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전세시장, ‘세입자 등골 휘었다’
2009년 전세시장, ‘세입자 등골 휘었다’
  • 이경운
  • 승인 2009.12.18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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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천 35% 급등, 서울 전세가격 9.43% 올라

 

2009년은 세입자들에게 혹독한 한 해였다. 이사철이 아님에도 전셋집 찾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었고, 가까스로 집을 찾더라도 만만치 않은 가격에 발걸음을 돌리기 일쑤였다.

올 초부터 학군 및 교통우수지역에서 시작된 전셋값 상승세는 강북권 재개발 이주수요까지 맞물리며 서울 전역으로 확산, 세입자들은 서울 외곽 경기지역으로까지 눈길을 돌릴 수 밖에 없었다.

올 한해 동안 서울 전세가격은 9.43% 올랐고, 경기 지역에서는 서울 출·퇴근이 편리한 과천시, 의왕시, 하남시 일대 전셋값이 치솟는 양상을 보였다.

부동산뱅크에 따르면 올해 수도권의 전세가격은 7.68%(3.3㎡당 441→475만원)가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9.43%(3.3㎡당 588→644만 원)로 가장 많이 올랐다. 지난해 같은 기간 -0.45%(3.3㎡당 592→589만 원)가 떨어진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경기도는 7.53%(3.3㎡당 369→396만원) 상승했고, 인천은 2.72%(3.3㎡당 318→327만원) 수준에 머물렀다.

 

◈ 서울

서초구 19.63% 올라 서울 전세값 견인

강서구, 양천구 등 9호선 수혜지역 인기

서울 전세시장은 학군 우수지역을 비롯한 지하철 9호선 개통 수혜지역에서 전세값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전통적 학군 우수지역인 강남권에서는 서초구가 19.63%(3.3㎡당 772→923만원)로 전셋값이 가장 많이 올랐고, 그 뒤를 송파구 18.23%(3.3㎡당 670→792만원), 강남구 11.32%(3.3㎡당 848→944만원) 순으로 집계됐다.

강동구와 광진구는 송파구 전세가 영향을 크게 받았다. 같은 면적이라도 1억원 이상 가격이 차이나자 송파구 일대 세입자들이 인근지역으로 눈길을 돌린 것이다. 때문에 강동구가 13.09%(3.3㎡당 500→566만원) 뛰었고, 광진구는 11.23%(3.3㎡당 642→714만원)의 변동률을 기록했다.

교통여건 개선으로 세입자들이 크게 몰린 곳도 눈에 띄었다.

지하철 9호선 개통에 최대 수혜지로 꼽힌 강서구는 염창동, 가야동 일대로 강남, 여의도 출퇴근자들이 모이면서 연간 11.07%(3.3㎡당 494→548만원) 올랐다. 특히 이 일대는 화곡2주구 재건축 이주수요까지 겹쳐 그야말로 ‘전세대란’을 방불케 했다.

 

이어 학군 대기수요가 풍부한 양천구가 9.55%(3.3㎡당 658→721만원)올랐고, 은평구 8.42%(3.3㎡당 485→526만 원), 마포구 8.15%(3.3㎡당 625→676만 원), 중구 7.94%(3.3㎡당 680→734만 원) 등 순으로 상승세를 이었다.

개별 단지별로 살펴보면 가장 많이 오른 서초구는 반포동과 잠원동 일대 아파트 단지가 전세가 상승세의 주역이었다.

반포동 자이 165㎡(50평형)가 58.65%(5억2,000→8억2,500만원)로 1년새 3억500만원 올랐고, 115㎡(35평형)는 42.86%(3억8,500→5억5,000만원) 뛰었다. 잠원동 한신4차 115㎡(35평형)도 75.00%(2억→3억5,000만원) 상승했다.

송파구는 신천동 장미1차 109㎡(33평형)가 59.38%(1억6,000→2억5,500만원), 가락동 쌍용아파트 95㎡(29평형)는 50.00%(1억4,000→2억1,000만원)가 올랐다. 강남구는 삼성동 힐스테이트 46㎡(14평형)가 올초 1억4,500만원이었던 전세가가 2억500만원으로 41.38% 뛰었다.

