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인터뷰] 한국건설기술연구원 한승헌 원장에게 듣는다
[특별인터뷰] 한국건설기술연구원 한승헌 원장에게 듣는다
  • 하종숙 기자
  • 승인 2018.03.26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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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연, 글로벌 우량 연구기관 자리매김 역량 결집”

4차 산업혁명 대비 ‘스마트시티 사업’ 집중… 건설기술 선도 앞장
청년일자리 창출·이슈 해결형 R&D 집중… 국민안전·삶의 질 제고 만전

국내 건설기술 ‘미흡’ 기술 개발 경쟁력 강화 등 고부가가치화 시급
변별력 확보·Long & Short List 활성화 등 제도 혁신… 경쟁력 강화해야

 

[국토일보 하종숙 기자] “제4차 산업혁명 파고는 국내 새로운 방식의 건설산업 혁신은 물론 산업구조 경쟁력 제고가 그 어느때보다도 중요합니다. 건설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건설산업 생산체계 혁신 및 경쟁력 강화, 고부가가치 산업인 건설엔지니어링 분야 글로벌화를 위해 매진하겠습니다.”

대한민국 건설기술의 메카, 한국건설기술연구원장으로 취임한 한승헌 원장의 일성이다.

특히 한 원장은 ▲국토 및 건설정책 지원 기능 강화 ▲연구성과 시장확산 혁신 환경 조성 ▲산업밀착형 실용적 연구환경 구축 등 건설기술연구원의 경영혁신을 추진, 건설기술 메카로의 역할에 만전을 기울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33년간 관·산·학 다양한 경험을 자랑하는 한 원장은 국토교통부(前 건설부) 재직시 건설R&D로드맵 및 건설기술진흥기본계획을 수립한 인물로 이 분야 전문가로 통하고 있다.

한승헌 원장을 만나 미래 건설기술 발전방안을 들어봤다.

- 대한민국 건설기술의 메카, 한국건설기술연구원장으로 취임했습니다. 소감이 남다를텐데요.

▲ 오늘(26일)로 취임한 지 57일이 됐습니다. 지난 60여 일 동안, 많은 분들을 만나고 의견을 듣는데 주력했습니다.

800여 명에 달하는 연구원 인력 중 300명 정도는 비정규직 연구원이고 이 분들에 대한 정규직 전환 및 처우개선 문제에 대해 당사자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간담회를 개최하며 의견을 청취했습니다.

또한 최근에는 고양시 최성 시장님과 환담, 현재 고양시가 역점적으로 추진하는 통일한국 고양밴처밸리 사업 등에 건설기술연구원의 우수인력들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협의했습니다. 건설기술연구원이 씽크탱크 내지 브레인 역할을 맡고 지자체와 협력 구조를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특히 과기부 장관님, 국토부 장관님 등 정부에 계신 분들과대화를 나누며 청년 일자리 문제에서 연구원이 개발하고 있는 많은 첨단 기술들이 사장되지 않고 청년 창업에 연결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제안했습니다. 현재 구체적으로 일자리 찾기 운동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세부 ‘액션 프로그램’을 정부와 협력해서 공동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 올해 연구원의 중점 추진사업은 무엇입니까.

▲ 우선 올부터 단기적 목표로는 건설벤처창업센터 설립과 운영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른바 ICBM, 즉 IoT, Cloud, Big data, Mobile 등에 기반한 건설 벤처기업의 창업 지원에 앞장서 이를 통해 매력있는 청년 일자리가 창출 확보되도록 할 것입니다.

또한 연구원의 전문가와 각종 실험장비를 활용해 스타트업 기업의 기술개발 지원하는 프로그램과 지원부서를 신설할 예정이며, 국토부 등 정부부처와도 협력을 강화해 건설벤처창업지원 프로그램 운영 및 시설인프라를 구축하는데 힘을 모으겠습니다.

이와함께 화재라든가 재난 같은 사회이슈문제 해결형 R&D에 집중, 연구원의 역할 수행에 만전을 기울이겠습니다.

