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센구조연구소 대표이사 이창남 회장
(주)센구조연구소 대표이사 이창남 회장
  • 김광년
  • 승인 2009.12.07 08: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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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공학은 국민생명이지요. 정부가 나서야 합니다”

특허 100건, 구조설계 5,000여건 수행한 40년 베테랑
“국가안전 확보 차원 구조전문가 역할 재정립 시급”


우리 말 속어에 ‘ 맨 땅에 헤딩한(했)다’ 라는 말이 있다.

"국민생명을 지키는 일인데 무슨 말이 그렇게 많습니까..."

말 그대로 무모하리만큼 어려운 일에 도전하는 사람의 행동을 나타내는 뜻으로 한마디로 전혀 상상할 수 없는 일을 속 시원히 처리했을 때 쓰는 표현이기도 하다.

주지하듯이 건설은 과학이라고 하는데 그 과학 중에서도 가장 난해한 분야가 바로 구조설계다.

모두들 기피하는 건축구조 학문에 빠져 지금까지 40년 외길을 걷고 있는 구조쟁이 이 창 남 회장. 그 이름을 모르면 간첩(?)일 정도로 구조전문가로 명성이 자자한 인물이다.

“구조요? 재밌잖아요. 쉽고... 그러니까 해 먹지 힘들고 어려우면 뭣 하러 합니까?”

이게 정답이다. 맞다. 그 무엇보다 건축구조에 관한 것이라면 밥 먹다가도 벌떡 일어날 만큼 신나고 흥미로우니까 오늘 이 자리에 앉아 있을게다.

그는 그야말로 구조에 관해서는 40년을 한결같이 외로운 투쟁을 해 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들어 건축구조기술사회의 다양한 활동 등으로 다소 제도적인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분위기이긴 하나 아직도 관련업계 간의 갈등으로 고질적인 모순을 풀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그가 경영하고 있는 센구조연구소는 특허만 1백여건에 달한다. 지난 73년 출범한 이래 현재에 이르기까지 약 5,000여건의 구조설계를 수행한 실적이 대한민국 건축구조 산업의 역사를 말해주고 있다.

그에게 40년 구조설계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가 무엇인가를 물었다.

“강남 무역센타 건물이 가장 기억에 남지요. 55층 건물 본 설계를 수행하면서 1년 만에 날밤을 새우며 준공 스케줄에 맞춘 것이 최고의 자부심입니다.”

아울러 그는 인천국제공항 건설 당시 지붕설계에 관한 구조설계에 관한 문제점을 지적, 개선한 것 또한 구조전문가로서의 자긍심이라고 강조한다.

“국내 구조기술의 능력도 상당 수준 올라와 있습니다. 구조기술사 등 전문가의 기술수준을 올바로 활용, 해외시장으로 진출해야 합니다.”

한편으로 보면 소심한 거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그는 이에 대해 농담으로 받아 넘긴다.

“구조전문가는 소심해야 합니다” ... (웃음) ...
즉 한 치 오차도 허용할 수 없는 중대한 순간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전문지식과 정확한 경험공학을 적용해 국민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센구조 연구소는 구조공학과 가치공학(VE)을 접목해 안전과 가치를 동시에 추구 실현하는 시스템 추진에 총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제 古稀를 지나고 있는 그의 구조연구에 대한 집념과 열정은 그 누구의 추종도 불허한다.

 

 

아직 할 일이 많이 남아 있다는 그의 두 눈은 늘 도전과 연구개발에 쏠려 있다. 어떠한 일을 하든지 그에게 세상 모든 것은 구조와 연결된다.

그러니 새롭게 변화하는 트렌드를 따라 잡을 수 있는 의식이 앞서는 것이며 결국 가능성을 실현하는 계기를 만드는 것이다.

“건축구조는 구조전문가에 맡겨야지요. 아주 당연한 문제가 아직도 시장에 반영되지 못하고 업계 간 힘 겨루기를 하고 있는 이 현실... 이제 끝내야 합니다.”

법을 바꿔야 하는데 누가 봐도 합리적인 제도개선임에도 불구하고 현실과 괴리가 있는 것은 아직도 미숙한 사회조직, 후진국형 제도운영에 있기 때문이라고 질타하는 그의 단호한 어조가 40년 구조외길을 걷고 있는 전문가의 고통이 묻어 나옴을 느낀다.

슬하에 두 아들을 두고 있는 그에게 작은아들이 그의 뒤를 이어 서울대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미국에서 MBA를 졸업, 21세기를 리드하는 전문가 길로 접어 들었다.

‘무슨 일을 하든 하나님께 합리적인 평가를 받아라’
이것이 그가 주장하는 삶의 원칙이자 경영철학이다.

글 : 김 광 년 knk@cdaily.kr
사진 : 이 강 현 lkh@cdail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