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송년회, 이제 '나눔·문화'로 승화
기업 송년회, 이제 '나눔·문화'로 승화
  • 김영민
  • 승인 2009.12.22 20: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현대重 직원들, 부서·동호회 등 '문화송년회' 확산

소비성 모임대신 공연 관람 및 스포츠·봉사활동

"음주 송년회는 'NO'… 공연 보고 봉사활동하며 한해 마무리해요"

최근 검소하고 차분한 연말연시 보내기 분위기 확산으로 현대중공업 직원들 사이에 실속있고 독특한 송년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각 부서와 동호회, 향우회 등 단체를 중심으로 '먹고 마시는' 술자리 위주의 송년회 대신 함께 뮤지컬·연주회 등 공연을 관람하고 스포츠, 봉사활동을 하며 한해를 의미 있게 마무리하는 '문화송년회'가 확산되고 있다.

현대중공업 울산 본사 근처의 현대예술관에는 지난달말부터 이미 직원들과 각종 친목단체의 공연 관람 및 식사, 스포츠 시설 예약이 줄을 이어, 달라진 송년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다.

최근 이 회사 전기전자시스템원가관리부 직원 30여명은 현대예술관 공연장에서 함께 피아니스트 '유키 구라모토'의 연주회를 관람하는 송년 모임을 가졌다.

이 부서 김준학 차장(44세)은 "밤늦도록 이어지는 술자리 대신 평소 자주 찾기 힘든 공연장을 찾아 송년 모임을 가지니 기억에도 오래남고 직원들의 반응도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밖에도 선박영업부, 조선공사지원부 등 사내 각 부서와 동호회가 올해 처음으로 '문화'를 주제로 한 송년회를 마련, 현대예술관에서 뮤지컬과 영화, 전시 등을 함께 관람하는 송년회를 가졌다.

이러한 추세에 맞춰 현대예술관은 인기뮤지컬 '영웅을 기다리며'와 최신 영화 7편 등을 무대에 올려 호응을 얻기도 했다.

특히 각종 스포츠 행사로 송년회를 대체하는 부서도 늘어 의장설계부, 1야드기술관리부 등 일부 부서와 동아리는 볼링과 탁구, 배구 등 스포츠 경기를 통해 활기차게 한해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주변의 어려운 이웃들을 도우며 송년을 보내는 단체도 늘어, 현대중공업 수화 동아리 '손사랑회'와 'DVD동호회' 회원들은 각각 12월 23일과 26일 결손가정 아이들 및 장애우들과 함께 연말을 맞을 예정이다.

조선품질경영부 직원들은 송년회 대신 체력을 다지기 위한 '태화강 걷기대회'를 실시하고, 송년회 예상 비용을 모아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기탁해 눈길을 끌었다.

이처럼 송년회비로 불우이웃을 돕거나 경로잔치를 열고, 십시일반 모은 성금으로 생필품을 구입해 인근 복지시설에 전달하는 한편 청소·목욕봉사를 하며 나눔의 의미를 찾는 단체도 점차 늘고 있다.

이와 관련,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경기침체가 계속되면서 직원들 사이에서 자발적으로 낭비를 줄이고 여가와 봉사활동을 통해 보람을 찾는 송년문화가 자리잡는 추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