- 연구원 운영 중점 경영방침은.

▲ 건설기술연구원은 건설산업에 4차 산업혁명 기술을 도입하고 접목하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건설분야의 4차 산업혁명기술의 종합플랫폼인 스마트시티 사업에 집중할 예정인데요, 이와 관련 별도의 전담조직인 ‘스마트시티전략기획단’을 지난 2월 출범시켰습니다.

한편 고령화되는 건설인력과 위험한 일을 꺼리는 등 청년 근로자 감소 문제까지 겹쳐서 앞으로 건설산업 인력수급난이 우려되고 있어, 이를 해결하기 위한 스마트 건설자동화 기술개발이 시급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연구원은 로봇, 자동화시스템, 빅데이터, BIM 등 건설인력을 대체할 기술과 함께 청년이 매력적인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분야인 스마트 건설자동화 기술개발도 역점적으로 추진하려고 합니다.

- 연구원에서 전문대학원을 운영중인데요, 운영 현황 및 향후 계획은 무엇입니까.

▲ 건설기술연구원이 운영하고 있는 전문대학원인 ‘KICT School’은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의 프로그램 중 건설분야에 특화한 전문대학원으로 지난해 3월 개교했습니다. KICT School의 목표는 건설 전문 교육시스템을 통해 건설 융·복합 전문가를 양성하는데 있습니다. 이를 위해 스마트도시·건설융합 전공을 중심으로 건설환경공학, 도시 및 교통시스템공학, 지반신공간공학 등 3개의 세부전공별 석박사 학위과정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현재 KICT School은 교원 44명과 학생 35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내국인 학생 22명과 외국인 학생 13명이 학위취득을 위해 학업에 정진하고 있습니다. 일반 대학원의 학생과 달리 KICT School의 학생들은 국가 R&D프로젝트에 참가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받고 있고, 실제 산업 현장에서의 경험을 통해 현장연구 중심의 교육과 훈련을 받을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건설기술연구원은 KICT School을 통해 우리 사회의 큰 현안과 화두로 자리 잡은 청년 일자리 문제 해결에 기여하고자 합니다.

- 국내 건설기술의 현실을 진단한다면.

▲ 건설산업의 고질적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전주기적으로 건설사업을 계획, 디자인하는 기술과 그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기술개발 경쟁력 강화를 통한 산업의 고부가가치화, 산업 생산성 향상 같은 면도 고려돼야만 합니다.

전주기적 건설사업은 기획, 설계 등 건설 초기단계에 고도의 기술력을 집중적으로 발휘하는 것이 성공의 관건입니다. 세계적인 수준의 건설 엔지니어링 업체는 주지하다 시피 이제 시공 자체보다는 건설사업 초기의 계획 및 설계, 혹은 사업관리를 통해 건설사업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국내 건설업체는 기본설계라든가 핵심적 기술 부문은 해외 업체로부터 기술을 도입하는 경우가 여전히 많습니다. 그만큼 건설기술 경쟁력이 낙후돼 있다고 봐야 할 겁니다.

건설기술 개발과 기술경쟁력 확보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건설기술이 핵심이 되는 기술컨설팅부문은 경제·사회적 측면에서 고용창출효과, 고용계수, 부가가치율은 물론 외화가득율 측면에서 매우 효과적입니다. 해외 건설시장 진출 시 외화가득율은 시공분야는 20% 전후에 불과하나 건설엔지니어링 분야는 80% 이상이라는 점에서 우리 건설산업이 꼭 개척해야 할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건설기술 진흥을 위한 바람직한 발전방향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는 미래형 건설기술 투자를 확대해야 합니다. 특히 스마트 자동화건설기술을 개발해야 하고 투자를 늘려야 합니다.

구체적으로는 3차원 설계기술인 BIM을 활용한 가상 시공(VR), 3D 프린터를 활용해 공장에서 건설 부재를 생산하는 모듈화, 인공지능(AI) 탑재형 건설로봇 기술 등이 있습니다. 또한 드론, 사물인터넷(IoT) 센서, 초소형(마이크로) 로봇 등을 활용해 시설물의 이상을 신속하게 검지하고 대응하는 시스템도 이에 해당됩니다.

