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소기업 탐방] 송현엘앤씨(주) 권영선 대표이사
[강소기업 탐방] 송현엘앤씨(주) 권영선 대표이사
  • 김경한 기자
  • 승인 2018.05.28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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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는 안전선’ 개발…산업현장·근로자 안전 확보 주력”

스프레이 방식으로 뿌리면 10분 후 건조…시간 절약 가능
국민안전처장관상 수상 불구 신기술 시험인증 어려운 호소
“건설·교통 등 안전 종합 솔루션 기업으로 거듭날 터”
 

[국토일보 김경한 기자] “거대한 금속가공기계 앞에서 넘어져서 다치는 작업자들을 보며 눈에 잘 띄면서 안전한 라인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죠.”
‘뿌리는 안전선’이라는 이색 제품을 선보인 송현엘앤씨 권영선 대표는 지금도 모 대학 산업안전공학과에 다니며 이 분야를 체계적으로 공부할 정도로 책임의식과 열정이 넘치는 기업인이다. 그는 “산업현장의 안전은 주체적이고 자발적으로 유도할 수 있어야 한다”며 넛지 이론을 강조하며 제품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권영선 대표를 찾아가 ‘뿌리는 넛지 안전’ 제품에 대한 철학을 들어봤다.

- 뿌리는 넛지 안전 스프레이를 개발하게 된 계기는.
▲ 2010년도에 산업용 윤활유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산업현장을 가보니 CNC장비나 금속가공기계 작업자들이 미끄러운 바닥에서 넘어져서 다치는 사고를 많이 목격했습니다. 웨빙띠로 안전선을 구분한 경우에는 못으로 고정하다 보니 작업자들이 못에 걸려 넘어지는 사고도 발생합니다. 이를 방지할 간편하면서도 안전한 라인 표시법이 없을까를 고민하다가 ‘뿌리는 안전선’을 고안하게 됐습니다.
여기서 ‘넛지’란 “자연스럽게 행동을 유도한다”는 의미로,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던 이론을 접목한 것입니다. 산업현장에서 작업자가 강제적이지 않고 자발적으로 안전선을 따라오도록 유도한다는 의미에서 이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 건설현장에서 쓰이는 ‘뿌리는 피난선’ 제품은 어떤 제품인가요.
▲ ‘뿌리는 피난선’은 비상사태 발생 시 도포된 축광을 따라 혼란 없이 안전하게 피난할 수 있도록 돕는 제품입니다. 현재 대부분의 지하층 건설현장의 경우, 아직 비상구 표시등이 설치되지 않아 벽면에 A4용지를 붙여 임시로 비상대피로를 표시하고 있습니다. 정전이 발생하면 작업자들이 칠흑 같은 어둠 속을 해매다 큰 사고를 당할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이 제품을 개발하게 됐습니다. 이 제품은 미국이나 독일의 선진 축광 안료를 사용해 소방안전법에 적합한 1시간의 축광시간을 유지합니다. 조도도 소방안전기준인 7칸델라보다 6배나 높은 44칸델라를 1시간 동안 유지합니다.

- 타 안전제품과의 차별점이 있다면.
▲ 크게 내구성과 재사용성, 손쉬운 작업성, 건조시간 단축을 들 수 있습니다.
‘내구성’ 면에서는 한 번 도포하고 나면 4~6개월 정도를 유지하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안전테이프나 웨빙띠가 1~2개월 정도 유지되는 것과는 대조를 이룹니다. 남은 도료는 폐기해야 하는 일반 페인트와는 달리, 사용하고 남은 제품은 ‘재사용’할 수 있는 장점도 있습니다.
도포 부위가 벗겨지더라도 누구나 손쉽게 안료를 도포할 수 있는 ‘작업 용이성’도 있습니다. 기존 페인트 도료로 작업할 경우에는 서너 명이 진행하며, 한쪽에선 마스킹 테이프를 붙이고 다른 쪽에선 롤러 작업을 해야 합니다. 하지만 저희 제품은 작업자 한 사람이 스프레이 캔을 안전선 기계에 세팅한 후 라인을 그려주기만 하면 끝납니다. 스프레이 라인 폭을 5~15cm 사이에서 자유롭게 조정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마지막으로는 ‘건조시간’이 빨라 현장에서의 작업능률도 올릴 수 있습니다. 한번은 어떤 제조업체에서 작업자들이 주말을 반납하면서까지 안전선 그리는 장면을 목격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저희 제품은 10분이면 건조되고 차량 소통도 30분 후에는 가능하기 때문에, 작업자들이 주말을 반납할 필요가 없습니다.

- 사업을 하면서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요.
▲ 뿌리는 안전선이라는 제품 자체가 신기술이라서 시험인증에 애를 먹고 있습니다. 저희 제품은 ‘제1회 대한민국 안전기술유공 표창 국민안전처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지만, 신규제품이라 시험인증에 필요한 검사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습니다. 한 평가원에 시험인증을 하려고 보니, 모든 과목을 새로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라 몇 천만원의 비용을 든다는 답변만 들었습니다. 하루 빨리 저희 같은 신기술 중소업체에 대한 시험인증 대책이나 지원책이 나왔으면 합니다.

- 향후 사업계획은.
▲ 건설안전뿐만 아니라 교통안전, 산업안전 등 안전 종합 솔루션 기업으로 거듭나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다양한 협업작업도 진행 중입니다. 대표적으로 산업현장에서 작업자들이 신는 안전화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30년 전통의 안전화업체의 노하우와 저희 회사의 기능성 안료 노하우를 합쳐 산업현장에 적합한 안전화를 만들기 위해 분주히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안전보건전시회에 참가해보면 미국, 태국, 베트남 등 해외 바이어들도 관심을 갖고 문의를 해옵니다. 향후 안전 종합 솔루션을 통해 해외 진출도 진행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