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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과 적폐
이경운 기자  |  Lkw@ikl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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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3.12  16:5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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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리뷰]

부동산으로 돈을 벌면 적폐가 된다. 대상이 사람이면 투기세력이라는 낙인이 찍히고, 건설사가 되면 꼼수를 썼다는 프레임이 씌워진다. 언듯 자유시장경제 체제를 부정하는 모양새다.

논란이 된 사례에서 누가 적폐인지 찾아보자.

먼저 대우건설 인수전에서 무사 귀환한 호반건설의 경우다. 호반은 위례신도시에 보유한 분양용지 중 한 곳(위례 호반가든하임)을 민간임대로 공급했다. 필지를 계약할 당시부터 민간임대로 사업방식을 확정한 곳이다.

이 합법적인 사업에 문제가 제기됐다. 호반이 분양단지를 임대로 공급해 수분양자들이 누릴 ‘로또’를 가로챘다는 지적이다.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아 시세보다 싼 ‘로또분양’이 나왔어야 옳았다는 주장.

논란의 핵심은 돈이다. 위례의 집값이 하락했다면 언급되지 않았을 설정이다. 실제로 분양지역이 침체돼 분양을 미루고 임대로 공급하는 단지들도 있다. 그러나 국토교통부까지 나서 공공택지에서의 단기(4년)임대 사업을 막았다. 앞으로 택지에서의 민간임대는 좋던 싫던 최소 8년이다.

반대의 사례를 보자. 올해 상반기 최고의 ‘로또분양’으로 불리는 개포주공8단지 재건축 ‘디에이치자이 개포’. 이 단지는 3.3㎡당 평균분양가가 4160만원으로 확정됐다. 청약에 당첨되면 6~8억원대 시세차익이 예상된다. HUG와 분양가상한제로 탄생한 로또아파트다.

이 사업에도 논란이 일고 있다. 분양가를 눌렀다고는 하지만, 워낙 비싼 가격에 일반인들은 접근할 수 없다. 일단 관계기관은 실수요를 위한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정당계약 후 부적격분에 대해 우선권을 부여하는 예비당첨자 비율을 80%(타 단지 40%)로 올린 것.

그러나 시공사가 자체 조달하겠다는 중도금(60% 중 40%) 대출이 무산된 마당에 집값 14~15억원(전용 84㎡ 예상)을 마련할 일반인이 있을까? 결국, 여윳돈 10억원 이상을 가진 부자들의 리그로 전락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로또분양을 방지하기 위해 채권입찰제(분양수익 중 일부를 채권으로 회수하는 방식)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를 이을 세금증대 방안이다.

두 사례의 공통점은 ‘인기지역에 몰리는 돈’이다. 결국 찾으려던 적폐는 돈을 번 자들이며, 정부의 규제는 돈의 쏠림을 가중시켰다. 원인은 부동산시장을 통제하려는 정부에게 있다.

文정부는 임대주택에 과도하게 주력한다. 주거취약계층을 위해서는 매우 옳은 방법이나, 동반되어야 할 부분을 잊고 있다. 취약계층 이외를 위한 정책이다. 늦기전에 규제를 멈추고 공급을 늘려야 할 시점임을 인지해야 하며, 분산된 도시재생뉴딜을 넘어설 집중적 도시정비사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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