분야별로 역할 및 책임·의무가 세분화 돼야 한다는 것이 시대가 요구하는 중대한 현실이다.

- 건축물의 유지관리 선진화는 글로벌 시장에서 공통과제로 부각돼 있다. 건축구조 전문가로서 국내 노후 건축물에 대한 조언이 있다면.

▲ 부실설계·부실시공과 더불어 현재와 같이 재건축에 의존한 노후 건축물의 처리는 집값의 불안정화 폐기물처리, 자원낭비 등 심각한 환경문제와 사회적 비용을 초래한다.

책임구조기술자가 건축구조기준에서 규정한 구조설계의 원칙(안전성·사용성·내구성·친환경성)을 준수한다면 이 문제는 충분히 해결된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건축물의 안전성마저 크게 위협받고 있는 우리의 현실이 심각하다.

영국의 아파트 평균수명은 77년이고 미국은 55년인데, 우리나라는 고작 28년이다. 일본은 최장 200년까지 내구수명을 고려토록 하고 있고 우리나라도 2014년도부터 ‘장수명주택인증제도’를 시행하고 있지만 갈 길이 멀다. 머뭇거릴 때가 아니다.

기존 건축물의 내진성능 보강은 물론 신규 건설되는 건축구조물의 내구성확보를 위한 제도적 혁신이 시급하다.

- 오랜 시간 국내 건축물 구조안전에 대한 현실 진단 및 발전적 협조의 말씀 감사합니다.

대담 : 김광년 기자 knk@ikld.kr
사진 : 한동현 기자 hdh@ikl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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