현재 개발하고 있는 BIM 기술 활용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설계 기준과 매뉴얼을 마련하는 것은 물론 해외시장 진출에 유리한 메가스트럭쳐, 플랜트, 해저터널 등의 핵심 원천기술을 확보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R&D) 사업에도 집중 투자해야 합니다.

아울러 국내 건설산업은 이제 단편적이고 개별적인 기술개발 중심에서 기술경쟁력 확보 중심으로의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최근 공공부문의 건설 기술개발 투자에도 불구하고, 목표했던 기술경쟁력 확보 측면에서는 성과가 미미합니다. 즉 실제 건설현장에서 국내기업의 기술경쟁력을 높이는 패키지형 기술적용은 찾아보기 힘든 상황인 것이죠.

따라서 기술개발 결과의 건설현장 적용 활성화를 위해 공공부문 시범사업 실시확대, 신기술의 적용 확대 등을 통해 기술개발 성과가 기술경쟁력으로 연결되도록 기존 기술사업화 및 창업정책의 대전환이 필요합니다.

- 국내 건설기술 진흥을 위해 연구원의 역할이 크다는 생각입니다.

▲ 건설기술연구원은 이같이 건설기술 발전을 위해 청년창업의 전초기지가 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지원책을 마련하고 선도할 생각입니다.

정부 발주방식의 공정성 확보 및 변별력 확대를 위해 국제기준 발주방식의 시범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시범사업의 이른바 ‘베스트-프랙티스(Best-Practice)’ 발굴 및 전파가 중요합니다.

무엇보다도 기술경쟁력 강화를 위한 우선적 방안으로 해외시장 및 선진국 PQ 시스템에서 볼 수 있는 변별력 확보, Long & Short List 활성화 등 관련 제도의 혁신적 개선 방안 마련 등도 필요합니다.

- 한국 건설산업의 글로벌화를 위한 방안은.

▲ 현재 국내 건설산업은 BIM, 융복합 건설기술과 같은 4차산업 대응 관련 전문 인력이 매우 부족한 실정입니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청년에게 불리한 등급산정·기술자활용제도 등을 개선해 인력의 공급과 수요를 조절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건설산업의 환경 변화에 따른 대응을 산·학·연·관이 힘을 합쳐 고민하고 개선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앞서 언급한 고부가가치 산업인 건설엔지니어링 사업을 적극 육성해야 건설산업의 글로벌화를 앞당길 수 있습니다.

글로벌건설 시장은 2030년 14조1,0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국내 건설산업은 타 산업 생산성이 비약적으로 성장하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생산성이 정체 또는 저하된 것이 사실입니다. 그리고 현재까지의 국내 건설산업은 가격중심 경쟁 산업구조이기 때문에 기술역량 확보 기회가 부족했습니다.

앞으로는 핵심기술을 적극 확보해 고부가가치 산업인 건설엔지니어링 분야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야 합니다. 건설기술연구원은 엔지니어링 분야 향상을 위해 국가 건설정책지원과 건설기술분야 경쟁력 향상을 위해 다양한 R&D를 수행하고 있으며, 이러한 연구결과가 실용화로 이어져 수주경쟁력과 기술경쟁력을 높이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 연구원의 도약이 기대됩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 33년간 관·산·학 분야의 다양한 경험과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조직의 역량을 최대한 끌어 올리는데 역량을 모으겠습니다.

건설연 미션 재정립을 통해 변화하는 건설기술 패러다임 속에서 기술적 난제 해결 및 미래문제에 과감히 도전해 국토 및 건설정책 지원 기능 강화, 연구성과 시장확산 혁신 환경 조성, 산업밀착형 실용적 연구환경 구축 등 경영혁신 추진에 적극 나서겠습니다.

특히 포용적 리더십으로 건설기술연구원이 글로벌 우량 연구기관으로 자리매김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