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기자 리뷰] 태양광 업계, REC 가중치 축소에 ‘쇠퇴위기’
[전문기자 리뷰] 태양광 업계, REC 가중치 축소에 ‘쇠퇴위기’
  • 김경한 기자
  • 승인 2018.05.28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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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일보 김경한 기자] 산업통상자원부는 최근 RPS(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제도) 공청회를 열고 REC(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 가중치 개정안을 발표했다. 이번에 발표된 개정안에 대해 바이오와 폐기물, 태양광 업계는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정부가 그토록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의 핵심과제로 떠올렸던 태양광 업계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산업부는 지난해 12월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은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을 20% 달성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산업부는 신규 설비용량의 95%를 태양광과 풍력발전으로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이중에서도 태양광 설비용량을 2030년 재생에너지 목표인 63.8GW 가운데 36.5GW로 늘리며 절반 이상(57%)을 채우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이번 공청회 내용을 살펴보면, 정부의 실행의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먼저 풍력과 ESS산업계는 환영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풍력산업협회는 확정안은 아니어서 아직 조심스럽지만, 해상풍력의 경우 육지와 연계거리에 따라 가중치를 상향 조정한 점에서 만족스럽다는 답변을 내놨다.

ESS 업계는 원래 다음 달 말까지만 풍력(4.5)과 태양광(5.0) 설비 연계 REC 가중치를 부여할 예정이었으나, 이것을 내년까지 연장함으로써 1년 6개월의 시간을 벌었다는 셈법을 내놨다.

하지만 태양광 업계는 사업의 쇠퇴위기까지 거론하며 향후 사업추진에 대한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번 개정안에 따르면, 태양광발전은 일반부지·건축물·수상·자가용 REC 가중치는 현행 유지하고, 임야는 설비용량에 따라 0.7~1.2로 달리 하던 것을 0.7로 하향 조정했다. 산업부는 산림훼손을 하향 조정의 근거로 들고 있지만, 태양광 업계에서는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경남 일대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태양광발전업체 관계자는 “이번 개정안에 따르면 임야에서의 태양광 사업이 사실상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며 “많은 기업들이 사업지를 우량농지로 전환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그런데 산업부와 지자체의 태양광산업 정책이 엇갈려 이마저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산업부는 논(田)이나 과수원으로의 태양광 설치를 권장하고 있지만, 지자체는 조례사항을 변경하면서까지 농지로의 태양광 설치를 가로막으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수출입은행이 최근 발표한 ‘태양광산업 동향’에 따르면 2017년 국내 태양광 설비용량은 약 1.2GW였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의 태양광에 대한 REC 가중치는 감소(혹은 현행유지)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고, 산업부와 지자체의 태양광산업에 대한 협조도 안 되고 있다.

과연 12년이 지난 후 태양광 설비용량을 36.5GW까지 채울 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