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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역과 엔지니어링
김광년 기자  |  knk@ikl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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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6.07  09: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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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일보 김광년 기자) “용역업자가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는 거지 뭔 돈을 법니까? 그저 심부름이나 하면 되지요 ... ”

이게 무슨 말인지 궁금할 것이다.

국민 삶의 질 제고를 위한 정부의 주요 임무 가운데 도로, 철도, 항공, 항만 등 SOC 사업의 핵심 기능을 차지하고 있는 기술집단들의 요체, 즉 전문기업, 전문 엔지니어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쓰고 있는 말이다.

이 ‘용역’ 이란 단어는 1973년 전 과학기술부 소관 기술용역육성법이 제정되면서 사용하다가 사회적으로 이미지나 뉘앙스가 좋지 않다는 지적에 따라 1992년 법 자체를 ‘엔지니어링진흥법’ 으로 전면 개정했다.

지금으로부터 28년 전 그 당시 정부와 산업계는 용역이란 단어의 한계성을 지적하고 엔지니어링이란 국제적인 용어를 선택한 것이다.

그런데 거꾸로 국토교통부는 지난 2014년 건축감리와  토목설계를 통합한다는 명목 아래 기존 건설기술관리법을 건설기술진흥법으로 전부개정하면서 ‘용역’ 이란 단어를 건진법에 전면 사용, 28년 전으로 회귀했다.

당시 기자는 “미래지향적 글로벌 스탠다드를 추구해도 부족한 마당에 작금 과거로 뒤돌아가는 이러한 후진형 발상은 도대체 무엇이냐 ” 며 강한 의문을 제기했던 기억이 난다.

그러나 역시 정책입안자는 ...약속이나 한듯이 아랑곳하지 않고 야심차게 밀어 부쳤고 ... 결국 건진법은 2014년 5월 14일 공포 발효됐다.

그 후 만 4년이 지났다.

주지하듯이 건설엔지니어링은 건설사업관리와 맥을 같이 하고 있다. 건진법이나 엔지니어링법, 건산법 등 국내 관계법령에서도 용어의 정의가 유사하다.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춰 4년 전 감리를 건설사업관리로 용어를 전면 바꾸고 국제경쟁력을 강화하자는 취지의 건진법이 용역이란 단어에 얽매여 오늘날 이 모양 이 꼴이 됐다는 사실을 정책입안자는 반성해야 한다.

만시지탄은 있으나 이제서 건진법이 누명(?)을 벗으려는지 ... 지각있는 자들이 모여 국회 차원에서 ‘용역’을 ‘ 엔지니어링’으로 바꾸도록 개정 작업이 진행중이다. 차제에 겉 포장만 바꿀 것이 아니라 명실상부한 엔지니어링을 발휘할 수 있도록 내용물도 그야말로 기술력이 결합된 오리지널 건설사업관리 시스템으로 전면 바꿔주길 촉구한다. 

이 밖에도 ‘건설기술자’를 ‘건설기술인’ 으로, ‘업자’를 ‘사업자’ 로 용어 정리를 위한 관련법 개정도 진행중이다.

기술자가 기술인이 되고 업자가 사업자가 되는 것도 중요한 기본적인 문제이긴 하다. 특히 용역과 엔지니어링은 엄청난 차이를 갖고 있다.

단순 노무제공이 아니라 이 시대 건설엔지니어링은 전문기술인들이 자신의 명예와 법적으로 맡겨진 임무에 대해 국민생명과 재산을 담보로 완수해야 할 절대적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 동안 ‘용역’ 이라는 단어로 그저 심부름이나 하는 정도라는 식의 치부거리로 삼아 왔기에 한국건설이 시급히 청산해야 할 산업 전체의 당면과제였음은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늦게나마 한국건설의 미래를 걱정하는 주요 인물들의 끈질긴 집념으로 국회의 공감과 더불어 개정이 추진되고 있으니 다행스런 일이다.

‘기술자’ , ‘ 업자’ , ‘용역’ 이러한 단어들은 이미 오래 전에 박물관으로 들어갔어야 할 것들인데 21세기 중심에서 아직도 후진형 틀에 휩싸여 있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하루라도 빨리 개정을 완료하고 80만 건설기술인들의 위상제고는 물론 한국건설이 글로벌 5대 건설강국으로 재도약해야 할 때다.

재삼 강조하건데 건설은 기술산업이며 4차산업 혁명의 선도 주체라는 사실을 잊지 말자.

본보 편집국장 김광년 / knk @ ikld .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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