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서비스산업, 건설업 일부 인식 ‘문제’… 고도화 위한 맞춤형 지원정책 필요”
“건축서비스산업, 건설업 일부 인식 ‘문제’… 고도화 위한 맞춤형 지원정책 필요”
  • 하종숙 기자
  • 승인 2018.05.29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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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도시공간연구소, ‘건축설계산업 동향 및 실태’ 보고서에서 강조

국내 건축설계社 75.5%가 종사자 5인 미만 ‘영세’… 47%가 서울·수도권 ‘집중’
해외진출 지원·설계대가 현실화·공공건축물 기획업무 강화 등 정책 제안

[국토일보 하종숙 기자] 국내 건축설계 기업의 75.5%가 종사자 5인 미만의 사업체로, 이들 소규모업체는 전체 건축의 90% 차지하는 소규모 건축산업을 담당하고 있을 뿐만아니라 전체 사업수의 47.3%가 서울과 수도권에 집중돼 있어 건축서비스산업 고도화를 위해서는 사업체 규모에 따른 맞춤형 지원정책이 요구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축도시공간연구소(소장 박소현/이하 auri)은 최근 발간한 ‘건축설계산업 동향 및 실태’(서수정 선임연구위원, 유제연 연구원) 주제의 보고서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auri가 발표한 이번 연구보고서는 건축설계산업 업체 8,563개 중 707개 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다.

건축서비스산업은 전문 지식과 기술을 바탕으로 하는 대표적인 지식서비스산업으로 건설업에 비해 부가가치가 높고 고용유발 효과도 높으나 창조적 역할에 주목하고 있는 유럽이나 호주·미국 등과 달리 국내 건축서비스산업은 건설업의 일부로 인식하고 있어 경쟁력이 낮다는 게 auri 측 설명이다.

auri는 2015년 한국 건축서비스산업 사업체 수는 약 3만6,188개, 종사자 수 약 23만명, 매출액 약 244억 달러로 OECD 28개국 중 9위를 기록했으며 사업체당 매출액은 OECD 국가 중 19위, 종사자당 매출액은 20위로 한국과 경제수준이 유사한 호주, 스위스 등과 비교시 국가경쟁력이 낮다는 분석이다.

이에따라 auri는 국내 건축서비스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사업체 규모에 따른 맞춤형 지원, 기획업무 강화, 우수 인력 지역분산을 위한 지원, 기존 건축물과 공간환경의 유지·관리 및 리모델링산업 육성 지원, 건축서비스산업 실태조사 국가승인 통계화 추진 등 정책 방안을 제시했다.

■ 건축설계산업 사업체 규모에 따른 맞춤형 지원 정책

국내 건축설계산업 사업체 수의 75.5%가 종사지 5인 미만의 사업체이고 이들은 대규모 사업체에 비해 1인당 매출액이 상당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규모 사업체가 국내 시장 성장에 한계, 일부 업체가 해외시장 진출에 주력하고 있으나 국가경쟁력은 낮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대규모 업체의 기술력과 노하우를 활용할 수 있는 해외시장 개척을 위한 정책 지원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

또한 전체 사업체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소규모 사업체는 건축물의 90%를 차지하는 소규모 건축산업을 담당하고 있어 소규모 건축시장 품질 제고를 위해 소규모 업체가 안정적으로 사업 구조를 유지할 수 있는 정책 지원이 요구된다.

무엇보다도 소규모 건축시장 중 국민의 삶과 직결돼 있는 소규모 공공건축물 품질확보를 위한 건축서비스산업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 국가차원에서 우수 인력 양성을 위한 기술 교육 프로그램 지원, BIM과 같은 고가 프로그램 구매에 따른 재정 지원, 우수 소규모 설계업체에 대한 포상제도 마련 등의 지원 방안 검토가 필요하다.

■ 기획업무 강화를 위한 정책 지원

기획업무는 건축무르이 품질 확보를 위해 가장 중요한 업무로 다뤄져야 함에도 전체 건축설계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기획업무가 여전히 설계수주의 사전 서비스 업무 정도로 인식되고 있음을 의미하고 있어 문제로 지적된다.

따라서 건축서비스산업의 고도화와 건축물의 품질 확보를 위해 건축기획업무의 내실화를 위한 정책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

이에따라 auri는 건축설계산업에서 기획업무가 별도의 독립된 업무라는 것을 명확히 하고 기획업무 대가기준 마련, 공공발주 사업에서부터 기획업무 의무 시행, 기획업무 확대를 위한 심의기준 마련 등의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 우수 인력 지역 분산을 위한 지원 정책

실태조사 결과 전체 사업체 수의 47.3%가 서울과 수도권에 집중, 부산과 대구가 다음을 차지하고 있으며 그 외 지역은 사업체 수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도시재생사업, 지역개발 사업 등의 귝비 지원 사업이 증가함에 따라 거점시설 및 공간환경 조성과 관련한 다양한 규모의 사업이 동시 수행되고 있어 마을건축가나 지역 총괄건축가와 같은 전문 인력 수요가 높아지고 있으나 서울이나 수도권을 제외하고는 대다수 지방자치단체가 전문가를 찾지 못애 어려움을 겪고 있을 뿐만아니라 증가하는 건축 관련 민원행정을 수행할 전문 행정 인력 또한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따라 안정적인 일거리가 있는 지역으로 우수한 건축설계산업 인력이 배치될 수 있도록 공공건축가 파견제도, 건축행정 전문 인력 채용 확대 등의 지원 정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 기존 건축물과 공간환경의 유지·관리 및 리모델링산업 육성 지원

신축 관련 설계업무 매출액이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으나 향후에는 신축보다는 리모델링과 유지관리 시장의 확대가 예상되고 있어 이와관련한 유지·관리 및 리모델링 시장에 건축설계산업이 정상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설계기준이나 대가기준 등 정책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

특히 기존 건축물의 에너지 절감을 위해 그림리모델링 지원사업을 확대하고 건축설계산업에서 이를 지원할 수 있도록 정책지원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 건축서비스산업 실태조사 국가승인 통계화 추진

auri는 건축서비스산업의 미래를 전망하고 이에 대응한 정책 지원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조사 운영 효율성과 조사 결과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국가 승인 통계화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