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안전기술원노조 "무너진 공공성 세울 기관장 선임 촉구"
항공안전기술원노조 "무너진 공공성 세울 기관장 선임 촉구"
  • 김주영 기자
  • 승인 2018.06.12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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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새로운 원장 선임을 앞두고' 성명서 발표···남은 적폐 완벽 청산할 인물 기대

[국토일보 김주영 기자] 항공안전기술원노동조합(위원장 이은석)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고 가치’로 둔 신임 원장 선임을 강력 촉구했다.

항공안전기술원노조는 12일 남아 있는 적폐를 제대로 청산하고 무너진 기관의 기능을 회복할 수 있는 인물로 신임 원장을 선임해야 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또한 전임 원장과 같이 항공 안전에 대한 이해가 전무한 인사가 기관장으로 선임된다면 촛불혁명을 부정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항공안전기술원노조는 지난 2년간 개발 업체 출신자의 문제를 뼈저리게 느껴왔다고 호소했다. 공공성이 무너지고, 안전기관으로서의 정체성과 전문성이 약화됐다는 설명이다.

지난 2월 채용 비리로 해임된 전임 원장을 비롯해 몇 명만 교체하는 것으로 정리될 일이 아니라고 꼬집었다. 적폐를 완벽히 청산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강화하고, 감시 기능을 새롭게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항공안전기술원은 항공 안전 연구 및 규제 등 중차대한 사명을 가졌음에도 '안전'은 도리어 '금기어'였다고 비판했다. 기관 출범 이후 안전 연구와 인증 업무 관련 출연금은 전무했다는 것.

오히려 개발 사업을 통해 수익을 창출해야 하는 자가당착에 빠졌다고 지적했다. 개발논리 앞에서 안전은 소리 없는 아우성에 불과했고, 반대조차 생각 할 수 없던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항공안전기술원의 자가당착 끝판왕(?)은 안전 인증을 받는 업체 출신이 기관장으로 선출된 점을 꼽았다. 정치적 뒷배가 있다는 이야기에 기관이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혹시나 하는 이기적 욕망을 품던 참담한 시절이었다고 반성했다.

기대하던 기관 발전은 허울뿐이었고 자격 논란이 있을 수 있는 지인들만 자리에 앉히는 잘못을 범하는 모습이 연출됐던 것. 

항공안전기술원노조는 “수검자가 하루아침에 총 책임자로 부임하는 일이 발생해도 아무런 소리를 할 수 없었다. 어쩌면 세상 분위기에 순응하며 살아온 우리의 자화상이 그대로 투영된 것일지도 모르겠다”고 회상했다.

노조에 따르면, 전임 원장은 국민과 국가가 위임한 공공의 권한을 개인 사업체를 운영하듯 휘둘렀다. 인사권이라는 칼을 몇몇의 생각대로 전횡하고, 경영권이라는 방패막 뒤에 숨어 내부 여건은 살피지 않고 책임질 수 없는 사업으로 업무를 확장했다.

심지어 공공기관으로서 당연히 지켜져야 하는 규정과 절차를 철저히 무시하고 원장 지침과 방침으로 기관을 운영했다고 비판했다. 이 과정에서 기관의 정체성과 전문성은 사라지고, 공공기관으로서 지켜져야 할 최소한의 상식마저 무너졌다.

항공안전기술원노조 관계자는 “세월호가 바로 세워지는 등 늦었지만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우선시하는 세상이 드디어 시작됐다”며 “우리 기관이 공공의 안전을 기관 철학으로 삼고, 안전 문화가 확산되고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