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산FNS “기상청보다 빠르게 포항 지진 감지”...초정밀 계측기 확보 ‘화제’
풍산FNS “기상청보다 빠르게 포항 지진 감지”...초정밀 계측기 확보 ‘화제’
  • 김주영 기자
  • 승인 2017.12.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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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건물 노후화 대비한 지진·변위계측시장서 독보적 기술 ‘자랑

▲ (주)풍산FNS의 지진센서 및 변위 기록계.

[국토일보 김주영 기자] 포항 지진에서 기상청이 매뉴얼 간소화 등으로 발생 29초 만에 전국에 ’지진 긴급재난문자‘를 발송해 화제를 모았다. 그런데 지진계측기 등을 개발해 온 민간업체인 (주)풍산FNS가 이보다 빠르게 파악하고 직원들을 대피시킨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끈다.

국내 군사용 항법장치에서 독보적 지위를 확보한 (주)풍산FNS가 선진국 수준의 고정밀 지진계측기/변위계측기 개발을 완료, 상용화 단계에 본격 진입했다.

지난 1993년 한국과 러시아 양국이 체결한 기술협력과제 개발과정에서 가속도계센서 기초기술을 도입한 이후 국방과학연구소 주관 하에 지속적인 기술개발에 나선 끝에 얻은 결실이다.

실제로 풍산FNS는 선진국 수준의 고정밀 가속도계를 생산해 각종 미사일과 유도무기 등 군사용 항법장치를 국내 독점 공급하고 있다.

풍산FNS측은 성수대교와 삼풍백화점 붕괴 이후 증가한 건축구조물 안전진단 및 예방, 경보, 계측분야에 정밀한 국산제품이 전무한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관련 계측기 기술 개발에 매진했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각종 재난 등으로부터 국가주요시설물 및 국민 재산을 보호하는 것도 급선무라 판단, 지진계측기/변위계측기 개발에도 나섰다.

풍산FNS에 따르면, 해당 지진계측기는 카이스트에서 진행한 가속도계의 지진, 구조물 변위 등의 외부 진동에 대한 응답특성시험분석에서 우수한 성능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지진가속도계는 군용센서 운용 환경규격인 미국 MIL-STD-810F 환경시험 및 KS인증 환경규격인 IP67 방진방수시험을 통과했다. 이로써 실제 제품 적용환경에 대한 신뢰성이 확보됐다.

변위계측기의 경우, 가속도계와 GPS-RTK를 결합시킨 새로운 방식을 채택, 기존 GPS-RTK(GPS안테나 수신 정보를 실시간으로 처리해 위치 정밀도를 향상시킨 시스템) 기반의 변위계측방식보다 정밀도를 한 단계 끌어 올렸다.

특히 지진/변위계측이 동시에 가능한 장비로, 국내 최초의 장비인 동시에 국내 최고 성능을 자랑한다. 해당 계측기는 현재 국내특허 등록을 마무리하고 해외 특허 출원이 진행 중이다.

풍산FNS의 지진계측기와 변위 계측기의 핵심 장점 중 하나는 바로 100% 국내 기술력으로 개발한 제품으로, 수입제품보다 빠르고 정확한 유지보수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이는 지난해 경주 지진 이후 진행된 수입산 지진계측기 운용실태 조사에서 50% 넘게 작동불능인 것으로 판명된 상황에서 건축물의 안전도를 직접적으로 제고할 수 있는 요인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무엇보다 풍산FNS의 제품이 화제를 모은 요인은 포항 지진에서 기상청보다 신속한 지진 계측에 성공한 데 있다. 풍산FNS는 해당 제품을 개발한 이후, 성능 검증 및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올해 초 서울, 부산, 울산 대전, 안강지역에 위치한 사옥에 지진 센서를 설치했다.

이 센서는 지진의 전조 진동파장인 P파를 감지 최단 9초에 감지, 파괴력을 지닌 S파가 도달하기 전에 지진경보를 즉각 울리도록 설계됐다. 지진 발생을 인지하지 못한 일반인들에게 지진 발생과 동시에 대피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포항 지진에서 안강지역에 설치한 풍산FNS의 지진센서는 지진 발생 감지와 동시에 경보에 나서 전체 상주인원이 즉각 대피시키는 활약을 보이며, 그 성능을 입증했다.

이번 지진에서 기상청은 전국 단위로 긴급재난문자를 송출하는 데 29초가 걸린 점에 비춰볼 때 놀라운 성능이 아닐 수 없다.

풍산FNS측은 안강 지역에 설치된 계측기가 포항 1차 지진에서 진도5를, 2차 지진에서 진도4의 지진을 계측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참고로 울산지역에 설치된 센서는 진도4를 계측했다.

기술력 개발에 중점을 둔 풍산FNS는 지진센서의 장기 안정성 및 신뢰성도 적극 검증하고 있다. 해당 변위계측기는 영종대교, 말레이시아 페낭2교, 중국 서후문 등에서 변위계측 시험에 적용돼 초정밀 계측을 진행했다.

특히 현재 영종대교에 설치된 계측기는 장시간 안정성 및 신뢰성 확보를 위해 장기계측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시설안전공단에서는 당초 영종대교에는 ’공항철도‘만 운행되도록 설계됐지만, KTX도 운행되면서 상당한 하중이 발생, 이에 대한 정밀 계측 등 진행해 KTX 운행에 따른 안전성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풍산FNS 관계자는 “국내 대부분의 구조물이 1970년대 건축돼 노후화가 빠르게 진행 중인 상황에서 안전진단 예산 증액 및 정부의 인식 제고가 필요하다”며 “경주와 포항 지진으로 지진으로부터 시설물 안전을 유지해야 한다는 경각심이 커진 만큼 사전 예방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고 말했다.