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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리뷰] ‘동산이몽(同産異夢)’ 
김주영 기자  |  kzy@ikl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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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3.10  05: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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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집을 팝니까. 정부가 과세하면 그만큼 값을 올리면 되는데 누가 집을 팝니까.” 

이는 최근 만난 부동산시장 관계자의 말이다. 부동산을 놓고 시장과 정부가 바라보는 관점이 완벽히 어긋나 있음을 알게 하는 대목이다.

정부는 거주할 집이 아니면 판매하거나 임대사업자로 등록할 것을 바라고 있다. 하지만 시장은 여전히 ‘투자’ 가치가 있는 상품으로 인식한다. 이쯤 되면 사실상 ‘정부 실패’다. 정부 정책이 시장에서 전혀 먹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은 정부의 과도한 개입이 오히려 경제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주장한다. 서울 내 매력적인 입지가 한정된 상황에서 공급 억제가 오히려 집값 상승만 불러 올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전형적인 ‘시장 논리’다. 

정부의 논리는 가히 ‘감성적’이다. 규제에 부담을 느낀 국민이라면 정부의 정책대로 움직이지 않을까하는 식이다. 

하지만 시장은 ‘돈’으로 움직인다. 이에 정부도 대출제한 카드를 꺼내들고, ‘돈’ 줄을 틀어막는 투트랙 전략도 취했다. 그 결과, 가진 자를 위한 ‘그들만의 리그’가 펼쳐졌다. 또 다른 ‘정부 실패’의 한 모습이다.

이대로 두면 부동산시장에서 없는 자는 임대주택으로, 가진 자는 ‘로또 주택’으로 귀결될 것이 분명하다.

문득 대학 재학 중에 읽은 ‘국민은 왜 정부를 믿지 않는가’란 제목의 책이 떠올랐다. 미 하버드대 케네디 스쿨 학장을 펴낸 조셉 S 나이 교수의 저서로, 고 노무현 대통령도 읽고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토론한 책이기도 하다.

저자는 ‘정부에 대한 신뢰 여부는 정부의 객관적인 성과보다 이를 국민들이 어떻게 인식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정부가 성공적인 정책을 펼치기 위한 날카로운 지적이자 충고다.

책을 통해 강남이나 수도권 일대의 고가 주택을 소유한 관료들이 존재하는 이상 국민은 정부의 부동산정책을 결코 신뢰하지 않을 것임을 알 수 있게 한다. 즉, 정치와 관료부문에서의 솔선수범 없이는 부동산정책의 불신만 커진다는 의미다.

그렇다고 관료의 주택을 팔게 강요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정치인, 혹은 관료라고 해서 ‘개인의 자유’를 침해할 수도 없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결국 자본주의 시장에서의 해답은 ‘시장’에 있다. 갖고 싶은 주택을 원하는 자에게 줄 수 있는  맞춤형 지원책과 전매제한 규제, 그리고 물론 많이 가진 자가 더 갖지 못하게 하는 규제로 다수의 이익을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로 시장을 꾸려 나야가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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