이밖에 강동구 암사동 롯데캐슬퍼스트 145㎡(44평형) 75.00%(2억→3억5,000만원), 광진구 광장동 현대10차 109㎡(33평형) 38.64%(2억2,000→3억500만원), 강서구 가양동 도시개발2단지 56㎡(17평형) 19.35%(7,750→9,250만원), 양천구 신정동 신시가지13단지 89㎡(27평형) 33.33%(1억8,000→2억4,000만원) 등이 전셋가격 상승세에 일조했다.

 

◈ 경기, 인천

과천시 34.42% 전국 최고 상승률 기록

서울 접근성 높은 곳에 전세수요 집중

 

경기도는 올 초 3.3㎡당 369만원 했던 전세가가 396만원으로 7.53% 올랐다. 경기지역은 서울 전세값이 상승하자 세입자들이 서울 접근성이 뛰어난 서울 외곽 지역으로 눈길을 돌리면서 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다.

그 중 강남권 접근이 쉬운 과천시는 서울 전셋값에 부담을 느낀 이주수요가 많았고, 화성시는 삼성, LG 등 대기업 공장의 증설로 직원들이 몰렸다.

의왕시는 포일자이, 두산호수마을, 래미안에버하임 등 교통이 편리한 내손동 일대 새아파트 입주가 시작되면서 세입자들의 발걸음이 분주했다.

지역별로는 과천시가 34.42%(3.3㎡당 619→832만원)의 상승률을 보이며 전국 최고를 기록했다. 이어 화성시 22.66%(3.3㎡당 274→336만원), 의왕시 20.61%(3.3㎡당 391→471만원), 하남시 16.65%(3.3㎡당 391→456만원) 등이 상위에 랭크됐다.

구리시 12.36%(3.3㎡당 418→470만원), 용인시 10.34%(3.3㎡당 343→378만원), 수원시 8.89%(3.3㎡당 368→401만원) 등도 전셋값 상승을 거들었다.

의왕시는 오전동 모락산현대 109㎡(33평형)가 1억2,000만원에서 1억5,500만원으로 29.17% 상승했고, 화성시에서는 기산동의 대우푸르지오 89㎡(27평형)가 62.96%(6,750→1억1,000만원), 128㎡(39평형)는 80.00%(7,500→1억3,500만원)로 올랐다.

 

 

인천지역은 교통과 상업시설이용이 편리하고 학군수요가 풍부한 부평구 3.99%(3.3㎡당 347→361만원)가 높은 변동률을 보였다.

뒤이어 서구가 3.96%(3.3㎡당 275→286만원)의 상승세를 나타냈고, 남동구가 3.23%(3.3㎡당 324→334만원) 오르는 등 아파트 밀집지역 위주로 전세거래가 활발했다.

그러나 최근 5년 간 송도지구, 논현지구, 한화지구 등에서 신규입주 물량이 많아 전체적인 상승률은 2.72%(3.3㎡당 318→327만원)로 서울, 경기에 비해 낮은 편으로 나타났다.

개별단지로는 삼산동 삼산타운2단지 105㎡(32평형)가 1억2,000만원에서 1억5,000만원으로 25.00% 뛰어 부평구에서 가장 많이 오른 곳 중 하나로 조사됐다. 마찬가지로 삼산동 삼산타운7단지 105㎡(32평형)는 1억 3,500만 원에서 22.22%(3,000만 원)가 오른 1억 6,500만 원에 거래됐다.

이밖에 서구에서는 왕길동 대림e-편한세상 178㎡(54평형)가 28.00%(1억 2,500→1억 6,000만 원), 남동구 간석동 래미안자이 109㎡(33평형)가 23.08%(1억 3,000→1억 6,000만 원), 남구 학익동 동아·풍림 82㎡(25평형) 22.58%(7,750→9,500만 원) 등의 아파트가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