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록 환경칼럼] 자연 현상에 따른 소음의 증폭과 감쇠
[정일록 환경칼럼] 자연 현상에 따른 소음의 증폭과 감쇠
  • 선병규 기자
  • 승인 2018.04.30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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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한국환경피해예방협회 회장 정일록

[정일록 환경칼럼] (사)한국환경피해예방협회 회장

자연 현상에 따른 소음의 증폭과 감쇠

구름이 끼고 습도가 높은 날은 기적 소리나 비행기 소음이 크게 들린다. 왜 그럴까?

 

소음은 소음원에서 수음자까지 전파하는 과정에서 증폭되기도 하고 감쇠(減衰)가 일어나기도 한다.

감쇠는 거리의 대소와 공기의 온도 분포와 조성 등의 영향을 받고 장애물은 감쇠나 증폭에 영향을 미친다.

소음은 소음원에서 거리가 멀어지면 굴뚝에서 배출된 연기가 거리가 멀어질수록 확산되듯이 소음 에너지가 거리에 따라 확산되기 때문에 기하학적 감쇠가 일어난다.

이상적인 실외 조건에서 거리가 2배 멀어질 때마다 점음원(기계소음 등)은 6dB, 선음원(도로소음 등)은 3dB씩 줄어든다.

그리고, 소음은 공기 온도가 낮은 쪽으로 굴절한다. 상하의 온도분포가 같은 중립상태일 때는 소음은 직진하지만 맑은 날의 낮과 같은 체감상태(遞減狀態;지표에서 상공쪽으로 올라가면서 일정하게 온도가 감소하는 조건)에서는 하늘 쪽으로, 새벽녘에 역전상태(지표쪽이 상공보다 온도가 낮은 조건)가 되면 지표 쪽으로 굴절한다.

때문에 낮에는 감쇠가 크고 새벽녘에는 감쇠가 작게 되며 이러한 이유로 낮에는 소음이 작게 들리고 새벽녘에는 크게 들린다.

또한, 습도가 같으면 온도가 높을수록 감쇠가 크고, 온도가 같으면 습도가 낮을수록 감쇠가 크다.

때문에 구름이 끼고 습도가 높고 온도 분포가 중립상태인 날은 감쇠가 작아 기적 소리나 비행기 소음이 맑은 날에 비해 크게 들린다.

소음의 반사는 파장이 물체의 크기보다 작을 때 일어나기 때문에 구름(직경 0.1mm이하)에서의 소음(파장:17mm이상) 반사는 일어나지 않으며, 두꺼운 적란운은 수 dB의 흡음효과가 있다.

고주파 소음은 감쇠가 크고 저주파 소음은 작지만 일반적으로 공기에 의한 감쇠를 100m당 0.5dB 정도로 본다.

 소음은 바람이 불어오는 풍상(風上)방향보다 불어가는 풍하방향으로 더 잘 전파한다. 공장, 도로 등의 소음원이 풍상측에 있다면 그만큼 높은 소음에 노출될 수 있다.

하절기에는 창호를 열고 생활하는 경우가 많고 대기오염물질도 날아오기 때문에 주택을 구입할 때 유의할 필요가 있다.

소음 전파과정의 지면이 숲이나 잔디밭 등이면 소음을 흡수하기 때문에 이상적인 조건에 부합하지만 콘크리트 등과 같이 딱딱한 지면은 반사하기 때문에 지면에 가까운 수음점의 소음도는 수 dB 증폭된다.

벽이나 건물 등의 장애물이 있을 때는 반사와 회절이 일어나 위치에 따라 소음의 크기에 차이가 생긴다.

회절에 의해서는 소음이 줄어들고 반사에 의해서는 증폭된다.

방음벽의 경우 뒤쪽의 수음자에게는 회절현상을 이용한 방음대책이 되지만 앞쪽의 수음자는 방음벽이 콘크리트나 투명한 아크릴계일 때는 반사음이 추가되어 더 시끄러워진다.

또한, 건물 분포측면에서 건물이 ㄷ자형으로 도로를 안은 형태가 되면 반사음이 추가되어 소음이 커지지만 그 반대가 되면 이 현상을 막을 수 있기 때문에 건축시에 배려가 필요하다.

그리고, 소음원과 떨어진 수음자 측에 딱딱한 장애물이 3.5m 이내에 있는 경우 반사음이 중첩되어 수 dB 증폭된다.

산에서 듣는 메아리(echo)도 음의 반사현상으로 반사음이 0.1초 이상 지난 후, 다시 말해서 반사물이 17m 이상 떨어져야 생긴다. 수풀은 음을 흡수하기 때문에 여름보다는 겨울에 메아리가 잘 울린다.

장애물이 수풀인 경우도 수풀의 상태에 따라 소음을 흡수하여 감쇠가 일어난다. 폭 30m 이상으로 반대편이 보이지 않는 상록수림대의 경우는 5~8dB 정도의 감쇠가 발생한다.

 눈이 많이 내린 날 아침이 조용한 것은 흡음률이 90%에 이르는 쌓인 눈으로 반사음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비가 노면이 젖은 날에 타이어소음이 유난히 크게 들리는 것은 노면에 수막현상이 생겨서 타이어와 수막간에 에어펌핑음이 크게 증가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